따뜻한 겨울 기온에 김, 미역, 굴 등 생육부진, 어민들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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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겨울 기온에 김, 미역, 굴 등 생육부진, 어민들 울상
  • 조창구 기자
  • 승인 2020.02.10 1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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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온변화에 맞는 수산물 종자 개발 등 장기적 대책 필요

올 겨울 기온이 예년과 달리 따뜻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겨울철 바다 양식장에서 생산하는 지역 수산물들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흥과 강진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올겨울 바다 고수온 현상으로 김과 미역의 경우 포자를 김발과 미역발에 붙이면 제대로 붙지 않고 고사되는 현상이 나타났는가 하면 겨우 붙은 김도 생육이 부진해 예년의 1/3~1/2 이상 생산량이 떨어지고 있다.

실제 12월과 1월에 장흥·강진지역에는 눈발이 잠깐 날리는 정도였을 뿐 눈 구경하기가 힘들고 심지어 추위절정기에 해당하는 소한이던 1월 6일부터 3일간 60mm 정도의 비가 내리기까지 했다.

지난달 30일 장흥 회진면 신상리 포구. 예년같으면 한창 김 수확에 바쁠시기인데 항구에 사람이 없고 채취해온 김을 내리는데 사용되던 크레인도 놀고 있었다. 고수온으로 인한 김 피해는 마을주민의 배를 타고 김 양식장을 훑어보니 확연히 알 수 있었다. 김이 붙어있어야 할 김발에 김이 듬성듬성 보일 뿐 휑한 모습이었다. 

부류식 김양식장 140척을 운용하고 있는 신상리 한양원어촌계장은 “김 농사 지은지 45년 됐는데 올해 같은 겨울은 처음”이라며 “수온이 높다보니 김이 잘 자라지를 못한 것 같다. 보통 아침 8시부터 일하면 5일 걸리던 일이 김이 자라지 못하다보니 하루만에 끝나버린다. 하루 30줄 정도면 3000속 정도 생산되는데 올해는 200줄해도 1000속이 될까 말까한 실정이다. 이대로 간다면 내년에도 큰 문제다”고 울상을 지었다.

강진군 김양식업자들도 작황부진으로 수확량 감소가 상당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장흥군수협 관계자는 “육지 작물은 바꿔서 재배하면 크게 문제 안될 수 있지만 바다에서 나오는 해초나 물고기는 수온에 민감한 만큼 환경변화에 따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흥지역 김양식 어민들은 무산김이라 산처리도 않고 영양제도 안주는데 장기적으로는 영양제라도 사용하고 수온에 맞게 종자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대책을 요청하고 있다.

강진수협의 경우 연말 기준으로 물김 위판량이 2018년말 1,073,750kg 생산됐으나 2019년말759,940kg로 30%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월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았던 점을 고려한다면 1월 이후에도 물김 생산량이 크게 늘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흥 노력도 일원에서 미역을 양식하는 어민들은 미역 수확이 2월 10일경부터 4월초까지 인데 미역발에 포자가 잘 붙지 않아 애먹은데다 고수온으로 인한 작황부진을 걱정하고 있다. 굴을 생산하는 장흥 남포와 강진 대구 남호, 신전 송천 등의 마을 주민들도 고수온으로 알 잘 안차 수확량이 줄어들어 울상을 짓고 있다.

장흥·강진군은 겨울 고수온으로 인한 작황부진이 현실화된 김은 물론 미역이나 굴, 매생이, 낙지 등에 대한 정확한 실태조사와 피해조사에 나서야 하며 바다의 수온변화가 결국 지구온난화와 관련이 있는 만큼 수온변화에 맞는 종자개발 등 장기적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16년부터 매일 오전 10시 회진면 대리앞바다 3m깊이 수온을 자동측정해오고 있는 장흥해양수산과학원에 의하면 지난 1월 28일 기준 수온이 9.9℃로 측정됐다. 1년전 7.9℃보다 2℃나 높았다. 전자측정이 시작된 4년전인 2016년 1월 28일보다는 2.1℃가 높았다. 개별양식장에 의뢰해 측정되던 9년전인 2011년 1월28일은 5.6℃로 나타나 올해 4.3℃나 높아진 사실을 알 수 있다.

강진해양수산과학원은 마량면 마량항 바지선에서 수심 1m깊이 수동 측정해오고 있으며 강진지역 바다가 예년에 비해 1.7~2℃ 높다고 밝히고 있다. 강진지역 수온은 지난 1월 28일 8.9℃로 1년전 6.8℃보다 2.1℃나 높게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28일은 9.8℃로 1년전 8.5℃보다 1.3℃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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