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부모가 가장 훌륭한 교사(敎師)다
상태바
장강칼럼 - 부모가 가장 훌륭한 교사(敎師)다
  • 장강뉴스
  • 승인 2019.04.29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일중(성균관 전의)
▲ 최일중

부생아신(夫生我身) 모국아신(母鞠我身)이로다. 아버지 내 몸을 낳으시고 어머니 내 몸을 기르셨도다. 복이회아(腹以懷我) 유이포아(乳以哺我)-배로써 나를 품어 주시고 젖으로써 나를 먹여주셨다.

이의온아(以衣溫我) 이식포아(以食飽我)-옷으로써 나를 따뜻하게 하시고 밥으로써 나를 배부르게 하셨다.

요즘 부모를 살해하는 것을 보고 어떻게 부모를 저렇게 죽일 수가 있는가. 나의 몸이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를 모른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날이면 어머니는 삶은 계란 두 개를 내 손에 쥐어주며 꼭 선생님께 갖다 드리라고 했다. 모두가 가난하고 배고프던 시절 계란은 특별한 날만 맛볼 수 있는 고급음식이었다. 소풍장소로 가면서 먹고 싶은 충동을 억제하며 선생님께 드리던 기억이 난다.

선생님은 계란껍질을 까서 하나는 내 입에 하나는 선생님이 드시면서 나에게 꿈을 물으셨고 짧은 시간이지만 나는 선생님과 마음을 주고받는 소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왜 두 개의 계란이었을까. 아마 그 계란 속에는 9남매를 키워야 했던 가난한 집안에서 학교에 아이들을 맡겨놓고 한 번도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한 어머니의 미안함과 감사함 그리고 내성적인 자식과 선생님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위한 어머니만의 지혜가 아니었을까.

요즘 아이들은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 때 먹을 것을 잘 챙긴다. 가방 속에 바리바리 싸온 먹을거리를 풀어놓고 마음껏 먹으면서도 “선생님 이거 한번 드셔보셔요”라고 말하는 학생은 드물다. 이는 아이들이 먹을 것을 특별히 선생님에게 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법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들이 특별한 날을 맞아 자기가 먹을 것을 준비하려고 할 때 어른과 선생님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경심을 자연스럽게 키우는 교육방식이다.

윗사람을 생각하는 마음이 작게는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고 크게는 아이의 인생에 소통과 배려의 긍정적인 인생관을 형성하게 한다.

최근 학교현장에 과거와 달리 학교 구성원인 학생 학부모 교사가 모두 하나가 되어 민주적인 방법으로 학교를 운영하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고 있고 학부모들이 학교의 주요정책 추진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이는 수요자 중심의 교육방향에서 볼 때 매우 바람직스러운 현장이지만 학부모의 의식수준과 경제적 여건이 향상되면서 선생님에 대한 민원과 교권침해 사례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기도 하다.

지역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분으로 기업운영으로 성공하고 자식을 잘 키워낸 분의 일화가 있다.

아이 담임선생님에게 가정방문을 요청하고 집으로 찾아온 선생님을 현관까지 달려 나가 맞이하면서 안방의 상석으로 안내하고 자녀 앞에서 젊은 교사에게 무릎을 꿇고 예를 다했다는 것이다.

아마 그 분의 이러한 행동은 내 아이를 올바르게 키우기 위해 다분히 의도된 부모의 교육적 행동이었을 것이지만 최근 선생님을 경시하는 사회 풍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겠다.

아이들은 부모를 가장 사랑하고 존경한다. 따라서 가정에서 부모님이 윗사람과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가질 때 비로소 아이들은 윗사람과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을 갖는다. 최근 통계자료에서 알 수 있듯이 청소년들이 희망하는 직업군에 교사가 들어 있다.

이는 교사직에 대한 소명의식보다 안정된 직업에 대한 선호도 때문에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우수한 인력이 교직사회에 진입하는 것은 좋은 일이나 교직사회의 급속한 엘리트 집단화가 학교현장에서 문제 학생들을 이해하는 자세가 부족한 면도 발생하는 것 같아 아쉽다.

교육은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따뜻한 마음으로 한다는 생각은 사십년 가까이 교육계에 몸담고 있는 선생님 자신의 경험철학이다.

5월은 가정의 달, 청소년의 달, 교육의 달이다. 새삼 가족이라는 의미가 새롭게 다가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의 입장에서 오월은 내 아이를 어떻게 키워 낼까 고민이 늘어나는 시기다.

부모의 실천이 내 아이를 바꾼다는 믿음으로 아이와 함께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고마운 분들에게 감사의 편지, 전화, 문자라도 아니 토요일 일요일 2일간에 다녀오는 것은 어떠할는지.

항상 이 세상에 저를 있게 해준 부모님을 잊지 않아야 하며 부모는 자식을 양육할 의무가 있고 자식은 부모를 부양할 의무가 있다. 하물며 미물인 까마귀도 새끼가 자란 뒤에 먹이를 잡지 못하는 늙은 어미의 부양을 한다는 것이다.

가정의 달만이라도 부모님께 효의 법도 5원칙을 생각해 보자. 어버이 생존 시 섬김에 있어 공경을 다하고 봉양하는 데에는 그 즐거움을 이루도록 하고, 병환이 나면 그 근심을 다하여 치료요양토록하고 부모상을 당하였을 때는 그 슬픔을 다하여 장례하고, 어버이 제사에는 그 엄숙함을 다하여야 하느니라. 이상 5가지 규범을 실천해야 비로소 효자(孝子)라고 할 수 있다.

불효부모사후회(不孝父母死後悔)라 했다.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은면 죽은 뒤에 뉘우친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후회한들 아무소용이 없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