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A학교 병설유치원, 6세 여아 원생 ‘엉뚱한 데 내려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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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A학교 병설유치원, 6세 여아 원생 ‘엉뚱한 데 내려놔’
  • 서호민 기자
  • 승인 2019.03.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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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세 여아 ‘낯선 곳에서 공포와 두려움에 떨어…정신치료 상황’
A학교 교장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모든 조치 취하겠다”  표명
담임교사, 학부모에게 아이 때문에 “퇴근도 못해”  불만 표시

장흥지역 A초등학교 병설유치원에서 6세 어린이를 집으로 보내지 않고 엉뚱한데 내려놓고 가버린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지역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4시 50분 A초등학교 유치원에서 집으로 가기 위해 6세 A양이 통학버스에 올라 탔다. 하지만 통학버스 기사와 안전요원은 A양을 집 앞에 기다리고 있는 보호자에게 인계하지 않고 엉뚱한 곳에 내려놓고 가버렸다. A양은 집 앞이 아닌 낯선 곳에서 공포와 두려움으로 불안한 모습으로 떨고 있었다.

버스기사와 안전요원은 이같은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이번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A학교 초등1학년 B양의 학부모가 B양을 학교에서 일찍 데리고 갔다. 하지만 학교측은 학부모가 B양을 데리고 간 사실을 모르고 A양을 내려놓았다. 이후 버스기사는 B양의 부모에게 연락해 아이를 내렸다고 말했다.

B양 부모는 아이를 버스에 타지 않고 일찍 데리고 갔다고 말했다. 그러자 학교 측은 B양이 아니라 초등1학년 C양을 내려준 것으로 착각했다고 B양 부모에게 설명했다.

B양의 부모는 평소에 C양 부모와 친분이 있어서 C양 부모에게 아이가 모 사거리에 내려놓았다고 연락해 C양 부모가 그곳을 갔더니 C양은 없고 A양이 불안한 모습으로 떨고 있었다.

C양 부모는 A양을 보고 걱정스러움과 학교 측의 황당함에 학교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아이가 아닌 다른 아이가 있다며 항의하자 그제서야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지한 학교 측은 버스기사에 연락해 어떻게 된 상황인지를 확인했다. 그때까지 C양은 통학버스에 타고 있었다.

C양 부모는 버스기사에게 전화하니 ‘오래 걸릴 것 같다’고 말해 A양을 보호하고 있었다.

A양 부모는 아이가 집에 오지 않자 학교에 전화하니 C양 부모가 데리고 있다고 해서 C양 부모에게 연락해 아이를 무사히 데리고 집으로 갔다.

다행히 빨리 발견해 2차 피해는 없었다.

이번 사건에 대해 학교 측은 “당시 안전요원이 6살 유치원생과 초등1학년생을 착각하고 잘못 내려준 것이다” 며 “해당 부모에게 사과하고 사후 조치를 취했다” 고 입장을 밝혔다.

A양 부모는 “평소 외출도 좋아하고 활발한 아이가 이번 사건을 겪은 후 웃지도 않고 풀이 죽어서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여 가슴이 미어진다” 며 “특히, 밤에 배가 아프다고 하고, 잠도 깊이 못자고 자면서 계속 흐느끼는 등 평소와는 달리 불안한 행동들을 보여 정신과 심리치료를 해야 할 상황이다” 며 딸의 모습에 억장이 무너져 눈물을 흘렸다.

A양의 부모는 목포에서 직장 때문에 장흥으로 이사와 이날 처음으로 유치원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또래 아이를 키우는 학부모는 “공포와 두려움에 떨었던 A양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은 상상하기 싫을 정도로 끔찍했을 것이다” 며 “하루빨리 충격에서 벗어나 해맑을 웃음을 보여주었으면 좋겠다”고 걱정했다.

아이의 걱정에 가슴앓이 하는 A양 부모를 더 분노케 한 것은 학교측의 태도다.

잘못된 상황에서도 아이를 찾지도 않은 담임교사는 학부모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뒤 오히려 아이 때문에 ‘퇴근도 못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는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였다.

A학교 교장은 “피해학생과 학부모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학교행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며 진심으로 아이의 쾌차를 빌었다.

하지만 교장과 달리 교감과 교무부장은 “H방송에 나온 기사가 사건의 본질과는 다르게 보도했다” 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장흥읍에 운영되는 병설유치원은 J유치원 58명, S유치원 29명의 원생들이 있으며, 문제의 A학교 유치원은 10명의 원생들이 있다. 이같은 유사 사건은 타 병설유치원에서 단 한 건도 발생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A학교 교감은 “학생 숫자 같고 논하지 마라”는 황당한 답변을 내놓고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장흥교육지원청은 “A학교 문제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상처받은 학부모와 아이에게 심리치료 및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지원하겠다” 며 “이번 사건의 관계자들을 강력 조치하겠다” 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당한 A양은 지난 22일 퇴교했다.

A양 부모는 “직장 때문에 목포에서 장흥으로 이주 했는데 친인척 하나 없는 곳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아이에게 미안하고 가족에게 정신적으로 상처가 되었다” 며 “우선 아이가 건강하게 해맑은 웃음을 되찾는데 최선을 다하고 다시는 이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학교 측에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통해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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