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 대구초, 할머니 학생 8명 편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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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대구초, 할머니 학생 8명 편입학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9.03.05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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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들 “선배님들과 선생님들께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 지난 4일 8명의 할머니들 입학

“평생 학교 다니는 것이 소원이었는디, 손주들과 같이 학교를 가니까 좋네.”

“요새 애들은 똑똑한디 우리가 따라 갈랑가 모르겄어.”

“할머니라고 부르지 마. 학생이라고 불러줘~”

초등학교에 편입학한 8명의 할머니들의 설레는 마음으로 한 마디씩 했다.

지난 4일 강진군 대구면 대구초등학교에서 특별한 입학식을 가졌다.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민의 관심과 축복 속에 치러진 이날 입학식에 8명의 할머니들이 편입학 하며 14명이던 전교생이 22명으로 늘어났다.

대구초등학교는 2019년 신입생이 한 명도 없어 전 교직원이 발 벗고 나서 여러 방면으로 방법을 찾았다. 그러던 중 강진군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한글학교를 방문해 학교 사정을 전하자 그곳에 다니던 할머니 세 분이 입학하기로 했다. 또 다른 할머니들은 가족들의 권유로 용기를 내어 학교에 오게 되었다.

대구초등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맞춤형 책상과 의자, 소파, 온열매트를 준비했고 고령 학생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학교에 다닐 수 있도록 통학버스와 통학 택시를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교육과정도 학생들의 수준과 상황을 고려해 학생이 주인공이 되고 배움과 삶이 일치하는 수업 내용을 구성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대구초 이주영 교장은 “길게는 80년, 짧게는 56년 간 자신의 이름과 꿈도 가슴에 묻고 살아오신 여덟 분이 이제 자신을 위해 큰 용기를 내셨다. 이 분들께 존경과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며 “세대를 넘어 소통하고 공간의 경계를 넘어 협력하며 성장하는 멋진 교육공동체가 되자”고 말했다.

이에 입학생 대표인 황복님 할머니는 “소풍 가는 아이처럼 설레고 가슴이 두근거립니다. 어린 학생들과 같이 생활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지만 걱정도 됩니다. 선배님들과 선생님들께 열심히 배우겠습니다”라고 답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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