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주인공 6 - 강진읍 ‘꽃이야기’ 대표 이수희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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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 6 - 강진읍 ‘꽃이야기’ 대표 이수희 시인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6.07.11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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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향기를 詩에 담은 ‘이수희 시인’

꽃차의 은은한 향기를 품은 ‘꽃이야기’…문예인들 사랑방 역할

▲ 김수희 시인
추억속 귀에 익은 팝송을 들으며 찻잔속에 피어나는 꽃과 향기를 음미하며 시와 일상의 대화가 오고가는 장소가 있다.
강진아트홀 옆 ‘꽃이야기’라는 꽃집이자 찻집이 그곳. 이곳의 주인장은 네 번째 시집 출간을 준비중인 이수희(57) 시인이다.
이수희 시인은 지역에서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시인일뿐만 아니라 보기 드물게 꽃차를 직접 제작해 판매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꽃이야기’에는 투박한 나무테이블과 실내장식으로 구수한 감성이 피어난다. 테이블 두세개와 실내공간이 넓지않은 곳이지만 강진지역 문예인들의 사랑방으로 통할 정도다.
이곳에서는 대도시에서 상당한 가격에 팔리는 꽃차지만 정가가 아닌 손님들이 성의껏 내고 가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도 한몫을 하고 있다.
현 백련문학회 회장이기도 한 이수희 시인이 운영하는 가게는 시인들과의 교류뿐 아니라 음악, 목공예, 서예 등 지역 예능인들이 찾아와 이야기꽃을 피우는 공간이 되고 있다. 주변에서는 이 시인이 강진문학의 산파같은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가게 주인장은 덩치작은 아낙의 몸이지만 지역문예인들을 아우르고 한국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무대는 전국을 누비고 있으니 그 움직임의 폭은 뭇남정네를 압도한다. 활동비결에 대해“문학의 길로 오게 한 외조자이자 든든한 동지인 남편 김광국(61,전 마량면장)의 덕이라고 귀뜸.
97년 시집 ‘하늘 눈’으로 문단에 등단한 이수희 시인은 세권의 시집을 출간한 시인이면서 동시에 전국적으로 많지 않은 꽃차를 만들어 내는 꽃차 전문가다.
이 시인의 시집은 첫 번째 등단 시집과 ‘봄은 지금 배달중’ 등이 수록된 2권, ‘그리움만 접수합니다’란 시집 총 3권. 세 권의 시집은 이십년 이상되는 내공의 이 시인의 작품활동의 결정체다.
찻잔속에서 다시 피어나는 꽃. 꽃차다. 깨끗한 꽃을 골라 따고, 말리고 정성들여 만들다 보면 정신적 수련이 된다. 이 시인은 “맛, 향, 색감까지 들어있는 꽃차를 마신다는 것은 힐링도 되고 건강을 마시는 것”이라며 설명한다.
 
현재의 시인이 이 시인이 젊은 시절 가졌던 문학인에 대한 꿈이 만들어낸 모습이라면 꽃차를 만드는 모습은 현실적 생활인으로서의 현실과 부딪히며 찾아낸 노력의 결실이다. 꽃집만 20여년째 운영하고 있는 이 시인은 평소 위가 안좋아 위에 좋은 차가 없나 하는 생각에 꽃차를 연구하게 됐다고 한다.
꽃집사업을 운영하는 틈틈이 자연에 관심 갖고 구체적으로 파고들다보니 꽃이 일상적인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위장을 건강하게 하는가 하면 몸속 노폐물을 빠지게 하고 정신도 맑아지게 하는 등 다양한 효능들이 있다는 사실에 눈뜨게 됐다.
처음엔 꽃차를 만들어 먹어보고 위장이 좋아지는 등 스스로 효과를 보자 가까운 지인들과도 나누게 됐다. 이후 주위 사람들의 권유도 있어 꽃차 찻집을 하게 된 것.
이 시인이 만들어내는 꽃차와 꽃을 이용한 다식은 지난 5월에 열린 서울국제푸드앤테이블웨어박람회에서 ‘꽃차 테이블 세팅’으로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함으로서 그 가치와 실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학창시절 일기를 매일 꼬박 꼬박 챙겨썼다는 이 시인은 시를 쓰고 싶었던 문학소녀였다. 강진 대구면이 고향인 이 시인은 당시 장흥고에 다니는 오빠를 따라 자취생활을 함께 하며 장흥여고를 다녔다. 여고시절 거의 매일 편지를 주고받고 같이 책을 읽었던 위현순친구와의 교감은 두고두고 마음속에 새롭다.
학창시절 이름은 이미옥이었으나 젊은 나이임에도 몸이 안좋아 아버지의 권고로 현재의 이름으로 개명했다고.
기자 개인적으로 가장 널리 애송된다는 이수희 시인의 시(詩)인 ‘봄은 지금 배달중’에 나오는 표현 중 ‘영 오지 않을 것 같은 계절은 오고, 영 죽을 것 같은 시간들은 이미 어제로 떠났다’는 싯구가 인상적이었다. 시어속에서 시를 통해 삶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었다는 시인의 설명이 와닿는다.
고향에서의 삶속에서 자연과 생활, 사람에 대한 느낌들을 섬세한 감성으로 표현해 온 이수희 시인. 이 시인은 “과정없는 삶 없듯 아픔이나 어려움도 삶의 과정이다. 중간에 호흡도 있고 쉬어가기도 하고, 긍정부정하면서 세월은 간다. 기쁨도 슬픔도 삶의 과정속에 있다. 이름, 얼굴만 다르지 누구에게나 삶의 과정은 다 있다”며 “이런 삶의 과정에서 나타난 감정들이 제 시 속에도 녹아있다”고 말한다.
시를 못쓰면 마음이 아프다는 이수희 시인. “친정부모밑에서 편안하게 살다 결혼하면서부터 또다른 새로운 삶속에서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저절로 시가 나오더라”고 회상하며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 겪고 시로 표현하면 승화되고 새로운 힘이 생기는 걸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결혼초 쌀 배달일을 도우면서 쓴 ‘장날’이라는 시가 대표적이라고.
이 시인은 “시를 쓰다 막힐 땐 책을 가까이 한다거나 자연이나 영화, 음악을 듣는 등 새로움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시적 표현들이 당길 때가 있다”고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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