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58
상태바
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58
  • 장강뉴스
  • 승인 2024.04.29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작시 - 못골

가뭄에 말라죽은 방울토마토는
한 달이 넘도록 붉은 열매를 쥐고 있었다

작두콩 열 알을 심어 싹이 다 났으나
꼬투리는 달리지 않았다

늙은 오이를 주렁주렁 단 물외는 죽은 나뭇가지를 휘감고 있었다 

자전거를 끄집고 오는 뒷밭 노인은 성정이 사납고 욕심이 많았으나
남의 것을 훔치지는 않았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는 노인은
남의 집 개에게 자주 돌팔매질을 하고 남의 집 뜰에 쓰레기를 버렸다

내가 환하게 인사를 하면
그도 환하게 인사를 했다

아파트가 야금야금 미나리밭과 벼논을 뜯어먹었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