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주인공 19 - 조영만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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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 19 - 조영만 사진작가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8.01.20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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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욕심 내려놓고 세상을 필름으로 기록

생활속에 녹아든 현장기록인 조영만 작가

강진군 대구면 저두마을 조영만 작가 집 골목에 사진작품이 전시돼있다

“인간이 인간을 인간의 사랑으로 바라볼 수 있는 사진을 하였을 때 행복함을 갖는다”는 조영만 사진작가.

강진 대구면 청자촌으로 가는 길목 저두마을에 인애(인간사랑) 조영만 사진작가가 살고 있다.

 

집앞 골목 담벼락엔 조 작가의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이곳이 사진작가의 집임을 알려준다. 우리 사회의 어두운 곳인 노숙자나 쪽방촌, 시골, 노인 등의 흑백사진작품들이 많다. 조 작가가 휴먼다큐 사진작가로 불려지는 이유를 알게 해준다.

뭘 위해 사는지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려가는, 인간의 정이 사라져가는 서울생활을 뒤로하고 옛어른들의 정이 아직 살아있고 넉넉하진 않아도 여유있는 게 진짜 삶이란 생각에 어머니께서 사셨던 강진으로 재작년 내려왔다.

지난해 강진청자축제기간엔 청자만드는 일에 몰두해온 도예가들의 모습을 담은 ‘청자를 지키는 사람들’이란 제목으로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우리사회가 같이 어우러지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 사진작업을 하고 있다는 조영만 작가다. 조 작가는 사진에 대부분 인물과 함께 배경을 담고 있는데 그것은 그 사람의 모습이 왜 이러한지 주변의 환경을 보며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사진으로 진실을 전하는 것,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이 작가라는 생각 때문이다.

▲ 조영만 사진작가

조 작가의 사진들은 사람들의 사는 모습을 근접해서 촬영하고 칼라가 아닌 흑백사진으로 인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색깔이 들어가면 본질을 흐리게 할 수 있고 시대가 바뀌어 빛과 색을 강조하면서 사진의 본질인 역사가 없어져 버렸다는 것이 조 작가의 생각이다. 요즘은 기술발달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변화를 주고 싶은 맘에 왜곡이나 과장이 들어가는 측면이 많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나중에 진실을 어디서 찾을 것인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조영만 사진작가는 촬영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흔치않는 매너남이자 신사라고 할 수 있다. 왜곡이나 과장을 배제하기 위하여 현장속으로 파고들고 사진을 찍을 때도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지 않는다. 먼저 사진속 인물에 대해 초상권 사용허가를 받아서 한다는 것과 인화된 사진은 촬영에 협조해준 분들에게 보내준다.

조 작가가 사진에 담고 싶고 사진을 통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 사회가 함께 어우러지는 세상을 만들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하게 살아가길 바라는 따뜻한 작가의 마음이 담겨있다.

조 작가는 최근 구설수에 오른 여당의 모 의원이 초선 때 4년 동안 사진이나 웹, 의정보고서 등의 작업을 무보수로 도왔는가 하면 헐거운 주머니 사정에도 초록우산 등 5곳에 기부해왔을 정도로 따뜻한 세상에 대한 바램이 크다.

 

이렇듯 주변에 도움을 주다 정작 자신은 어려워져 가지고 있던 카메라까지 내다팔아야 할 형편이 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지금 가지고 있는 카메라는 함께 모 국회의원을 같이 돕던 지인으로부터 선물받은 것이라고 한다.

조영만 작가는 자신이 카메라를 들게 된 이유에 대해 그동안 타인을 의식하며 소극적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회한을 사진을 통해 세상의 진실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2년부터 사진으로 사람들의 아픔을 함께 공유하고 삶을 말하고 싶어 자신만의 사진을 시작했다.

조 작가는 2011년 ‘홀로서 50년 울엄마’ 첫 사진집을 내놓은 이후 2014년 3년간에 걸쳐 이웃간의 정이 살아있는 서울 상도동 밤골의 모습을 사진으로 기록한 ‘밤골마을 사람들’ 사진집을 출간했다. ‘밤골마을 사람들’로 이듬해에는 한국사진작가협회에서 수여하는 사진작가 최고의 영예로 통하는 한국사진문화상을 수상했다. 2016년에는 ‘수산시장사람들’ 사진집을 발표하기도 했다.

미발표 사진작품 중에는 영등포쪽방촌, 시장, 장례식, 대장간, 노인들, 강원도 통리역, 탄광촌, 섬사람, 산골마을, 암자 보살할머니 등 외로움과 아픔의 현장으로 찾아가 어울려 지내며 담은 사진도 많이 있다고 한다.

 

자신의 사진에 등장하는 노숙인들에 대해 조영만 작가는 “그들은 산업화의 물결속에, 경제위기 등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가 만들어낸 아픔의 역사이고 우리를 대신한 희생양이자 그들은 우리의 또다른 모습이고 우리의 동료이며 가족이다”고 말한다.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보아달라는 것. 그 사람이 바로 내가 될 수 있고 어머니가 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런 마음으로 사진을 찍기 때문에 ‘이런 사람이 있어요’가 아닌 ‘이게 바로 우리들의 삶’으로 이해하고 여유를 가지고 바라봐 주길 바랍니다”라고 말한다. 조영만 사진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 사회 구성원인 이웃끼리 서로 터놓고 다독이는 그런 삶을 담아 사진으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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