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 「장흥인문활동가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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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장흥인문활동가모임」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8.01.1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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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과 노닐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하고 한국출찬문화산업진흥원, 고려대학교산학협력단에서 주최하는 「2017년 인문활동가 양성파견사업」에 장흥군이 선정되어 교육전수 인문활동가 2명, 촉진소통 인문활동가 4명 등 모두 6명의 인문활동가들은 모니터 요원 2명과 더불어 장흥에서 「인문학과 노닐다」는 프로젝트로 활동하고 있다.
인문학과 노린다는 2017년 11월 1일부터 2018년 2월 28일까지 4개월동안 수행하고 있다.
장흥의 인문활동가들은 ‘장흥인문활동가모임’을 꾸리고 매주 목요일 저녁에 모여 지난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앞으로 할 활동에 대해 의논하고 있는 장흥인문활동가.
인문의 가치와 의미를 실현하기에 더없이 좋은 텃밭, 문림의향 장흥에 6인의 인문활동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 김민주(인문활동가) - 꼼지락 인형극 동아리

 

엄마가 손수 인형을 만들고 또 동화를 골라 인형극대본을 만들고 인형극을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독일과 스위스에서 발도르프교육을 전공해 교사생활과 국제인형극 세미나에 참가경력이 있는 김민주 강사가 아이가 있는 장흥읍과 관산읍에 거주하는 참여희망 주민들에게 인형제작과 인형극에 대해 교육하고 주민들이 교육내용을 토대로 직접 제작과 공연을 한다.

꼼지락 인형극 동아리 프로그램을 통해 엄마들은 창조적으로 뭔가 만들어서 좋고 아이들은 엄마가 직접 만든 인형과 인형극을 볼 수 있어서 좋다. 또한 아이들은 그 인형으로 스스로 인형극놀이를 하며 놀게 된다.

김민주 인문활동가는 “발도르프 인형놀이는 수동적으로 즐기는 미디어나 스마트폰과는 다르게 활동적으로 상상의 세계를 펼치게 된다는 것이 특징이다”며 “인형을 만들고 직접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자녀들의 정서함양과 감성교육에 상당히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고 말했다.

꼼지락 인형극 동아리에 참가한 한 주민은 “꼼지락꼼지락 손으로 인형 만드는 재미가 쏠쏠하고 아이들도 갖고 놀기 좋아한다”며 “제가 직접 인형극을 해주면 아이가 더 좋아할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발도르프인형이란 천으로 만든 인형으로 눈, 코, 입 강조하지 않고 소극적으로 표현한 게 특징이며 아이가 자기마음을 투입할 수 있게 한 것이 특징이다.

■류윤희(인문활동가) - 나만의 영상북 만들기

 

요즘은 자기PR시대라고 한다.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언제 어디서나 소통할 수 있는 기술의 발전 앞에 자신을 표현하는 방법들도 다양해졌다.

류윤희 인문활동가가 진행하는 ‘나만의 영상북 만들기’프로그램은 문명의 이기를 활용하는 방법을 터득케 해준다는 점에서 도시와 시골을 떠나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나만의 영상북 만들기’는 자신이 찍은 사진이나 영상을 가지고 자신만의 영상북을 만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장흥읍 국민체육진흥센터내 정보화교육관에서 ‘인문학과 노닐다’프로그램의 일환으로 2월까지 열리고 있다.

류윤희 인문활동가는 독일 자르브뤽켄 예술대학 뉴미디어과 졸업 후 대학강의와 하이서울 페스티벌 공식초청작 ‘빨리빨리’, ‘당신은 어느별에서 왔소’ 등 다수의 공연 영상을 제작한 전문가다.

시골에서 접하기 힘든 디지털 영상 편집, 드로잉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배우고 싶다면 다시 없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눈여겨 볼만한 프로그램이다. 

■ 문충선(인문활동가) - 마을신문 ‘부용산’만들기

 

지역주민, 학생들이 직접 취재해 마을신문 만들기 프로그램이다.

장흥마을신문 ‘마실가자’ 발행인 문충선 인문활동가는 맡아 신문제작의 모든 과정을 지역주민과 학생들이 만들어보게 된다.

마을신문 부용산은 용산면지역에서 일어난 사람, 문화, 자연, 역사 등을 기록하게 된다. 신문 지면에는 먼저 부용산에 얽힌 설화와 역사부터, 용산면소재지 장터에서 열리는 마실장과 마실장 사람들의 이야기, 용산면에 거주하는 어르신 이야기, 옛사진으로 보는 용산면, 용산면 포곡마을 출신 문학가인 송기숙 소설 ‘자랏골의 비가’와 포곡마을 이야기, 청년농부의 꿈 등 다양한 내용들을 취재해 보도하는 형식을 갖춘다.

마을신문 ‘부용산’은 용산면이라는 지역을 특정해 발행되는 마을신문인 만큼 용산면 주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용산면 주민들의 소장욕구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 김  신(인문활동가) - 행복한 노동을 위한 상상

 

노동과 인권을 주제로 지역사회 중고생들과 만나다 보니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대안적 교육과 좋은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나누게 됐다는 김 신 인문활동가는 노동과 일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해 해답을 찾는 시간을 마련한다.

‘행복한 노동을 위한 상상’프로그램은 우리는 왜 일을 하는가? 우리에게 일이란 무엇인가? 일이  즐거움이 될 수 없는가? 일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는 없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대안적 교육과 좋은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나눈다. 강의는 주별로 주제를 달리해 용산면사무소에서 2월말까지 실시한다.

김 신 인문활동가는 “행복한 노동을 위한 상상 프로그램은 ‘노동의 주체인 내가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등 참가자들이 모여 노동인권을 배우고 생각을 나누는 기회로 마련됐다”며 “지역에 살면서 부딪히는 고민들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 황희영(인문활동가) - 할매 할배들의 꼬물꼬물 시쓰기

 

백발의 할머니들이 펜을 들었다.

인문학과 노닐다 프로그램 중 황희영 인문활동가가 진행하는 할매, 할배들의 시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할머니들의 얘기다.

당장 눈앞의 보리고개와 참담한 현실 앞에 공부는 뒷전일 수 밖에 없었던 어르신들이다.

용산면 월림마을회관에서 나이 많은 시골동네 10명의 할머니들이 황희영 활동가의 지도에 따라 자신만의 그림과 시를 만들어가고 있다. 시를 접해본 적 없는 65세이상 어르신들의 시심을 끌어내기 위해 먼저 꽃그리기부터 시작했다.

12월 초부터 시작한 강의에 눈빛을 빛내며 자기만의 표현법을 찾아 골똘하다. 할머니들은 몇 년전부터 인근 용산초등학교 어머니한글학교에 다니며 글을 익혀 오신 분들로 이번에 시쓰기 도전에 나서고 있다.

시쓰기 프로그램에는 어르신들의 시심(詩心)을 끌어내기 위해 그림 그리기, 자기생각 글로 써보기, 감성영화보기, 시 엿보기, 시낭송 등을 하며 시에 대한 느낌을 깨워 가고 있다.

월림마을 김남주(89)할머니는 “글이 맘대로 잘 안써져도 회관에서 모여서 글을 써보니 겁나게 재미지다”고 소감을 말한다. 할머니들의 시는  2월말 발표하게 된다.

■ 백근화(인문활동가) - 청소년들이 쓰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구술생애사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움직이는 도서관이라고들 한다.

잔주름마다에 숨겨둔 할머니 할아버지가 풀어놓는 이야기보따리는 그대로 역사의 기록이자 젊은이들에게 인생살이의 지표가 되곤 한다.

인문학과 노닐다 중 ‘청소년들이 쓰는 구술생애사’는 그동안 기록되지 않은 우리 주변 어르신들의 이야기를 우리 고장 청소년들이 직접 듣고 기록으로 남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백근화 인문활동가가 진행하는 구술생애사 프로그램은 직접 우리 주변 할머니, 할아버지 세 분을 모셔서 지역 학생들이 마주앉아 얘기를 듣고 궁금한 것은 직접 답변을 듣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장흥읍 청소년수련관에서 학생들이 정정자(36생)할머니를 만나고 있었다. 할머니는 일제 시대 배웠던 일본말이며 당시의 경험들을 들려주느라 열심이다. 참여 학생들은 할머니가 들려주는 얘기가 자못 신기한 듯 눈빛을 반짝인다. 간혹 튀어나오는 사투리는 흠이 아니다.

10살 때 해방을 맞았다는 유치 한치마을에 사는 정정자(36년생)할머니와 이옥연(장흥읍 건산리, 여 39년생). 선연춘(안양 장수마을, 80대)할아버지의 사연이 기록된다.

백근화 인문활동가는 청소년들이 쓰는 구술생애사는 “옛날 10~20대 가장 정확히 기억들 가지신 80대 어르신 소개받아 해방과 625경험담 등을 듣고 기록으로 남기게 된다”며 “노인분들과 청소년들 이해와 교류의 기회도 되고 지역역사와 개인역사 교차시켜 살펴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구술생애사 프로그램에 참가한 시간이 아깝지 않다는 문혜성(고2)양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시대에 사셨던 어르신 얘기가 신기하고 재미있다”며 “할머니 얘기 중 해방되기 전 일본경찰이 조선사람의 개를 무조건 잡아서는 일본으로 가져가기 위해 지붕위에 개가죽을 말렸다는 얘기가 가장 기억남고 당시 일본의 횡포 얼마나 심했는지 새삼 놀라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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