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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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 장강뉴스
  • 승인 2017.06.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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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한 미덕(美德)

▲ 최일중
우리속담에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먼저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이는 법이다. 이 말은 재주나 학식 지위 등이 뛰어나더라고 그것을 자랑하지 않는 미덕, 곧 겸손에 대해서 말하고 있는 것이다.

능란한 상인은 물건을 깊이 간직하고 겉으로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고 군자는 안에 훈훈한 덕이 있으면서도 어리석은 사람같이 보이는데 사람들 중에는 교만에 가득 찬 욕망과 태도로 불손하고 오만한 경우가 많이 있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괜히 아는 것도 없고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 그것을 감추려고 허세를 부리다 보니 과장된 행동을 하게 되고 불필요한 과잉 행동을 보이게 된다.

또 조금 남보다 더 잘나고 가진 것이 더 많다고 잘난척하는 교만한 사람들을 우리는 주위에서 볼 수 있는데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인 듯 으스대며 행동하는 사람은 실속이 없으며 언젠가는 추락하게 된다.

겸손은 올바로 실천하지 않고 혼자만 잘난척하는 교만한 사람은 다음 이야기들이 주는 의미를 잘 새겨보고 자신을 되돌아보았으면 한다. 어느 날 오라라 왕이 원숭이가 많이 사는 산을 올라갔는데 모든 원숭이들은 왕을 보고 달아났으나 오직 한 마리의 원숭이만은 달아나지 않았다. 그 원숭이는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물건을 던지기도 하며 갖은 기교를 다 부리고 있었다. 왕은 이상히 여겨 그 원숭이에게 화살을 쏘았다.

다음순간 원숭이는 재빨리 그 화살을 잡았다. 그러자 왕은 신하들에게 연속적으로 화살을 쏘게 하였다. 그 원숭이는 마침내 화살에 맞아 나무에서 떨어졌다. 이 때 왕은 동행한 친구 중 왕과 잘 안다고 평소 교만하던 친구를 돌아보고 말했다. “저 원숭이는 자신의 재주를 자랑하느라고 자기의 재빠름을 믿고서 까불다가 저렇게 된 것이네. 그리니 자네도 조심하게. 건방진 얼굴로 남에게 교만하게 굴지 말란 말일세.” 그 뒤로 친구는 교만을 버리고 겸손을 수행하였다. 그 후 얼마가 지나자 모든 사람들이 그를 칭송하였다.

역시 겸손이란 인간의 미덕중에서 지니기 힘들면서도 꼭 지녀야 할 덕목이다. 물러설 때와 나설 때를 잘 구별하여 겸손하게 행동하는 삶을 사는 현명함을 배워야 한다. 현명한 부인이 교만한 남편을 일깨워 준 이야기이다. 옛날 중국에 매우 훌륭한 재상 한 분이 있었다.

그 재상에게는 시중을 드나드는 마부 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마부의 아내가 남편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와 이혼해 주십시오. 나는 도저히 당신과 같이 살수가 없다. 이제 친정으로 돌아가서 늙으신 부모님을 모시고 조용히 농사일을 도우며 살아갈 생각이다.” 마부는 깜짝 놀라서 그 이유를 물었다. 마부의 아내는 “당신이 섬기고 있는 재상 어른을 뵈니 한눈에 매우 겸손한 분인 것을 알 수 있었다.

일국의 재상이면 당당히 행세할 만한 데도 누구를 만나든지 겸손하게 대하는 것을 보았다. 심지어 당신 같은 마부에게도 말이다. 그런데 당신은 마부인데 재상보다 더 거들먹거리고 호기를 부리는 태도를 보니 더 이상 장래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당신 곁을 떠나고자 작정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내의 말을 듣고 크게 깨달은 마부는 그 후 새사람이 되어 존경받는 인물이 되었다고 한다. 진정한 강자는 자기를 과시하지 않는다. 실력 있는 사람은 절대로 교만하지 않는다.

실력 없는 사람일수록 거들먹거리고 호기를 부리는 법이다. 겸손이야 말로 가장 힘 있고 실력 있는 사람이 갖추어야할 미덕인 것이다. 어느 사람이 여관에 머물게 되었는데 여관집 주인에게는 아내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아주 미인이고 한 사람은 아주 못생긴 여자였다. 그런데 주인은 미인보다 못생긴 아내를 더욱 사랑하는 것이었다. 손님은 이상하여 주인에게 물으니 “그 미인은 자기가 미인인 줄 알고 교만하여 도리어 미움을 받고 추녀는 겸손하여 얼굴이 못생긴 것을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라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우리들은 누구나 매력 있는 사람이 되기 원하여 외모를 치장하고 거울을 보고 몸매를 단련하기도 한다. 그러나 사람의 참 매력이란 겉으로 나타나는 매력은 금방 싫증이 나는 것이다. 참 매력은 마음씨, 즉 덕성에 있다. 덕성은 교만에 빠지지 않고 겸손하게 자기를 낮추는 데서 자라나는 것이다. 잠언에 이르기를 ‘교만에는 재난이 따르고 겸손에는 영광이 따른다’고 했다. 겸손한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모든 이가 겸손한 사람을 좋아하게 되어 있다. 겸손은 자신을 보호하여 주며 자신을 더 귀하게 만드는 덕목이다.

우리는 배울수록 인격이 성숙해 질수록 자기를 낮추는 겸손의 미덕을 실천하는 사람이 돼야 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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