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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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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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06.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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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인간(人間) 배움(學)이란?

▲ 최일중
인간에게 있어서 배움(學/學問)이란 어떤 의미일까. 배우고 묻는 것, 인간이 태어나 성장해 나가는 것은 그것이 형이상학적 차원이든 형이하학적 차원이든 관계없이 끊임없는 배움의 과정
속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하겠다. 배움이란 인간이 생존해 가는데 직접적으로는 모른 일을 알아가는 과정이며 이는 결국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육체적 정신적 단련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배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먼저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즉 학(學)이 근본이 무엇이며 어떻게 무엇을 배울 것인가이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저서 ‘아언각비(雅言覺非)’ 서문에서 學이란 무엇인가. 학이란 깨닫는 것(覺)이다. 깨닫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깨닫는 것은 잘못ㅇ르 깨닫는 것이다. 잘못을 깨닫는 것은 어떻게 하는가. 바른말 (아언/雅言)에서 깨달아야 한다. 쥐를 옥 덩어리로 말했다가 조금 후에 이를 깨달아 이것은 쥐일 따름이다. 내가 잘못했다라고 하고 사슴을 말이라고 했다가 조금 후에 깨달아 이것은 사슴 일 따름이다. 내가 잘못했다라고 하며 이미 잘못을 깨닫고 부끄러워하고 뉘우치고 고치는 것, 이를 學이라 이른 것이다. 자신을 수양하는 것을 배우는 사람을 악한 일은 작아도 하지 말아야 한다 하고 문장 다듬기를 배우는 사람도 악한 일은 작아도 하지 말아야 한다 하는데 이는 이미 학문이 먼데까지 진전된 사람이다. 학문이란 다 전해 듣는 것일 따름이다. 잘못되고 어긋난 것이 많기 때문에 이런 말이 있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를 들어 보이면 셋의 반응을 나타내고 하나를 들으면 열을 아는 것이 배우는 책무이다. 사암선생연보『俟菴先生年譜-정약용의 현손(玄孫) 정규영(丁奎英-1872~1927)이 정약용이 사후 85년이 지난 1921년에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편찬한 정약용(다산/사암/與猶堂紫霞道人)의 일대기이다.』에서 다산은 배움이란 다만 깨닫는 것이다라고 한마디로 배움, 즉 學을 정의하였다. 무엇을 깨닫는가. 잘못을 깨닫는다. 잘못은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된다고 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배우기를 좋아한 사람은 아마도 공자일 것이다. 공자의 일생을 보면 묻고 배우는 과정 속에서 끊임없이 자기를 완성시켜 나가는 인생여정이었다. 누구나 그러듯이 유교(儒敎)하면 공자님 말씀, 그리고 논어라는 책을 연상할 것이다. 논어는 공자 사후 BC450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제자들이 기록한 공자의 언행록이다. 세상사는 이치나 교육, 문화, 정치 등에 관해 논의한 이야기들을 모은 책이다. 그 안에는 공자의 혼잣말을 기록해 놓은 것과 제자의 물음에 공자가 대답한 것, 제자들끼리 나눈 이야기, 당대의 정치가들이나 평범한 사람들과 나눈 이야기 등 다양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논어는 어떤 주제에 대하여 질문하고 답하여 토론(論)함과 가르치는 말씀(語)이라는 듯이다. 논어는 제1편 학이편(學而篇)에서 요왈편(堯曰篇)까지 20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첫편의 첫 문장이 바로 배움에 대한 공자의 말씀이다.
14년여간 긴 유랑을 마치고 말년에 고국에 돌아온 공자 본인이 철학과 인생의 소리를 말씀하신 구절,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제때에 익히면 또한 기쁘지 아니한가. 논어에 나오는 첫 구절로서 논어를 공부하지 않은 사람도 한번쯤은 들어본 구절일 것이다. 이 말씀으로 보아 공자께서 당신의 사상을 설하는데 있어서 배움, 즉 학문을 얼마나 중시하셨는지 짐작할 수 있다. 학문을 통해서 얻은 깨달음의 기쁨이 가장 크며 또한 벗을 떠나 모든 지인들과 함께 나누는 학문의 즐거움이 모든 즐거움 중 가장 크다라는 뜻으로 배우는 제자들에게 독백처럼 말씀하셨을 것이다. 나아가서 공자는 자신의 일생을 지배하는 좌우명으로 삼은 말씀, 바로 호학(好學)이다. 즉 배우기를 좋아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람은 교육에 의해서만 인간이 될 수 있다. 교육이란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답게 만드는 기술이다. 또한 사람에게 어떠한 것도 가르칠 수 없다. 다만 깨우치도록 도와줄 수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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