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④김견식(병영주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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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④김견식(병영주조 대표)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7.06.12 1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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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 술 외길 50년 전 세계 뚫다 '김견식 대표'

연구개발, 성설, 좋은 재료... 상식만으로 이룬 성공

▲ 김견식 대표
‘강진에서 외길 50년, 세계를 뚫었다’ 병영양조 김견식 대표는 강진의 농산(農産)과 전통을 성실함 하나로 국제적인 명산(名産)으로 탈바꿈시키는 작은 기적을 빚어왔다.
‘막걸리 동네장사’ 술도가에서 ‘대한민국 식품명인’이 나온 것처럼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전통주의 명장으로 인정받는다.
술(맛)을 아는 이들은 좋은 술을 결코 외면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으로 본다면 김 대표의 선전(善戰)은 어쩌면 당연하다. 헛짓 안 한다, 연구와 개발에 전력을 다한다. 최고 재료만 쓴다... 그러니 더 큰 성공이 있으리라.

▲ 병영주조에서 만든 막걸리 일본에 수출
▲ 병영주조에서 만든 막걸리 종류

 

 

 

 

 

 

 

 

‘푸대접 막걸리산업’, 뚝심으로 명맥 잇다.

▲ 김견식 대표가 새로개발한 복분자 막걸리를 들고 있다.
지독한 가난 속에서 1956년 스물 갓 넘은 나이에 친척이 경영하는 양조장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작고도 큰 인연의 시작이었다.
60년대만 해도 괜찮았다. 당시 병영주조장은 직원이 20명이 넘고 막걸리와 소주를 만들어 파는 시골에서는 비교적 규모 있는 공장이었다.
김 대표는 이곳에서 착실하게 기술을 배워나갔다. 그러나 박정희 정권이 들어서면서 막걸리의 원료로 쌀을 쓰지 못하게 한 정책 등이 충격이 되어 ‘우리 술’ 막걸리에 대한 푸대접이 본격화됐고 산업으로서의 가치도 함께 추락하게 됐다.
때로 오르락내리락 하기 하지만 막걸리 사업은 서쪽 하늘에 걸린 해처럼 사양업종이 됐다. 입에 쩍 달라붙던 그 막걸리 맛의 세계가 밀가루 막걸리의 황폐한 맛으로 바뀌고, 그나마 (거의) 같은 규격으로 만들도록 규제를 받게 되어 전국 어디를 가나 대개 같은 맛으로 획일화되었다.
누룩 등 관련 업종과 기술도 함께 추락했다. 산업화로 인구가 도시로 향하던 분위기가 사양화(斜陽化)를 더욱 재촉했다. 대도시에서 만드는 소주의 시대가 됐다.
▲ 김견식 대표가 설성동동주 제조과정을 선보이고 있다.
병영양조장도 막걸리가 팔리지 않아 직원들이 떠났다. 마침내 김 대표 혼자 병영양조장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런 상활에서 김 대표는 1978년 아예 양조장을 인수한다. 다 말리던 일이었다. 농사를 지어 사업에 보태 겨우 명맥을 이어갔다.
▲ 병영주조에서 만든 병영설성사또주
90년대 정부의 양곡정책이 변해 쌀 막걸리가 다시 등장했다. 그러나 한번 망가진 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입맛은 쉽게 돌아오지 않았다. 여러 가지 시도에도 불구하고 어려움은 커졌다. 다른 지역의 양조장들도 마찬가지였다. 문을 닫는 업체가 줄을 이었다.
이런 어려운 시기에도 김 대표는 자신의 철칙(鐵則)을 버리지 않았다. 막걸리 맛은 만드는 사람보다 사셔 마시는 소비자가 더 잘 안다는 생각이었다.
제대로 된 원료를 쓰고 품질관리에 힘썼다. 비록 큰돈을 벌지는 못했어도 병영양조장은 쓰러지지 않았다. 새로운 술을 만드는 궁리도 계속했다.
2000년 들어 한약재를 넣은 약주 ‘청세주’도 냈고, 당시로는 높은 도수인 40도의 증류주 사또주도 개발했다.
 

 

 

 

 

 

‘믿을만한 술’ 입소문의 그의 철학 살려

▲ 김견식 대표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막걸리를 휘젖고 있다.
2005년경부터 막걸리의 가능성이 인정받기 시작하고 일본 관광객이 막걸리에 호감을 보이면서부터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2008년에 일본에 ‘병영양조막걸리’를 수출하게 된 것이 신호가 됐다. 다른 상당수 막걸리와는 달리 양조장에서 직접 발효시키는 김 대표의 막걸리는 ‘믿을만한 술’로 인정받아 입소문을 탔다.
그의 ‘철칙’이 빚을 본 것이다. 제1회 남도 전통명주 선발대회 우수상(2009년), 남도 전통술 품평회 일반증류주 부문 우수상 수상, 자랑스러운 전남인 선정(2012년) 등으로 ‘평가’가 이어졌다. 각종 국내의 주류 품평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 수출의 길로도 들어섰다. 2013년에는 제61호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으로 지정됐고, 2016년에는 전라도 전통식품명인전에 참가했다. 2016년에는 벨기에 국제주류박람회 ‘몽드컬렉션’에서 은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맛에 깊은 술’을 늘 염두에 둔다. 좋은 사람들의 고장에서 나는 좋은 술이라는 지역 이미지를 담은 브랜드를 생각하는 것이다.
쌀과 누룩, 물 등 신선들에게도 자신 있게 대접할 수 있는 좋은 재료가 나는 땅, 강진 들판의 한 복판, 병영성(兵營城)의 소재지이기도 했던 요지(要地)에서 틀을 단단히 다진 병영양조는 술 제조과정을 주제로 하는 관광자원화 사업으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한다.
외국 관광객들도 재미있어 할 주제다. 황토방과 시음장이 들어섰다. 이 일대의 관광명소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 김견식 대표
김견식 약력
1938년 강진출생
2010년 남도전통술품평회 최우수상
2011년 이명박대통령 표창 제6983호
2012년 자랑스런 전남인상
2013년 샌프란시스코 국제주류박람회 은상
2013년 대한민국 일반증류주 대상
2014년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지정
2016년 박근혜대통령 표창 제206016호
2016년 벨기에 국제주류품평회 증류식소주부문 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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