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예찬
가을 한 나절
지난날 분주했던 수고로운 손길에게
응답이 된 결실
누군가 가을을 시리다고 했던가?
피부에 닿는 가을바람
옷깃 여미고
벤치에 앉아
책은 몇 줄 안 읽어도 괜찮다
그냥 가을빛으로도 행복하니까
하늘은 편백 나무잎 위로
들판은 넉넉한 인심이 되고
과실을 영글대로 영글어
올 겨울채비는 문제없겠다
가을바람이 내 볼을 스칠 때
사란 사란 간지럽다고 눈 웃음치는
들꽃들도 행복에 겨운 미소
그저 충만함이다
저작권자 © 장강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