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주인공 ① 강진군 군동면 평덕마을 김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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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 ① 강진군 군동면 평덕마을 김삼님
  • 조창구 기자
  • 승인 2016.05.21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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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발 . 동네손 . 동네귀’로 불리는 억척 아짐 김삼님씨

농기계부터 트럭까지 못하는 운전 없는 ‘베스트 드라이버’

▲ 김삼님씨
마을 어르신들게 ‘동네발’로 통하는 억척 아짐 김삼님(67)씨가 그 주인공이다.
“제일 곤란할 때가 좌석은 한정돼 있는데 차에 태울 사람이 많은 때지요. 똑같은 동네어르신들인데 못태워드릴 때 참 죄송스럽고 난감하지라” 하며 머쓱해 하는 김삼님씨.
강진군 군동면 평덕마을에 사는 김삼님씨는 인근 초등학교에서 일하던 남편의 퇴직으로 평덕마을에 정착해 살게 되면서 시장이나 볼일 보러 읍내 나가시는 동네분들을 태워서 함께 다니던 게 어느덧 10년의 세월이 지났다.
김 씨는 동네발과 함께 ‘동네손’ 소리도 듣는다.
마을에서 필요한 물건을 시장에 가서 사오고 어르신들게 밥까지 해드리기 때문에 어르신들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붙여진 것이다.
그녀가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식사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은 15년전이다.
마을회관에서 어르신들이 쌀은 있지만 반찬 못해 어려워하자 타고 다니던 오토바이로 심부름하면서부터였다.
당시 동네에서 제일 어려 어르신들게 밥까지 해주게 된 것이다.
정부에서 기름이나 쌀 지원이 없던 시절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요즘도 점심이나 저녁시간에 마을회관에 가면 마을부녀회장 김삼님씨를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농사일로 바쁜 와중에도 짬짬이 시간을 내 어르신들 식사준비 일을 해오고 있는 김 씨의 특기는 따로 있다.
▲ 김삼님씨가 트랙터 운전
마을에서 기술자 소리를 들을 정도로 기계 다루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오토바이운전부터 트럭운전, 경운기 운전 트랙터 운전까지... 남자들이 하는 일들을 척척 해오고 있다.
평덕마을에 정착해 지내면서부터 남편이 쓴다고 산 경운기를 김 씨가 몰기 시작한 것이 트랙터 운전대까지 맡게 됐다.
기왕 산 기계인데 놔둘 수는 없다는 생각에 하기 힘들다는 남편 대신 김 씨가 핸들을 잡게 된 것이다.
그러다 10년전 1톤트럭 운전에 도전하게 됐다.
장날이나 읍내에 가 사야 될 것이 있는데 남편이 못 가게 하는 경우가 있다 보니 운전을 배우게 됐다고한다.
일주일동안 열심히 책을 붙들고 공부에 매달린 끝에 단번에 합격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그렇게 한번도 안떨어지고 필기와 주행시험도 통과.
비결이 뭐였느냐는 물음에 김 씨는 “당시 사위랑 함께 살았는데 딸 얼굴 부끄럽지 않게 하려는 마음에 열심히 한 것이 비결이었다면 비결인 것 같다”고 귀뜸한다.
기계를 잘 다루다보니 여장부소리를 듣는 김 씨에게도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5년전 고추밭에 약을 하려고 내려오다 경사진 농로길에 경운기를 세워놓고 일을 하다 경운기가 움직이는 걸 보고 핸들을 잡으려다 경운기와 같이 농로 아래로 떨어졌다.
경운기를 발견한 동네사람들은 사람이 죽었다고 난리가 났고 동네사람의 신고를 받고 119가 출동하기에 이르렀다.
경운기를 건져 올리자 웃으며 걸어 나오는 김 씨를 보고 다들 놀랐다.
경운기와 함께 아래로 떨어지면서 몸이 도랑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살았다고 한다.
당시 경험을 통해 경운기는 가급적 평지에 세워놓고 호스를 길게 해서 일하는 지혜를 알게 됐다.
그 이후 경운기 운전을 안하게 됐냐? 아니다. 김 씨는 당시에는 많이 놀라기도 했지만 그래도 해줄 사람은 없고 해야 하니까 또 하게 되더라고 담담히 말한다.
김 씨가 운전에 인연이 된 계기는 약 30년전에 타게 된 오토바이 배우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전거 탈 줄 알던 김 씨가 남편이 새로 산 오토바이가 타고 싶어 군동까지 몰래 타고 나갔다 시동을 걸 줄 몰라 주변사람이 가르쳐줘 겨우 돌아왔다.
집에 와서 남편에게 지천들었지만 하고 싶어 하니 계속 타게 되더라고. 이후 남편이 트럭을 사면서 오토바이는 김 씨의 차지가 됐다.
10년전 의지해오던 남편을 병으로 저세상으로 보내고 모든 농사와 기계는 오롯이 김씨의 몫이 됐다.
지금도 30마지기 넘는 벼농사와 12마지기의 밭을 경작하고 있다.
한창 때는 고추농사도 많이 짓고 소도 키우는 등 지금보다 더 바쁜 나날을 보냈었다.
혼자서 기계를 부려가며 농사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마을어르신들을 모시는 일을 마다않고 여태까지 해온 김삼님씨는 “동네어르신들이 ‘우리동네 발이다, 우리동네 손이다, 우리동네 귀다’ 라는 칭찬 말 한마디에 지금까지 해왔다” 며 “칭찬 한 마디에 고래도 춤춘다” 고 말하며 웃음을 지었다.

▲ 김삼님씨가 경운기 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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