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사상의학 체험랜드’ 보조금 전액 반납 통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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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사상의학 체험랜드’ 보조금 전액 반납 통보 이유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5.11.01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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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세트장이 체험장 둔갑…어떻게 가능했나
군, 국비 반납 수용 불가…행정심판 · 소송 제기

▲ 사상의학 체험랜드(드라마 '신의' 세트장  전경…장흥군 관산읍 ‘사상의학 체험랜드’ 관리사무실이 곳곳이 파손되고 문짝이 열린 채 방치돼 있다. 이 시설은 지난 2007년∼2014년까지 국비 등 72억원을 투입했지만 필수 시설을 갖추지 않고 완공돼 드라마 촬영장으로 잠시 사용된 이후 줄곧 방치됐다.
문체부가 장흥군에 투입된 국비 24억원 전액을 반납하라고 통보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흥군은 2006년 ‘정남진 장흥 생약초 한방특구’로 지정, 2007년 이제마의 사상의학을 계승 발전시키고 사상체질에 맞는 체험프로그램 운영 및 관광자원화 하기위한 ‘사상의학 체험랜드’ 를 관산읍 옥당리 일원에 7만 m² 규모에 75억원을 들여 조성했다.
▲ 사상의학 체험랜드-조성계획조감도
사상의학 체험랜드 조성은 2007년부터 2011년까지 5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조성하기로 했다.
사상의학 체험랜드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투자유치 설명회 MOU체결, 사업대상자 공모를 통해 2007년 사계절 유리온실 생약초체험장 , 약선요리 및 다원체험장, 체험랜드 장비를 구입했다.
2008년 이제마 사상의학관(1차)외 4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약초탕, 찜질방, 한방진료원, 황토팬션, 한방민속 체험관, 황토방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이 연차적으로 실시할 계획이었다.
전남도와 장흥군, 대한한의사협회는 2009년 11월 드라마 제작지원과 관련해 (유)신의문화산업전문회사와 양해 각서(MOU)를 체결하고 드라마의 적극적인 후원과 응원을 약속했다.
이민호, 김희선 주연한 김종학 감독의 ‘신의’ 를 촬영하기 위한 오픈세트장이 관산읍 천관산 부근 사상의학 체험랜드 조성사업과 연계해 2010년 2월 기공식을 가졌다.
‘신의’ 오픈세트장은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한방테라피, 한방사우나 등 한방체험시설 등을 갖춘 사상의학 체험랜드로 조성했다.
생약초를 활용한 사상의학 체험랜드를 한방관광 종합단지로 조성하는 등 체험관광 상품창출 및 한방산업의 메카로 자리 매김토록 할 계획이었다.

■문체부, 보조금 전액 반납 통보 이유

▲ 사상의학 체험랜드-굳게 닫힌 아토피체험관
문체부는 사상의학 체험랜드가 정부 보조금 지급 목적에 맞게 조성된 시설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전액 반납 조치를 내렸다. 정부 보조금 전액이 사상의학 체험랜드가 아닌 드라마 ‘신의’ 촬영장을 짓는데 쓰였고, 그 결과물인 시설물이 핵심 설비가 모두 빠진 가건물로, 사업 목적에 맞게 사용된 국비는 한푼도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장흥군은 나아가 종합건설면허도 없는 영화 세트장 제작 전문 업체에 24억원을 주고서 ‘사상의학 체험랜드를 신의 세트장에 맞게 지어달라’고 시공을 맡기것으로 들어났다.
조선 후기 사상의학의 창시자 이제마 선생을 내세워 약초탕, 찜질방, 한방 진료관, 사상 의학관과 장비를 두루 갖추고 체험객을 맞아야 할 사상의학 체험랜드가 애초 사업 목적이 아닌 드라마 세트장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사상의학 체험관 ‘흉물 전락’

▲ 사상의학 체험랜드-내부시설이 전혀 돼 있지 않는 체험관
장흥 관산에 위치한 ‘사상의학 체험랜드’는 한눈에 봐도 낡은 드라마 세트장이었다. 가건물로 지어진 세트장은 드라마 신의 촬영 후 어떤 용도로도 사용할 수 없어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초 계획대로 약초탕, 찜질방, 한방 진료관, 사상의학관, 체험 숙박소 등 시설별로 푯말은 붙어 있었지만, 적지 않은 자본이 재 투자 되지 않고서는 시설이 제 기능을 하기엔 불가능해 보였다.
10여개 객실을 갖춘 체험 숙박소는 모양은 갖추고 있는데 냉난방 시설이 아예 없고, 체험을 위한 약초방은 물이 필수인데도 수도 시설을 갖추지 않았다.
사상의학 체험랜드는 사업이 취소돼 사실상 활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체험관 시설물은 민간사업자 소유로 돼있다.

▲ 사상의학 체험랜드-열리지 않는 민박체험장

■민간사업자 4번 바뀌다
 

▲ 사상의학 체험랜드
지난 2007년부터 국비 24억원, 군비 24억원, 민간자본 24억원 등 72억원이 투입된 사상의학 체험랜드는 7년간 사업이 추진되는 동안 민간사업자가 4번 바뀌었다. 또한 사상의학 체험랜드로 약초탕, 찜질방, 한방 진료관, 사상의학관, 체험 숙박소 등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지난해 2월 완공했다고 통보했다.
장흥군이 직접 책임 있게 추진한다고 문화체육관광부에 신고했지만 부지 매입과 사업완료 후 시설 운영비 등에 많은 비용이 예상된다는 이유로 보조금관리법상 절차를 어기고 민간 사업자를 끌어들였다. 민간사업자는 사업비만 축내고 빠져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는 사이 군은 국비 24억원, 군비 24억원을 민간사업자에게 넘긴 상황이여 돈의 행방이 찾을 길이 없다.
드라마 세트장을 체험랜드로 활용하겠다는 사업은 구상부터 문제가 있어 보인다.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하면 시설을 보완해 체험랜드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내 부실로 이어졌다. 사업자가 수차례 바뀐 것만 보아도 계획이 얼마나 주먹구구식이었는지 쉽사리 감지할 수 있다.

■장흥군의 입장

▲ 사상의학 체험랜드-이름만 찜질방 아무시설이 돼있지 않다.
사상의학 체험랜드가 정부 보조금 지급 목적에 맞게 조성된 시설이 아니라는 판단에서 전액 반납 조치를 내린 문체부의 결과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장흥군의 입장이다.
장흥군은 사상의학 체험랜드 부지·시설 다 있는데 국비 전액 반납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행정심판과 소송까지도 생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장흥군은 “처음 계획처럼 사업이 시행되지는 않았지만 당초 목적에 맞게 사업을 시행한 것은 인정해야 한다” 며 “매년 전남도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영수증, 시설 사진은 물론 모든 사항을 빠짐없이 보고했는데 이제 와서 모든 게 보조금 목적 외로 사용됐다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이다”고 반박했다.
김성 장흥군수는 “비록 제 임기 기간 이뤄진 것은 없지만, 국비를 반납할 경우 장흥군 재정은 축나고 주민 살림살이만 더 팍팍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장흥군은 수사 결과에 따라 국비 반납 결정이 나오면 국비와 군비를 민간사업자에게 법적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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