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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주인공 21 - 안정례 요양보호사‘누군가의 따듯한 손길이 늘 그리운 어르신들 그곳엔 요양보호사가 있다’
조창구 기자  |  whckdrn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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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10.15  12: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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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례 요양보호사 “어르신 눈높이에 맞춰 마음을 다독거리는게 중요”

   
▲ 안정례 요양보호사

태어나 늙어가고 때론 병 들기도 하고 죽게 된다는 것을 뜻하는 생로병사(生老病死)는 생명체가 가진 숙명이다.

생각하는 존재이자 만물의 영장인 인간에게도 예외가 없다. 사람이라면 누구든 건강하게 태어나 큰 병 없이 살만큼 살다가 깨끗하게 죽는 것을 소망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잘 죽는 것도 ‘복’이라고 한다. 하지만 세상이 바란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듯 늙어가고 아프고 죽는 것 또한 자신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게 인생이다.

   
 

늙고 아픈 사람 즉 세상에서 가장 약한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어깨를 내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누구든 태어나 보살핌을 받고 자랐으니 그것을 갚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있듯 가족조차 돌보기 힘들어하는 일인데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고령인구들이 늘어나면서 간호와 요양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적절하게 보살피다 보내드리는 것이 사회의 숙제가 되고 있다. 거동이 불편하고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부모님에게 자식이 못다한 효도를 실천하는 사람들. 바로 요양보호사들이다. 

선선한 바람이 밤이면 이불을 당기게 하는 어느 가을날 감사와 무거운 마음을 안고 요양보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안정례(53)씨를 만났다.

안정례씨가 일하고 있는 강진노인전문요양원에서는 때마침 한 달에 한번 갖는다는 생일잔치가 벌어진 가운데 안정례씨가 마이크를 잡고 분위기를 살리고 있는 중이었다.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들을 모시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하며 찾았는데 뵙는 어르신들이나 보살피는 요양보호사들이나 생각보다 분위기가 밝고 산뜻했다.

   
 

이곳에는 현재 81명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을 안씨를 비롯한 33명의 요양보호사가 돌보고 있으며 안씨는 이곳에서 팀장을 맡고 있다. 늘 밝은 표정으로 부드럽게 눈높이를 맞춰 대화하면서 어르신들을 편안하게 돌보는 데 솔선수범해 안씨는 같이 근무하는 동료 요양보호사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

안씨는 거동이 불편한 91세 시어머니를 2년전부터 모셔와 돌보고 있다. 집에서 매끼니 챙겨드리기 힘들어서였다. 처음에는 시어머님께서 거부감을 보였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님 가보고 안좋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십시다”라고 해서 오시게 됐다고. 

   
 

요양보호사는 만성질환 등 여러 가지 질병으로 몸이 아프거나, 치매 등으로 도움이 필요한 어르신들에게 식사, 목욕, 양치, 기저귀 교환(대소변 수발), 이동 부축 등 수족(手足)과 같은 역할을 수행해주고 있다.

황혼기의 어르신들게 말벗이 되어드리고 수발을 들어준다는 것이  말로 표현하는 것은 쉬우나 실제 수행하는 것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노동이다. 이런 일로 인정받고 있다는 것은 가식이 아닌 체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을 뜻하리라...

장흥읍 우목리가 고향인 안정례씨는 1987년 강진읍 솔치마을에 시집와 살고 있다.

결혼초기에는 집에서 살림만 하다 자녀들이 성장해 시간적으로 여유가 생기자 사회활동을 해보고 싶어 45살에 성화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사회복지분야였다.
1년간 독거노인돌봄서비스를 하다 강진노인전문요양원에서 일하게 됐다.

   
 

요양보호사에 대해 하는 일을 정확히 모르고 시작해 처음에는 어르신 돌보는 일이 힘이 들고 짜증날 때도 있었다. 그래도 어려운 시절을 보내오신 어르신들께 나라도 잘 해드리자란 생각으로 마음을 잡았다. 일을 계속 하게 하는 힘은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나 요양원관계자의 칭찬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 집에 사는 가족들의 응원과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된다고 한다.

그리고 많지는 않지만 일을 통해 나오는 소득으로 어느 정도 가계에 보탬이 되는 점이 좋았다. 요양원측의 요양보호사들을 무리하지 않게 관리해주는 시스템과 챙겨주고 배려해주는 직장 분위기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강진노인전문요양원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6개조로 나눠 3일 낮근무와 밤근무 후 2일 휴식 사이클로 운영된다. 보호자들이 도움이 필요한 부모님을 맡기기 전에 시설을 둘러볼 수 있고 맡긴 후에는 간식이나 반찬을 싸와 같이 먹거나 요양원에서 제공하는 식사를 함께 하게 하기도 한다.

특히 식사량을 체크해 건강관리를 해주고 치매예방과 완화를 위한 뇌활성화 프로그램 실시, 치매어르신의 경우에도 치매정도에 맞게 약처방을 최소화하고 가족에게 사전통보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고 한다.

요양보호사로 활동하며 가장 힘들 때는 자제하기 힘든 치매어르신들을 모시는 일이다. 때론 자신의 감정을 자제하지 못해 옆에서 돌봐주는 요양보호사에게 욕을 하기도 한다. 그래도 어르신 중심으로 어르신 눈높이에 맞춘다. 먼저 어르신의 마음을 다독거리면서 마음 편하게 해드린다. 그러면서 “어르신 한번 눈맞춰 볼까요?”라거나 “같이 산책할까요?” 하면 화를 냈던 어르신도 웃으며 손잡고 나가기도 한다고.

   
 

그렇게 어르신들을 부모님을 섬기듯 하다 보니 어느새 저절로 우러나온 것 같다는 안정례씨.

안씨는 “과거에는 가정에서 부모님 모시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데 맞벌이가 많아지고 핵가족화와 개인주의 성향 강해지면서 부모님께 관심이 많아도 시간이 부족해 방치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특히 치매를 앓는 어르신들이 배회하는 일이 잦으면 집에서 모시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여러 명이 근무하는 요양시설에서는 가능한 만큼 요양기관을 잘 알아보고 입소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계획에 대해 안씨는 “어르신들이 사는 동안 만큼은 편안하게 살다 보내드려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 건강이 허락하는 한 요양보호사의 일을 계속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안정례씨를 만나고 요양원을 나오는 발걸음이 안도감과 고마움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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