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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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가?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5.03.22 16: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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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독 자살을 부른 ‘빗나간 전남도 행정’

이 지사 “법대로 하자”…떠넘기기식 회피
부친 1년전 음독 자살,  부인 지난달 음독

피해자는 있는데 가해자가 없다는 이상한 논리로 나몰라라 하며 떠넘기기식으로 문광웅(48.장흥 장평면)씨 가족의 목숨을 내몰고 한 가정을 풍비박산을 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달 25일 세 아이를 둔 문씨 아내는 자신이 키우던 배롱나무(백일홍) 피해 보상과 관련해 이낙연 전남도지사와 면담에서 “법대로 하자”는 이 지사의 말을 듣고 지사실에서 나와 바로 옆 비서실에서 문씨 아내는 억울함을 참지 못하고 미리 준비해온 제초제를 꺼내 마시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부친도 화를 못이겨 1년여전 음독해 죽음이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가져왔다.
장흥군 장평면 봉림리에서 농장을 운영하는 문광웅씨는 전남도, 건설사, 감리단, 논 주인을 상대로 4년여간의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문씨는 2011년 장흥 유치~화순 이양간 지방도 4차로 확포장공사하는 과정에서 공사장에서 나온 토사를 농장 위 논을 토사장으로 사용 무단 반입한 뒤 불법 성토로 농장에 식재된 20~40년생 백일홍 나무 200그루 고사, 묘목과 성목 등 1700여주가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2년 5월부터 전남도 등에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해 왔다.
백일홍이 고사된 이유는 D건설사가 도로 공사장 토사를 불법 반입해 성토한 것이 원인이었다.
농장 위 논에 불법 반입된 토사량은 15톤 화물차, 2백여대, 대략 252톤 규모, 70cm가량 높아진데다 배수로가 막혀 물이 범람하고, 논 주변이 늘 물이 고인 상태가 되어 피해를 입었다.
문 씨와 문 씨 부친은 2011년 4월 발주처인 전남도청과 시공사, 감리단, 나대지 농장주, 장흥군에 이의를 제기했다. 성토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니, 더 이상 흙을 유입시키지 말라는 민원. 1달여뒤인 2011년 5월 27일 이 현장 책임감리는 토사가 부족할 수 있다는 이유로 토사 반출을 금지토록 했다.
하지만 이 지시에 아랑곳 하지 않고, 시공사는 그해 9월까지 계속해서 토사를 반출해 나대지를 성토하고, 논으로 만들어 더 큰 피해를 입었다.
문 씨는 전남도와 시공사, 감리단, 장흥군을 수십차례 찾아가 애원하다시피 하소연했다.
이같은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전남도에 불만을 토로했다.
문 씨는 “도민의 이익보다는 시공사 편들기에 급급한 전남도의 삐뚤어진 행정과 시공사의 막가피식 전횡 등이 묵묵히 농사에 전념하고 있는 농민을 낭떠러지로 내몰고 있다”고 비토했다.
이어 문씨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도록 내몬 전남도의 행정 행위와 불법을 저지른 시공사를 감싸줄려는 이 지사의 모습은 민원인의 아픈 마음을 달래주는 도지사가 아니다”며 “우리같은 사람은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냐”고 울먹였다.
더욱 문 씨를 치가 떨리게 한 것은 전남도 담당국장과 과장 등이 배석한 자리에서 “절대 법대로 해야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하지 말라”고 까지 지시한 이 지사의 행동이었다.
문 씨는 “오죽했으면, 아내가 ‘지사님이 이것을 풀어주지 않으면, 우리 같은 사람은 죽습니다’라고 고함치고, 극약을 마셨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전남도 관계자는 “지사가 민원인을 면담하기 위해 몇 차례 진행 상황을 점검한 뒤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어 결과를 지켜보자는 원론적인 답변을 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민원인을 냉대했다는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끝으로 문 씨는 “시공사의 횡포에 대한 행정기관의 정확한 행정조치를 요구한다”며 “세 아이 엄마의 한(恨)을 풀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소연했다.
문 씨는 전남도와 시공사, 감리단, 논주인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증거불충분으로 패하고, 2심 판결을 앞두고 있다. 이와 별도로 농장주를 상대로 농지법 위반 소송을 벌여 승소, 농장주가 3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문 씨는 부친이 음독으로 사망하고 아내는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어 혼자서 농장을 꾸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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