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자기회복에 대한 긍정(自己回復肯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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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자기회복에 대한 긍정(自己回復肯定)
  • 장강뉴스
  • 승인 2024.03.26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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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최일중
최일중

 

사람 자신을 이전 상태로 돌이키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이다. 건강을 회복하다. 사람은 매일 수많은 감정들처럼 우리를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드물다.

두려움은 미래에 대한 것으로 곧 일어날지도 모를 불행과 고통에 대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에서 나온다. 이러한 두려움은 대부분 걷잡을 수 없는 분노와 무분별한 혐오 피해 의식으로 변이 되고 다른 누군가를 향해서 표출된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두려움은 정면으로 마주하고 그 실체와 원인을 제대로 인식할 용기가 부족할수록 분노와 혐오의 감정은 밖을 향해서 폭주한다. 그리고 분노와 혐오는 일상의 영역과 형식에 스며들어 어느새 타인을 향한 시선을 규정함으로써 악순환의 고리가 되고 이는 또 두려움을 만들어낸다.

사실 우리가 느끼고 겪는 다양하고 복잡한 감정들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다. 감정은 불완전성과 결핍을 지닌 인간이 직면한 상황에서 내보이는 심리의 표현이고 눈앞에 닥친 위험을 알아차리고 제때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다만 두려움의 맹점은 이 감정이 본능적인 반응이기 쉽고 이 때문에 차분한 생각과 판단 대신에 성급하고 맹목적인 방식으로 원인을 찾아서 제거하는 왜곡된 행동으로 나간다는 점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지목된 원인들을 앞세워 분노는 스스로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이런 식의 원인 진단과 규명을 분노와 증오 혐오와 차별 시기와 질투의 감정에, 애초에 막연한 두려움에서 시작된 것임을 잊게 된다. 그래서 누군가에 대한 혐오감과 맹목적이고 차별적 분노를 정의감과 질서 선을 위한 것으로 호도하는 것은 늘 가장 가성비가 좋은 수단으로 이용되어왔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감정능력이 아예 없는 것이 더 바람직 한 것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감정을 전혀 느낄 수 없다면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도 불가능하다. 타인의 입장과 그 중요성을 느낄 수 없다면 서로가 관계를 맺을 필요도 없고 공감이 불가능하다면 다른 사람들과의 결속과 연대도 할 수 없다.

누구나 자기가 지닌 결핍을 통해서 다른 사람을 찾고 다가가서 함께 하는 용기를 얻는다. 같은 맥락에서 루소는 “아무것도 필요로 하진 않는 사람이 무엇을 사랑할 수 있으며 어떤 것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행복할 수 있겠는가?”라고 묻는다.

다만, 문제는 쉽게 상처받고 왜곡되는 감정들을 어떻게 어떤 방향으로 발현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두려움에 굴복하고 분노와 혐오감 차별 감정의 뒤로 숨을 때 두려움에 제국이 세워졌다.

이런 의미에서 마사 누스바움은 흔히 법과 제도를 포함한 삶의 모든 방식은 서로에 대한 감정을 바탕으로 하며 또 그래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누구나 두려움을 느끼고 절망할 수 있으며 어두운 감정의 질곡에 갇히기도 한다. 그러나 이 두려움의 이면에는 항상 희망이 깊게 숨 쉬고 있다. 어떤 희망도 없는 곳에는 오직 깊은 절망과 허무만 있을 것이다.

그러나 두려움이 희망을 이미 잉태하고 있듯이 허무함이 모든 의미의 상실과 가치의 파괴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수동적 허무주의가 방향과 목적을 상실한 것이라면, 새집을 짓기 위해서 스스로 낡은 더 큰 지혜를 깨닫고 겪고 있는 아픔을 더 큰 건강을 위한 기회로 만드는 것을 니체는 위대한 긍정이라고 표현한다.

새로운 길을 내지 않고는 위대한 긍정과 건강에 이르기 어렵고 이때 느끼는 두려움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두려움의 본질과 조건을 외면하지 않고 대면하는 용기를 가질 때 우리는 비로소 눈먼 분노와 허무주의 대신에 건강한 자기회복에 이를 수 있다.

즉 선과 옳음의 가치 결정은 어느 누구도 독점하거나 소유하는 것이 아니며 매 순간 다시 획득하고 공유하는 것임을 아는 것이다. 능동적 허무주의와 유쾌한 긍정을 통해서만 무력감과 두려움이 만들어내는 분노와 혐오라는 절망의 질병을 막을 수 있다. 이 깨달음이 고통의 시간을 삶을 위한 지혜의 시간으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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