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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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흠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52
  • 장강뉴스
  • 승인 2024.03.2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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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아버지의 오리 사육

아버지가 갑자기 이백 마리가 넘는 오리를 사왔다

배고픈 오리들은 저수지가 모이통이었고 저물녘이면 마당 가득 오리 자갈이 깔렸다

저수지 가에는 배 한 군데만 볼록한 뱀들이 자주 보였다

부잡스런 열댓 살 아이들은 집집의 불이 다 꺼진 후 노린내 나는 짚묻을 태우곤 하였다

되바라진 코흘리개들은 반반한 너럭바위에 묻어 있던 피를 달거리 흔적이라고도 했고 누군가의 처녀막이 터진 것이라고도 했다

처녀 총각이 되어 날개가 돋은 오리들은 청둥오리가 되어 일제히 하늘로 날아가 버렸다

이대흠 시인
이대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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