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설날과 덕담(歲初德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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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설날과 덕담(歲初德談)
  • 장강뉴스
  • 승인 2024.02.0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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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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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첫날을 기리는 명절이다. 음력 정월 초하루 날로 한해의 첫날 전후에 치루는 의례와 놀이 등을 통틀어 가리키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옛 기록들에 의하면 원일(元日) 원단(元旦) 원정(元正) 원신(元新) 원종(元朝)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라고도 하는데 이는 대개 한 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이다.

설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 첫 아침을 맞는 명절이니만큼 따라서 사람들은 새로운 기분과 기대를 가지고 명절을 맞았다. 설날은 우리나라 세시 명절 중에서도 가장 크게 즐기는 날이다. 이날만큼은 복되고 탈 없는 한 해를 기원하는 의미로 여러 가지 행사와 놀이가 행해진다.

설이란 새로 시작되는 날이라 ‘설다’ ‘낯설다’라고 한데서 유래한 말이다. 우리 역사에서 새해가 시작되는 설날의 기준은 역법의 존재와 연결된다. 우리나라에서 설에 관련한 기록은 삼국시대부터 찾아볼 수 있다. 삼국사기에는 백제에서는 261년에 설맞이 행사를 하였으며 신라에서는 651년 정월 초하룻날에 왕이 조원전에 나와 백관들의 새해 축하를 받았는데 이때부터 왕에게 새해를 축하하는 의례가 시작되었다고 쓰여 있다. 설은 일제강점기에 양력을 기준으로 삼으면서 강제적으로 쇠지 못하게 하였으나 오랜 전통에 의해 별 실효가 없었다. 이러한 정책은 광복 후에는 그대로 이어져 제도적으로 양력설에 3일씩 공휴일로 삼았으나 오히려 2중 과세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귀향 인파가 늘어나면서부터 본견적인 설날로 다시 정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설날 덕담은 세시풍속의 하나로 새해가 되었을 때 친자가 서로 만나서 해가 바뀌는 인사를 주고받고 상대방이 잘되기를 비는 말로 자신이 상대에게 하고 싶은 말보다는 상대가 반가워할 말을 들려주는 것이다. 남에게서 좋은 덕담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만큼 덕담은 서로의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거나 대화 상대방과 매끄러운 관계를 만들어 가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한다. 덕담은 상대방의 소망, 욕망, 목표에 부합하는 덕담을 해야 하며 청소년들과 자녀들과 가족들에게는 성공을 기원하는 소원성취하는 발전적인 덕담이 좋다. 우리 옛말에 ‘말이 씨가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말조심에 대한 선조들의 가르침이며 동시에 말이 가진 힘의 중요성을 의미하고 말의 힘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말에는 힘이 있고 그 자체가 능력이며 우리는 말의 지배를 받으며 살고 있다. 말이 얼마나 무서운 힘을 가지고 있는가를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 또 말의 힘이란 프로그램에서 말이 상대방에게 주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소개한 적이 있다. 이 실험은 두 통에 쌀밥을 나누어 넣고 하나에는 ‘고맙습니다’라는 이름을 붙인 후 예쁜 말만을 들려주고, 나머지 하나에는 ‘짜증나’라는 이름과 더불어 ‘미워’ ‘넌 왜 이러니’라는 부정적인 말을 한 달 동안 하였다. 그 결과는 놀라웠는데 ‘고맙습니다’라는 밥은 하얗고 뽀얀 곰팡이가 누룩 냄새를 풍기고 있었고, ‘짜증나’라는 부정적인 말을 들려준 밥풀은 썩어버리고 말았다. 이 실험에서처럼 말의 위력과 파괴력은 엄청나다.

우리들이 상대에게 건네는 말이 누구에게는 폭력이 되고 비수가 되고 누구에게는 약이 돼 평생의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힘들어할 때나 성장기에 곁에서 건넨 덕담 한마디가 인생 항로를 바꾸어 놓기도 하고 운명을 바꿀 수 있는 힘이 있다. 듣기 좋은 덕담으로는 얼굴 좋아졌구나. 모든 것이 잘될 것이다. ‘새해 복 많이 받아라’ 등 간단하고 희망적인 덕담이 좋다. 듣기 싫은 덕담으로는 ‘너 몇 등이냐?’ ‘살은 언제 뺄 거니?’ ‘언제 결혼할 거야?’ 등 상대방의 생각하지 않고 질문형으로 그냥 궁금한 일을 물어보는 식의 덕담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미국의 노 전문학자들의 연구 보고에 의하면 사람의 뇌세포는 230억 개인데 이 중에 98%가 말의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우리 몸에 보는 것, 듣는 것, 느끼는 것 등의 모든 신경이 언어 중추신경의 말에 따라서 변화한다는 것이다. 내가 들려준 덕담 한마디가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녀들에게, 가족들에게 힘이 되어 성공한다며 이보다 더 큰 보람이 어디 있을까?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큰 선물은 좋은 덕담이다. 청소년과 자녀들에게 가족에게 덕담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서 한 해의 기운이 좌우될 수도 있다. 청소년들에게, 자녀들에게, 가족들에게 희망을 북돋아 주는 희망의 덕담을 해주고 자기에게도 2024년 용의 해의 꿈의 희망찬 덕담을 해보길 바란다. 희망의 꿈, 용의 꿈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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