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군, 개인 주택 마당에 수천만원 들여 정자 쉼터 지어 ‘형평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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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개인 주택 마당에 수천만원 들여 정자 쉼터 지어 ‘형평성 논란'
  • 임순종 기자
  • 승인 2023.07.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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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군 ‘방문객 위해 옳다고 판단해서 설치…심의위원회 심의 의결 거쳐 추진’

주민들 “관광객, 마을 사람들도 가지 않는 곳…개인 쉼터 전락” 형평성 논란
개인 주택 마당에 지어진 정자 쉼터
개인 주택 마당에 지어진 정자 쉼터

장흥군이 향토문화재가 있다는 이유로 개인 주택 마당에 수천만 원을 들여 정자 쉼터를 짓는 어처구니없는 행정을 보여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장흥군이 장흥읍 향양 1구에 있는 생양사지승탑(향토문화재)을 찾는 관광객을 위해 휴게 쉼터 공간을 조성하기 위해 지난 6월 군 예산 2천3백여만 원을 들여 개인 사유지에 정자를 건립했다.

장흥군은 애초 비서실과 건설과 등에서 해당 부지에 마을 사업으로 정자 건립을 검토했지만, 부지가 공유지가 아닌 데다 다른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군은 땅 주인으로부터 토지사용 승낙을 받은 뒤 문화재관리 예산을 들여 직접 정자를 세웠다.

이후 장흥군은 이후 지난 3월 24일 향토문화유산 심의위원회를 열고 전통문화재 관리 예산을 들여 쉼터를 조성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정자가 세워진 이곳 생양사지승탑을 보기 위해 관광객이나 마을 주민들도 자주 찾지 않는 곳이다.

이렇다 보니 형평성 논란과 특혜를 주려고 했던 것 아니냐며 추진배경에 대해 의구심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마을 주민은 “승탑 보러 오는 관광객이 눈을 씻고 봐도 없다. 또한, 마을에 어르신들도 별로 없어 이용하는 사람이 아예 없다” 며 “누구를 위해 수천만 원을 들여 정자를 지었는지 이유가 궁금하다” 며 해명을 요구했다.

당시 추진했던 군 관계자는 “승탑에 방문객들이 많다고 하니까 방문객들을 위해 휴게시설 자체를 설치하는 게 옳다고 판단해서 정자를 설치하게 되었다” 며 “땅을 무상으로 대여해 마을 정자를 건립하려 했는데 다른 주민들의 반대로 문화재 사업으로 변경된 것이라며 문화재 쉼터도 주민들에게 개방돼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자 쉼터로 가기 위해서도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 아니다.

이곳은 개인 주택으로써 부지 경계로 울타리가 설치돼 있으며, 주택으로 들어가는 작은 쪽문을 통해서만 출입할 수 있게 돼 있다.

특히, 더욱 황당한 것은 집주인이 정자에 TV, 소파 등 개인 물품을 두고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소식에 군민들은 “특정인을 위한 정자를 건립하기 위해 사업변경까지 해가면서 추진한 배경이 의문스럽다” 며 “해당 사업에 대해 철저한 조사와 조사결과에 따른 확실한 행정처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이어 “문화재 심의위원들이 어떤 근거로 심의 의결했는지 소상히 밝혀야 한다. 잘못된 심의가 군민 혈세 낭비와 지역발전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행위가 될 수 있다” 며 심의위 무용론을 제기했다.

장흥군은 뒤늦게 수천만 원 들어간 정자를 철거 및 이전할 계획을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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