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장동구간 철도 터널발파 공사 ‘말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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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장동구간 철도 터널발파 공사 ‘말썽’
  • 임순종 기자
  • 승인 2016.01.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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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정암저수지 균열로 물 고갈” 의혹 제기

인근 농민들 “올 벼농사 어떻게 짓나” 분노 폭발
시공사 “발파로 인한 누수 아니지만 주민과 협의”
장흥 “관계기관에 공문발송”…미온적 대처 ‘불만’

▲ 정암저수지
지난 2006년 중단됐던 보성~목포간 철도공사가 지난해 9월부터 재개된 가운데 장흥군 장동면에 위치한 정암저수지의 저수율이 갑자기 1/5이하로 뚝 떨어져 올 봄 벼농사를 앞둔 인근 마을 주민들이 시공 업체와 장흥군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장흥~장동구간의 철도공사를 하면서 정암저수지 인근에서 터널을 뚫는 발파작업으로 인해 저수지의 물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같이 저수지 물이 심각하게 줄어 든 것은 철도 터널공사 때문이라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저수지 관할 행정관청도 주민들의 민원제기에도 불구하고 미온적인 대처로 비난을 사고 있다.
장흥군과 주민 등에 따르면 장흥~장동구간 철도공사를 맡고 있는 ㈜A건설은 장동면 정암저수지 둑에서 100~120m가량 떨어진 지점, 지하 22m 깊이에서 천공과 발파작업으로 터널을 뚫는 나툼공법으로 터널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이 구간의 터널공사를 시작한 후 10월부터 저수지 물이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 12일 현재 정암저수지의 저수율은 15~20%정도에 그치고 있다.
장동면 일대의 다른 저수지는 만수위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실제로 정암저수지로 유입되는 안마치골과 탑성골의 물줄기는 말라있는 상태였으며, 터널공사가 진행된 지역의 수로는 물이 말라 있었고, 지하에서 터널공사가 진행되는 지점 300~400m 범위의 위쪽과 아래쪽 수로도 물이 말라 있는 상태였다.
주민들은 “평상시 같으면 물이 넘쳐 흘러야 할 때다”면서 “평생 동안 이 저수지 물로 농사를 지어 지금까지 물 걱정 않고 살았다. 겨울이 끝나면 벼농사 준비를 해야 하는데 어떻게 농사를 지을지 걱정이다”고 하소연했다.
지난해 11월 민원제기 이후 170mm의 비가 내려 인근의 복동, 내반, 석교, 양곡저수지 등은 거의 만수위를 보이고 있는데 유독 정암저수지만 15%정도에 그쳐 터널발파공사로 인한 지반균열 현상 때문이라는 주민들의 주장이다.
특히 정암저수지 보다 취수유역이 작은 인근 율리저수지도 만수위를 보이고 있다.
주민들은 “골짜기에서 물이 내려오다 저수지 위쪽 100m지점부터 물이 말라 유입 자체가 안되고 있다”며 “정암마을 일대 들판은 물이 풍부해 하천이 마른 적이 없고, 개천에는 다슬기와 중태기(피래미 일종)도 많을 뿐만 아니라 가을걷이 할 때 콤바인이 빠질 정도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같이 정암저수지와 수로가 바짝 마르자 장흥군과 시공사인 (주)A건설측에 각각 민원을 제기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장흥군에서는 건설회사에 알아보라고 하는가 하면, 건설사측은 터널공사 문제가 아니라 저수지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군에서 조사해 달라고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문제가 발생했으면 지질조사나 완벽한 조치 후에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데 서로가 나몰라라하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일대의 저수지와 비교해 정암저수지의 저수율이 현저히 낮은 것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암저수지의 저수율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5년 착공해 이듬해 5월말 저수지 굴착공사 과정에서 중단돼 지난해 9월 공사가 재개됐다.
당시 저수지둑 1/3지점 정도까지 공사를 하다 중단된 2006년 6월 경 다른 저수지보다 물이 고갈되는 현상을 보이자, 해당 건설사측이 저수지 아래 500m지점 2곳에 중형관정을 파서 농사를 지었다.
만수위 51,000t인 정암저수지 인근의 정암마을은 물론 신북, 내반, 북동 마을 등이 약 5만여평의 농지를 경작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당시 시공사측이 파준 관정 2개가 있지만 주변 100m이내 논에 물대기에도 부족해 농사를 짓는데 역부족이었다”면서 “이후에 공사가 중단돼 발파공사를 않자 저수지 물이 마르지 않고 지난해 여름에는 만수위를 보여 농사짓는데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주민들은 “관정을 추가로 파주는 것보다는 원천적인 원인규명을 통해 조치를 해 줘야 한다”며 “만약 원인규명과 해결책 없이 공사를 강행할 경우 공사금지가처분 신청도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시공사측은 “2006년엔 책임보다는 도의적 책임 때문에 관정을 파 준 것이다”면서 “가뭄이 있어 저수지에 물 유입량이 적어서 그런 것이다”고 반박했다.
발파를 않고 터널을 뚫을 수 없는지에 대해 시공사측은 “TBM공법이 있기는 하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며 터널공사의 95%가량은 나툼공법으로 한다”면서 “100m정도의 기리에서는 덤프트럭 지나갈 때보다 충격이 덜해 공사로 인해 지표수에 영향을 준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시공사측은 “발파로 인한 누수가 아니다”면서도 “농사짓는데 불편을 줘서는 안되기 때문에 현장조사 후 주민들과 협의해 보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에 대해 장흥군은 “지난해 2차례에 걸쳐 발주처인 한국철도시설공단에 원인규명과 해결책을 요구하는 한편 농어촌공사에 누수원인 진단 요청 등 공문발송을 했다”고 밝혔다.
군은 또 “저수지 고갈문제 해결과 피해보상 등 적절한 대책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토부에도 공문을 보내 주민들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하겠다”며 “지역 숙원사업인 만큼 공사중지명령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지하수 한 업체 관계자는 “수맥이 형성돼 있는데 지하에서 발파작업을 하면 수맥이 막히거나 균열로 누수가 되거나 수맥이 틀어질 수도 있다”며 “정확한 것은 전문가들의 환경영향평가를 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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