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청렴(淸廉)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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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청렴(淸廉) 이야기
  • 장강뉴스
  • 승인 2019.12.16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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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익석(호남지방통계청 보성사무소장)

청렴의 사전적 의미는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다는 뜻이다. 청렴은 삶의 덕목으로 사회에서 누구나 요구받고 있다.

오익석 소장
오익석 소장

미국의 행동경제학자 댄 애리얼리(1967~ )는 「거짓말 하는 착한 사람들」이란 책에서 부정에 대한 혁신적인 실험 사례를 소개하였다.

많은 실험 중 MIT 학생기숙사에서 공동으로 사용하는 냉장고에 콜라캔과 현금을 넣어두고 관찰했더니 학생들은 콜라는 몰래 가지고 나왔지만 돈에는 손을 대지 않았다. 현금을 가져가는 것은 도둑질이라는 생각이 상대적으로 더 컸고 저항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실험은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이 택시를 탔을 때 운전자들은 일반인을 태웠을 때 일부러 길을 돌아가는 부정행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저질렀다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시각장애인에게 부정행위를 훨씬 쉽게 저리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택시운전자들은 시각장애인을 속이는 것에 더 큰 죄의식을 느꼈다는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도둑질을 하는 등의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보통의 평범한 사람이기에 좀 더 투명하고 정직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선량하다 믿는 일반 시민들의 정직함에 대한 각성이 요구된다는 것을 얘기하고 있다.

서두에 청렴은 삶의 덕목으로 사회에서 누구나 요구받고 있다고 했지만, 누구보다 더 지켜야 할 직업이 있다면 두 말 할 것이 없이 공직자 일 것이다.

이번에는 옛 청백리 이야기를 통해 공직자의 태도를 생각해 보고자 한다.

조선시대 삼마태수 송흠(1459~1547)의 이야기로, 송흠은 홍문관 근무시절에 최부와 나라에서 내려준 말을 타고 고향길에 올랐고, 휴가 기간 중 송흠은 최부의 집을 찾아가 점심을 먹던 중, 최부로부터 오늘 최부의 집까지 무슨말을 타고 왔는지 물었다. 송흠은 서울서 올 때 타고 왔던 그 역마(役馬)를 타고 왔다고 대답했다. 최부는 언짢아 하며 “역마는 자네가 서울에서 내려올 때 집 까지만 타라고 내려준 말이 아닌가. 우리집 오는 길은 분명 개인적인 사행길인데 어찌 역마를 타고 올수 있단 말인가?”하며 꾸짖었다고 한다. 공직자로서 예산과 공용물품 사용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일화이다.

공직자는 누구나 부패할 수 있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비리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며, 부패없는 사회로 거듭나기 위해 공직자 스스로 작은 것부터 실천해 나가야 할 것이다.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의 시행이 3년을 넘기고 있지만 우리의 부패인식지수는 절대 부패 국가에서 겨우 벗어난 수준이라고 국제 투명성기구가 발표했다.  개인, 기업 및 국가의 경쟁력은 ‘청렴’에서 나온다.

가을이 깊어가는 이 계절, 옛 청백리의 일화를 되돌아 보며 우리 사회가 청렴으로 깨끗해지고 공정해 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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