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효도는 곧 행복이다/ (딸의 글)
상태바
장강칼럼 - 효도는 곧 행복이다/ (딸의 글)
  • 장강뉴스
  • 승인 2018.03.19 0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일중(장강신문 논설위원)
▲ 최일중

효도할께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면 한번쯤은 이 말을 해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늘 어버이날 편지를 쓸 때 마지막엔 지금까지 속 썩여서 죄송해요. 앞으로는 효도할께요라고 끝맺음을 맺는다.

정확한 효도의 뜻은 뭘까? 효도, 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 부모를 정성껏 잘 섬기는 일이라고 사전에 나와있는데 어떻게 보면 거창한 듯 보이지만 사실상 효도는 정말 간단하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예전에 내가 엄마 생신때 저녁밥을 차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엄마께서 우리 딸이 벌써 효도를 할만큼 훌쩍 컸네 라고 하셨다. 그때는 그냥 웃고 넘겼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런 작은 행동도 효가 아닐까 한다. 내가 생각하는 효도란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부모님들은 굳이 큰 것을 원하시지 않는다. 물론 개인의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은 큰 것을 안원하시는데 우리 부모님들께 사랑해요, 감사합니다 라는 말만 들어도 부모님은 크게 기뻐하실 것이다. 나는 사실 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편이다. 엄마께서 먼저 사랑해 우리 딸~ 하셔도 난 응으로 끝내고 만다. 하지만 난 변하기로 마음먹었고 실제로도 변했다.

어느 평범한 가정 무뚝뚝한 성격의 가장인 우리 아빠와 어느 엄마와 같이 화내실 땐 불같지만 평소엔 물같은 우리 엄마. 우리집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가득한 행복한 가정이다. 말하지 않아도 통한다는 게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표현이 무색한 집이었다. 내 위의 오빠가 표현이 너무 무색한 탓에 핑계지만 나도 다른 집 딸들보다 표현이 무색했다. 하지만 아빠가 병원에 입원하신 후 엄마가 많이 힘들어 하셨다. 하지만 그때 내가 엄마 힘내라고 했었는데 엄마는 아직도 그 말이 기억에 남으신다고 하셨다. 오죽하면 엄마께서 힘내 두 글자를 아직도 기억하실까? 그래서 난 생각했다. 아 표현을 해야 하는구나. 이미 마음으로 통해도 귀를 통해 듣는 표현은 다르구나 싶어서 그때부터 아마 엄마께 사랑해요, 감사해요라는 표현을 자주하게 되었다. 그만큼 효도=표현이 아닐까? 존경하는 마음, 잘 섬기는 마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해야 그것이 곧 효도라고 생각한다. 꼭 물질적으로만 충족해야 효도는 아닌 것 같다. 비싼 가방이나 시계, 옷 이런 것보다 말 한마디가 더 힘이 될 때가 많으니까.

그리고 또 우리오빠는 공부를 잘한다. 그에 비해 나는 공부를 잘 하는 편이 아닌데 엄마께서 오빠가 좋은 성적을 받아오면 아이구 우리 아들이 엄마한테 효도하네라고 하신다. 그럼 공부를 못하는 나는 효도를 하지 않는 것인가? 그것은 또 아니다.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내가 하면 엄마는 또 우리 딸이 엄마한테 효도하네라고 하신다. 이렇듯 효도는 정확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부모님을 위하는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께서 행복해 하시고 뿌듯해 하시면 나까지 뿌듯해지고 엄마께서 슬퍼하시면 나까지 슬퍼지게 된다. 어떤 행동을 하면 엄마가 기뻐하실 것이란 걸 알고 있기에 더욱 효도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밀린 빨래를 해놓고 설거지도 자주하면서 말이다. 우리가 수련회를 갔을 때 나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설문지에는 내가 잘하는 것, 잘하고 싶지만 잘 안되는 것, 앞으로 내가 노력해야 할 것 등을 적었다. 그리고 예시를 보여주는데 잘하고 싶지만 잘 안되는 것에 대부분 효도를 적었다고 했다. 효도를 너무 크게 보고 어렵게 생가하는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효도라는 것은 어렵지만 막상해보면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모님께 충실히만 하면 되니까...

효도는 곧 행복이다. 행복은 저축하며 다음에 쓸 수 없다.

행복해질 거야, 행복해야지 할 수 없는 것이다. 효도는 그렇다. 효도를 저축하며 미래형으로 효도할께요, 효도하겠습니다 할 수 없다. 효도는 지금 당장해야 한다.

모두들 오늘 부모님께 사랑해요 라고 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전하기만 한다면 효 실천, 효도하는 자녀가 되는 첫발자국을 내딘 것이나 다름이 없다.

부모님은 세월을 기다려 주질 않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