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조상(祖上)숭배의 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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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조상(祖上)숭배의 정신
  • 장강뉴스
  • 승인 2017.09.2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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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인)

▲ 최일중
한가위를 5일 앞두고 있다. 사상유례 없는 긴 연휴다. 이번 한가위에도 가족끼리 모여앉아 가정사는 물론 세상사 이야기꽃을 피울 듯 싶다. 이야기의 주제는 가족건강과 세상사 평온함일 것이다. 다만 추석전에는 벌초가 최우선이다. 조상의 묘에 벌초를 하지 않고 추석을 맞이할 수는 없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근원이 부모님이라면 부모님을 있게 한 근원은 조부모님이다. 그렇다면 조부모님을 있게 한 근원은 누구인가? 이런 식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면 오늘의 나를 있게 한 근원은 결국 우리의 조상님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나를 있게 한 근원에 대한 공경과 감사의 마음을 효라고 할 때 부모님에 대해서는 물론이고 조상에 대해서 효를 행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의 전통 사회에서는 부모에 대한 효와 함께 조상에 대한 숭배를 사람으로서 마땅히 실천해야 할 중요한 미덕의 하나로 여기고 이를 실천하여 왔던 것이다.
조상을 숭배하는 것은 오늘의 나를 있게 한 조상에 대해 감사하고 조상의 얼을 기리며 이를 계승하여 간다는데 참뜻이 있다.
그러나 우리가 말하는 조상의 의미는 위로 올라갈수록 나의 부모라고 하는 좁은 범위에서 우리들의 땅과 역사와 문화를 이룩한 우리들의 조상이라고 하는 넓은 범위로 확대된다. 따라서 우리가 조상을 섬긴다고 하는 것은 돌아가신 나의 조상을 섬긴다는 뜻과 더불어 우리 민족을 존재하게 한 무수한 선인들까지도 섬긴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우리의 고유한 전통의 하나인 조상숭배는 가족의 존속은 물론이고 민족의 존속까지 있게 한 끈끈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 할 것이다. 이 생명력을 통해서 우리 민족은 다른 나라의 침략이나 압박이 있을 때마다 강한 결속력을 가지고 이에 대항하여 국토와 문화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들이 조상숭배에 대한 문제를 놓고 논의하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생명력을 재발견하고 지속시켜 가려는데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전통적으로 일정한 형식을 통해 조상을 숭배하여 왔는데 그 대표적인 예로서 제사를 들 수 있다. 옛날 가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보다는 자손들의 경건한 마음가짐이다. 그래서 가정의례 준칙에서도 그 까다로운 형식은 대폭 간소화 하였지만 가례에서 강조하고 있는 경건한 정신만은 살리고 있다.
오늘날 돌아가신 조상에 대한 후손들의 태도나 의식 등은 많은 변화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근원인 조상을 숭배하고 그분들의 가르침을 되새긴다는 근본정신만은 이어받아야 할 것이다.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이 아직도 한울타리 안에 우리와 더불어 살고 있음을 뜻하는 공동체의식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므로 제사를 통하여 우리는 자신의 뿌리를 확인할 수 있고 친척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일체감을 조성함으로써 공동체의 유대를 다질 수도 있다.
결국 제사는 조상의 얼을 찾고 그분들이 남겨놓은 정신적, 물질적인 유산을 가꾸고 발전시켜 나가야 할 의무감을 자연스럽게 불러 일으키게 하는 우리의 전통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뜻에서 조상을 숭배한다는 것은 바로 오늘을 사는 우리들 자신의 삶을 유익하고도 의미있게 하는 행위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민족의 영원한 존속을 위해서도 뜻깊은 일이다.
그럼 명절 차례는 고려에는 차례란 말이 없고 속절즉헌이시식 즉 민속명절이면 명절음식을 올린다라고 했다. 그것을 차례라 말하게 된 유래는 확실한 기록은 안보이나 중국의 고례에 조상을 가장 간략하게 받드는 보름의 망참(望參)에 차 한잔만을 올리는 것을 차례라 하게 된 것으로 믿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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