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분노보단 용서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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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분노보단 용서하는 마음으로
  • 장강뉴스
  • 승인 2017.09.2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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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성균관 전인)

▲ 최일중
중국의 한 철학자 공자는 평생을 통해 지켜야 할 것 한 가지만 일러달라는 제자의 말에 기서호라고 대답했다. 용서하라는 것이 평생을 통해 지킬 만하다는 한 가지 교훈이란 말이다.

사람들은 흔히 상대방의 약점을 잡으면 교만해진다. 더욱이 상대방이 결정적인 잘못을 저지르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 평소에 자신이 갖고 있던 단점이나 자신이 저지른 잘못은 아예 생각지도 않는다. 오직 그 시점에서 다른 사람의 실수나 노출된 단점을 공격하는 것이다.

언제나 완벽한 사람은 없다. 우리는 물론 완벽해지기 위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해야겠지만 본의 아니게 또는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곧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언제든 자기 자신도 용서와 관용을 바랄 입장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한다면 우리는 상대방의 잘못에 너그러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용서, 즉 자비는 무엇보다도 미움이 풍요로운 사람의 덕이다. 행복하면서 우선 남을 사랑하는 법부터 배워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용서하는 것도 말이다. 이것이 곧 자기 스스로를 사랑하는 길이며 마음의 평온을 얻는 길이다. 그렇지 않고 남을 증오하는 것은 자신의 마음에 상처를 내는 것 외엔 아무것도 남기는 게 없다. 그리하여 이 증오는 자신을 병들게 하고 마음의 평온을 깨뜨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 뿐이다.

결국 증오는 다른 사람을 향해 화살을 쏘아 대지만 그 화살은 자신을 향해 돌아올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행복하려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먼저 선행되어야 할 조건이다. 매사를 사랑으로 감싸는 우리의 마음 그리고 매사를 너그럽게 용서하는 우리의 마음, 그런 마음이 우리 안에서 싹 틀 때 우리들의 가슴속에는 평화와 행복이 자리 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언제나 가슴에 담아 둬야겠다. 분명 용서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자신의 희생이나 남에 대한 헌신이 없고서는 그것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그러기에 용서란 참으로 아름다운 인간의 마음씨이다. 인간만이 가진 고귀하고도 거룩한 심성이다. 만일 우리가 무슨 일을 당했을 때 그것을 용서하지 않고 보복만을 일삼는다면 얼마나 이 세상은 험악하겠는가. 물론 이 세상에는 용서가 허용치 않는 숱한 범죄가 있다.

사소한 일에까지 우리가 아량을 베풀지 않는다면 당장이라도 우리는 숨이 막혀 헉헉 거릴 것이다. 얼마 전 여의도에서 일어났던 한 사건을 생각한다면 20대의 청년이 세상을 원망해 마음껏 차를 달려 숱한 사람들을 사상케 한 그 사건 말이다. 그 사건에 손자를 잃은 할머니는 정말 우리가 본받아야 할 엄청난 용기를 보여줬다. 범인을 용서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 겨울 추운 감방에서 떨고 있을 그를 위해 따뜻한 수의 한 벌을 손수 만들어 보내줬던 것이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않는 그 할머니의 용서, 참으로 관용의 본보기라 할 만큼 가슴 뭉클한 사연이었다. 우리가 용서를 받으려면 많이 용서해야 한다. 자기는 전혀 관용을 베풀지 않으면서 바라기만 한다는 것은 다분히 이기심만 앞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는 정이 있어야 오는 정이 있듯 용서받길 원하면 먼저 용서란 보시를 많이 베풀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다루는 데는 엄격해야 한다. 남은 자주 용서하되 자신은 결코 용서하지 말라는 얘기다. 세상에서 가장 염려되고 불행한 일이 있다면 자신의 마음속에서 자라는 불의의 씨를 제거하지 못해 끝내는 죄악의 구렁텅이로 빠지는 일이다. 남에겐 관대하되 자기 자신에겐 엄격한 사람, 이런 사람이야말로 대인격의 소유자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감히 이렇게 말 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게으름을 용서하지 말고 자신의 거짓을 용납하지 말 것. 진리를 향한 노력에 있어서 조금도 타협하지 말고 오만하지도 말 것. 흔히들 우리는 너그럽고 후한 사람을 보면 그 사람을 일러 관후장 이라고 한다. 그런 사람을 대할 때 우리는 무언가 모를 포근함으로 한 없이 아늑해지는 것이다. 사람다운 사람이라고 할 때 우리가 먼저 들어야 할 자질이 곧 관용이다. 그것은 말할 것도 없이 관용의 밑바탕에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선 남에겐 관대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말은 하지만 행하기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참으려 해도 관용 대신 분노가 터질 때가 있다. 그렇지만 혹, 관용을 베풀 일이 있으면 그렇게 해보기 바란다. 그러노라면 어느덧 당신의 마음에 자리 잡고 있던 쓸데없는 괴로움이 사라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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