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칼럼 - 이승옥(전 여수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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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칼럼 - 이승옥(전 여수부시장)
  • 장강뉴스
  • 승인 2017.03.25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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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을 보면서

▲ 이승옥(전 여수부시장)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지난 10일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박근혜대통령 탄핵을 인용함에 따라 국민이 직접 뽑은‘대통령 파면’이라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작년 여름이 지나갈 무렵 일부언론을 통해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의 문제점을 제기할 때만해도 민심은 크게 요동치지 않았다. 그러나 최순실의 태블릿PC를 입수해 10월 24일 보도되자 국정농단의 장본인인 비선실세 최순실과 그의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고 이를 은폐한 대통령에 대한 매서운 비판과 퇴진 요구가 이어졌다. 이에 성난 민심은 10월 29일 촛불집회를 시작하여 금년 3월 11일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실시한 결과 20차에 걸쳐 누적인원 1,600여만명이 참여하였다. 광장에서는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쳤고, 평화로운 시위에 남녀노소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있었기에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유수의 언론에서도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를 주목하게 되었다. 주권자인 국민의 힘은 평화적인 촛불시위를 통해 검찰 수사와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처리, 국정조사 청문회, 특검 출범, 탄핵안에 대한 헌재의 인용 등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헌재의 탄핵인용에 이르는 동안 우리 나라는 보수의 기득권세력과 개혁 진보세력이 분리되는 양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이들 양대 세력 간에 대립과 대결이 시작되었고 탄핵을 반대하는 이른바 태극기집회까지 생겨났다. 이처럼 탄핵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분열과 대결 상태로 확대된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본다. 국정농단의 사태가 발생한 초기에는 자신의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국민에게 용서를 구하는 태도를 취하다가 탄핵안이 의결되고 특검의 조사가 실시되자 자신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식으로 변해 버린 것이다.
헌재의 결정에도 승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자신을 지지하는 몇몇 정치인과 단체를 이용하여 이에 대응하려고 하는 모습은 국민들에게 상처와 혼란만 가중시킬 뿐이다.
대의민주주의사회에서는 주민의 대표자를 잘 뽑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역사가 짧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모든 주민들이 선거에 잘 훈련되었다고 보기에는 어렵지만 투표할 때는 냉철히 판단하여 자질이 있는 지도자를 선출하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 권리이자 의무라고 본다. 지도자를 잘못 선택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사회 전반에 돌아온다는 것을 이번 사태를 통해 똑똑히 배웠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되풀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지도자에게 요구되는 덕목은 시대의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투철한 준법정신과 애민정신, 철저한 도덕성 및 청렴성, 앞을 내다보는 넓은 안목, 경청과 끊임없는 소통, 그리고 약자에 대한 배려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박근혜 전대통령은 이제라도 본인에게 내려진 결정에 깨끗이 승복하여 그동안 분열되고 혼란스러운 대한민국이 하루빨리 화합하고 안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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