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안준섭(강진군농업기술센터 지방농업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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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안준섭(강진군농업기술센터 지방농업연구사)
  • 장강뉴스
  • 승인 2017.03.11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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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3월 11일은 대한민국 ‘흙의 날’입니다!

▲ 안준섭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지만 갈수록 ‘흙’의 중요성을 잊어 버리고 살아가는 것이 오늘날 현실이지만, 농사를 짓는 첫 단계부터 흙은 매우 중요시됐다. 우리 조상들이 일컬어온 말 가운데 풀을 보기 전에 김을 매는 농사꾼을 상농(上農), 풀을 보고서야 김을 매는 농사꾼을 중농(中農), 풀을 보고도 김을 매지 않는 농사꾼을 하농(下農)이라고 했다. 이처럼 흙의 중요성은 예부터 꾸준히 강조됐다.
지난 2015년은 유엔총회에서 정한‘세계 흙의 해’였다. 우리 정부도 작년부터 3월 11일을‘흙의 날’로 법으로 지정하였다. 3월은 하늘(天)·땅(地)·사람(人)과 농업·농촌·농업인, 뿌리고·기르고·수확한다는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고, 11일은 한자 10(十)과 1(一)을 합한 흙(土)을 상징한다.
오늘날 물질문명의 발달에 따른 산업화로 인해 사막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산성비가 내리는 등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 게다가 공장폐수와 생활하수·축산폐기물 등으로 농경지의 오염과 황폐화를 가속화하는 물질이 증가하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인류의 생존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의 건강도 식량안보도 흙이 건강해야 가능하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며 흙도 건강할 때 진단하고 처방에 따라 바로바로 고쳐나가야 한다.
이러한 흙을 되살리는 방법으로는 유기질비료지원사업, 퇴비 특등급 품질평가기준 완화, 다양한 친환경농자재 개발, 비료사용 및 영농폐기물처리방법 교육, 토양 현장진단 처방기술 체계화, 맞춤형 비료 사용확대, 비료 원료자원 수급관리 등 많은 방법이 있지만 나는 토양학적인 접근으로 토양 양분총량제의 개념에서 말해보고자 하면 다음과 같다.
‘양분총량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현재 농경지에 대한 식물양분(Plant nutrients, 혹은 식물영양원)에 대한 사전조사와 분석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필수 영양원소는 다량원소(9원소)와 미량원소(9원소)로 나뉜다. 다량원소 가운데 가장 많은 관심의 대상은 질소(N), 인산(P), 칼륨(K)이다. 미량원소의 경우에는 Ca, Mg, Cu, Zn, Ni, B 등이다. 양분총량제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인산집적문제이만, 우리 논과 밭, 과수원과 시설재배단지 모두 특정 양분에 대해서는 적정 범위를 넘어섰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과잉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농가들의 경험적인 비료 시비 행태를 벗어나 농업기술센터에서 분석해 주는 토양검정을 통한 과학적인 시비가 그 해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토양검정 결과에 따른 추천시비량이 최적의 시비량이라고 하더라도 그 시기와 토양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고, 농가들의 시비량이 추천시비량보다 30% 정도 많다는 게 현시점의 한계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결론은 양분총량제의 성공여부는 비료 시비의 주체인 농민들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적절한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교육과 홍보를 관공서에서 담당해 주어야 흙이 살아날 수가 있다. 관련기술과 장비의 지원이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간과하기 쉽지만 양분총량제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직·간접의 상당한 고비용이 투입되어야 한다.
물론 아직 양분총량제를 시행하기에 부적절한 준비와 상황이라면 실행은 제고되어야 한다. 이유는 자칫 비용만 들고 당초의 목적은 달성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무기질 비료산업과 유기부산물 비료산업, 축산업 간에 그리고 관련된 정책부서 간 갈등만을 야기 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차근차근 필요한 요소들에 대한 검토와 대응책을 마련하면서 양분총량제를 준비·시행해 나감으로써 흙을 잘 가꾸고 보전하고 대대손손 물려주는 것이 우리 모두의 의무라는 마음가짐으로 ‘제2회 흙의 날’을 맞아 보는 것이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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