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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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최일중(성균관 전인)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6.12.26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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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달에서 가는 길

한 해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시작과 끝이 보인다.
새해 첫날이 엊그제 같은데 눈깜작할 새 다사다난했던 일년이 그야말로 훅~ 지나간다. 오래알이 손가락 사이를 술술 빠져나가듯 시간이 그렇게 순식간에 흘러가 버린 것이다.
일년이 바쁘게 돌아가는 가운데에서도 마지막 달이면 사람들은 숙연해지는 마음의 시간을 갖느다. 곧 인생의 연륜을 하나 더 얻게 된다는 감회 때문이다.
이때 새삼스럽게 인생의 의미도 생각하면서 지나온 역정을 되돌아 보게 된다. 거기에는 영역이 교차되어 있다. 그것을 성찰하는 것이 해마다 사람들이 맞는 마지막 달의 자세이다. 그리고 이룬 것과 이루지 못한 것의 대차대조가 확연하게 두드러진 시기이다. 성실한 생명활동으로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돌아보면 이룬 것 보다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으로 마음이 숙연해진다.
새해에는 모든 각오를 하고 모든 것에 다시 도전하는 마음으로 1년을 설계한다. 그와 같은 회오와 각오가 1년 단위로 되풀이 되면서 우리의 인생은 저마다 다른 내용으로부터가 깊어진다.
하루 하루 한해 한해 우리가 경험하는 시간과 공간의 패턴은 동일하다. 하루 24시간 단위로 날마다 자고 일어나 활동하는 사이클 그것이 모여 한 달이 되고 일년이 되고 평생이 된다. 수직으로 활동하고 수평으로 잠자리에 드는 하루하루가 죽는 날까지 동일하게 되풀이 된다. 하루가 모여 평생이 되고 평생을 압축하면 하루와 동일한 구조가 나타난다. 아이가 태어나면 수평으로 누워있다가 수직으로 성장하고나이들어 죽으면 다시 수평으로 돌아가는 일생의 구조도 동일하다. 그와 같은 인생의 시스템이 우리에게 가르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날마다 되풀이되는 수평과 수직의 사이클 속에서 우리는 인생행위를 반복한다. 반복은 학습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고 미숙한 것을 숙련되게 만드는 과정이다. 그리하여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루 하루는 인생을 학습하기 위한 과정 다시 말해 인생공부를 위한 과정이다. 제사 지낼 때 지방에 현고학생부군신위(顯考學生府君神位)라고 명시하듯 인간의 존재성을 살아서도 죽어서도 배우는 학생이다. 그러니 하루 하루 세속을 겪으며 제대로 배우고 학생으로서의 신분에 맞게 인생공부에 충실해야 한다.
인간의 모든 것은 속세에서 시작해 세속에서 끝난다는 것 우리는 하루하루 속세에서 부대끼며 살아간다. 희노애락 생로병사를 바탕으로 저마다 다른 인생공부를 진행한다. 공부가 잘 될 때도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거나 하기 싫을 때도 많다. 모든 걸 때려치우고 유혹과 욕망의 난장으로 홀연히 일탈하고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하루하루 우리에게 동일한 시스템과 사이클이 되풀이 되는 이유가 학습을 위한 것이라는 걸 눈치챈다면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결코 헛되이 보낼 수 없다. 인생살이의 이치가 그와 같으니 마음에 높은 설산을 세우고 언제나 그것을 우러르며 참다운 삶의 기개를 잃지 말아야 한다.
오늘날 고도로 발달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의 발달로 국경과 지역을 넘어 인류가 하나가 되어 지구촌을 이루어 지식의 대중화를 통하여 지적(知的)수준이 날로 향상되고 있으며 세계 다양한 문화가 한 자리에 모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가면 갈수록 이기적(利己的)이고 배타적(排他的)인 자세로 인하여 개인주의와 물질만능주의로 변해가고 있어 그 물질을 획득하기 위하여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투쟁함으로써 사회부정과 비리를 폭발하고 있다. 이런 환경속에서 정치 경제, 문화, 생명윤리 및 컴퓨터의 발전과 정보통신의 윤리문제로 가족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새로운 가정윤리문제 등 많은 윤리문제가 새롭게 거듭되고 있다. 자고나면 매스컴을 통해 아들이 아버지를 아버지가 아들을 부부와 형제간의 갈등으로 일어나 존속폭행(尊屬暴行)과 패륜적(悖倫的) 범죄자들이 일어난 일들을 가족과 함께 그 뉴스를 시청하기에 어려움과 두려움을 겪어보았으리라 생각한다.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되어도 이 모든 것들을 운용(運用)하는 주체(主體)는 결국 인간이기 때문에 올바른 정신을 함양하는 일은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대하여 우리 인간이 올바르게 대처하기 위해서 먼저 유교사상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우리 사회에 외면당하고 있는 유교의현실 문제를 직시하여 그 원인을 분석하고 아랫방향을 제시하여 솔선수범하는 우리 신지식의 몫이 아닌가 생각된다.
공자께서 종래의 신(神) 중심(中心)의 사고(思考)에서 인간중심의 사고로 의식을 전환시켜 주었다는 점, 다시한번 말하면 인간의 내재(內在)된 본성은 올바르게 구현하면 인간의 올바른 삶을 구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종교적 체득의 세계까지 이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병신년을 다시 한번 좌고우면해보고 다시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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