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진A중학교, 벌금 때문 ‘학교가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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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A중학교, 벌금 때문 ‘학교가기 싫다’
  • 김채종 기자
  • 승인 2016.12.19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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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마련위해 저금통 깨.친구에게 돈 빌려 ‘심각’

벌금제 항목마다 금액 정해 ‘욕설.싸움 등 5천원’

돈으로 학생들을 조정하려는 낯 뜨거운 교육현장의 실태가 강진지역 중학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강진읍에 거주하는 A씨는 어느 날 둘째아들 저금통에 돈이 없어진 것을 알게 되었다.
사연인즉 강진A중학교에 다니는 첫째 아들이 학급 반 자치회에서 정해놓은 벌금제에 의한 벌금을 내기위해서 부모에게 말은 못하고 동생 저금통에 있는 돈을 훔친 것이다.
A씨는 “아들이 말하기를 벌금제라는 것은 욕하면 5천원, 싸워도 5천원 등 항목마다 돈 액수를 정해놓았다” 며 “돈을 마련하기 위해 어쩔수 없이 돈을 훔쳤다” 는 사연을 듣고 황당해 했다.
학급 반 자치회 벌금제는 항목마다 벌금액을 정해놓고 1주일내에 내지 못하면 눈덩이처럼 가산금이 붙어 돈을 훔치든가 빌려서 내야한다. 하지만 반장이나 싸움 잘하는 친구들은 내지 않아도 별 탈이 없다는게 아이의 증언이다.
A씨는 처음에는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 학교를 찾아가 항의를 하려 했지만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아들만 크게 나무라고 말았는데 몇 달 후 이번에는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고 못 받는 사실을 알게 되어 결국은 학교를 방문해 담임을 만났다.
담임을 만난 A씨는 치가 떨리는 말을 들었다. 벌금을 올리니까 학생들이 욕하거나 싸우는 것이 줄었다는 말을 하는 담임선생의 의기양양한 태도에 분노를 금치 못했다.
담임선생의 행태는 교육자로써 생각조차 해서도 안될 일을 당연하듯이 하는 모습을 지켜본 학생들은 진정 학교가기 싫다는 말이 나올 것이다.
벌금제로 모은 돈은 학급 전체 학생들이 피자나 치킨을 사먹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이같은 행태를 학교에서도 알고 묵인했다는 것이다.
“학교내에 벌금제가 있는지 조차 모르고 있었다”고 해명한 A중학교 B교장은 “학생들이 어디 가서 돈을 벌 수 있는 나이가 아니며 부모에게 타서 쓰는 나이다. 학생들이 5천원은 큰 돈일뿐만 아니라 학생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 라며 “사실여부를 파악해 해당 관계자들을 엄중처벌하겠다” 고 약속했다.
벌금제 내용에 대한 한 학부모는 “벌금제가 한 순간 욕설과 싸움이 사라질지 모르지만 더욱 큰 범죄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을 진정 모른다면 교육자의 자질이 의심스럽다” 며 개탄했다.
더욱 큰 문제는 A중학교만 아니라 B여중학교에서도 이같은 동일한 제도를 만들어 행하고 있다 한다.
B여중생 자녀를 둔 C씨도 어느날 딸이 천원을 달라 해서 어디다 쓸 것이냐고 물어보니 학교 벌금 낸다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벌금제가 아무리 욕설과 싸움을 근절시키는 수단이 될지언정 중학생에게 해서는 안되는 방법이다.
소심한 성격의 학생이나, 가정 형편이 좋지 못한 학생들이 벌금을 내야 하는 처지에 놓였을 때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벌금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감에 못이겨 자살할 수 도 있으며, 도둑질, 자신보다 약한 애들에게 돈을 뺏는 등 범죄자로 전락하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학부모들은 강진교육지원청이 뒷짐만 지지말고 빠른 시일안에 관내 학교 실태 파악해 피해 학생이 더 이상 나오지 않게 조치해야 하며, 관련 교육자들을 일벌백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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