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오성남 목사(장흥읍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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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오성남 목사(장흥읍교회)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6.12.19 13: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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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의 빛이 온 누리에~

▲ 오성남 목사
여름내 무성했던 나무들은 만추로 온 몸을 불사르다 낙엽이 되어 떨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 북풍한설을 맞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이는 겨울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자연의 질서이기에 모든 것을 비워내고 이듬해 봄을 기다리는 욕심 없는 모습에 숙연해질 뿐입니다.
지금 이 나라는 바람 앞에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입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의 무능함과 어리석음, 아집과 불통이 온 국민을 참담하게 하고 있습니다. 최순실 이라는 민간인에 의해 국정이 농단되고 대통령도 공범이라고 하는 검찰의 수사발표 앞에 국민들은 분노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 광화문에서 전국 곳곳에서 들려오는 거대한 민심의 촛불은 거짓으로 점철된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외치고 있습니다. 백성이 주인 되는 세상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낡은 것을 청산하고 새로운 시대를 갈망하고 있습니다. 바람 불면 꺼질 것이라 착각하는 이들 앞에 촛불은 횃불이 되어 비바람 눈보라 속에서도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은 여전히 귀를 막고 있습니다. 단 한순간도 욕심 부린 적이 없으며 그 모든 일이 선의였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파헤칠수록 쓰레기 매립장 같은 모습에 국민들은 분노를 넘어 역겨워하고 있습니다.
민심이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한 나라의 지도자는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 백성들의 소리가 하늘의 소리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은 전무후무한 지혜의 왕으로 모든 사람들이 알고 있습니다. 그가 왜? 지혜의 왕이었을까요? 백성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입니다. 솔로몬이 왕위에 등극한 후 일천번제(천 마리의 제물로 제사)를 드렸습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그에게 소원을 물으셨습니다. 솔로몬은 이렇게 대답합니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 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솔로몬의 간절한 소원은 ‘듣는 마음’이었습니다. 그 ‘듣는 마음’이 바로 민심입니다. 백성들의 소리를 잘 듣고 싶습니다. 그래서 바른 정치를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솔로몬에게 전무후무한 지혜를 주셨던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지도자 박근혜 대통령은 지혜롭지 못한 어리석은 대통령으로 추락했습니다. 그의 지지율은 5% 미만입니다. 그는 민심을 잃었습니다. 결국 국회의 탄핵을 받았고 헌법재판소의 판결만 기다리는 불행한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민심을 받들지 못한 지도자의 말로는 좋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민심이 천심이기 때문입니다.
칼바람이 살을 에이는 이 추운겨울에도 국민들은 왜? 촛불을 드는 걸까요? 세상이 너무도 어둡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빛이 없기 때문입니다. 지금 이 땅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입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의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부익부 빈익빈 양극화의 구조적 현상 속에 금 수저 흙 수저가 나오고, 100만 청년실업은 결국 3포, 5포, 7포, N포 세대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헬 조선(지옥 같은 한국) 이라고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내일의 희망조차 포기하는 불행한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그것이 비록 젊은 세대뿐이겠습니까? 이 땅 곳곳에서 들려오는 신음소리는 고통의 몸부림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르는 ‘죽음에 이르는 병’은 육체적인 병이 아닌 정신적인 것이며, 그 병의 실체는 인간의 뿌리 깊은 ‘절망’이라고 했습니다. 지금 이 땅은 그 어떤 희망의 빛도 보이지 않는 어둠입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바다에 엔진이 꺼진 채 표류하는 난파선입니다. 앞으로 다가 올 미래의 불확실성에 모두가 불안해하고 초조해 합니다.
어느 덧 한 해를 마무리하는 12월입니다. 춥고 어두운 밤이지만 읍내 교회종탑에 성탄트리 불빛이 유난히 반짝입니다. 이 때쯤이면 크리스마스 캐롤송이 울려 퍼지고 상점마다 성탄선물로 가득했던 날들이 이젠 먼 옛날의 추억이 되었습니다. 성탄절이 점점 퇴색되어가고 희미해져가지만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심을 기억하며 그 의미를 되새겨 봅니다.
‘흑암에 행하던 백성이 큰 빛을 보고 사망의 그늘진 땅에 거주하던 자에게 빛이 비치도다. 그의 이름은 기묘자라, 모사라, 전능하신 하나님이라, 영존하시는 아버지라, 평강의 왕이라 할 것임이니라.’(이사야9:2,6)
예수님은 이 땅에 빛으로 오셨습니다. 빛이 가는 곳에는 어둠이 물러갑니다. 빛은 어둠과 타협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예수님은 죄악과 절망 가운데 빠져 있는 이 땅에 구원의 빛, 생명의 빛으로 오셨습니다. 가난하고 병들고 소외된 자들과 함께 하시며, 그들의 눈물을 닦아주시고 상처를 치유하시며 위로해 주셨습니다. 절망 가운데 빠져있는 이들에게 희망과 소망이 되셨습니다. 그리고 그 분이 자신의 생명을 드려 피 값으로 세워진 것이 교회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이 땅에 빛이 되고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입니다. 교회가 세상의 빛이 되지 못한 연고로, 빛을 잃어버린 까닭에 온 국민들이 손에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나마 이 촛불이 어둠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 촛불이 그나마 국민들을 위로하고 작은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는 교회가 세상에 빛을 밝혀야 합니다. 교회가 교회되어야 합니다. 교회가 세상에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예수님의 따뜻한 손길로 성탄의 빛을 온 누리에 비추는 교회가 되어지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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