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주길성(강진교육발전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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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주길성(강진교육발전협의회장)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6.12.12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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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고등학교가 살아야 강진이 산다

▲ 주길성(강진교육발전협의회장)
요즘 중학교는 2017학년도 고등학교 입학원서를 쓰는 시기이다. 외국어고와 과학고, 예술고 등 특목고 입시가 끝났고 특성화고등학교 입시 원서도 마감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후기 고등학교로 일반고 원서 접수만 남겨 두고 있다. 중3 수험생 입장에서는 지난 3년간 학교생활을 하고 상급학교로 진학하기에 가슴 설레는 때이기도 하지만 어느 고등학교로 진학할지 몰라 고민하게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전기고는 비교적 자신의 특성에 맞게 진학기가 쉽다. 외국어 계열, 과학 계열, 마이스터고, 특성화고 등 학교 특성이 뚜렷하기에 평소 생각대로 자신이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전기 고등학교에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후기 고등학교가 있기에 안심할 수 있다. 그러나 후기고등학교 원서 쓸 때는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강진지역 학생들의 경우 상위권 학생이라면 강진고를 진학해야할지 관외로 나가야할지 고민하게 되고, 중위권 학생이라면 강진고를 진학할지 성전고를 진학할지 망설이게 된다.
일반적으로 학교에서 상위권 학생이라고 말할 때는 석차 백분율 5% 이내의 학생을 말한다. 이 학생들의 경우 일정한 수준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에 고교 진학시 선택의 폭이 넓다. 관내 지역고등학교 입장에서는 명문학교 육성을 위해서 이 학생들 유치가 매우 중요하다. 공부라고 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몇 년간 꾸준한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모집하는 것이 명문고 도약의 발판이 된다.
10여년 전만 해도 강진 관내 중학교 3학년 졸업 예정자 가운데 상위권 학생들은 대부분 관외로 진학했다. 광주 인근의 몇몇 사립학교를 선호했으며 가까운 영암이나 해남, 장흥지역 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그러나 지역 고등학교 약화가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지역 경제 침체요인으로까지 대두되면서 대대적인 명문학교 육성에 힘입은 결과 언제부턴가 상위권 학생들의 지역고등학교 진학이 늘기 시작했다. 지자체에서는 지역 학교에 재정적 지원을 넉넉히 해주고, 지역 주민들도 앞다투어 장학금을 기탁했다. 강진교육지원청에서는 지역 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행정적 지원을 하고, 지역사회 단체에서는 내고장 학교 보내기 운동을 벌이는 등 온 군민들이 한마음으로 응원하고 힘을 모았다. 강진고등학교의 7년 연속 서울대학교 합격생 배출은 이러한 지역민의 염원에 대한 결과였다.
그런데 2017학년도 후기 원서 접수를 앞둔 요즘 지역고등학교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느낌이다. 상위권 학생들은 다시 관외 진학을 꿈꾸고 지역고등학교 진학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듯하다. 지난 몇 년 사이 강진군의 재정적 지원이 줄어든 것도 아니고, 지역민들의 관심이 덜한 것도 아닌데 조금은 힘이 빠진 이유가 무엇일까.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인은 지역 학생 수 감소이다. 과거에 비해 학생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기에 고등학교 입장에서는 학생 모집에 열심을 낼 수밖에 없고 학생들은 성적이 좋지 않아도 관내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경쟁이 치열해서 떨어지는 학생도 있고, 성적이 좋지 않으면 합격할 수 없다는 불안감을 가질 때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데 학생수가 부족한 입장에서 긴장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학생수가 감소하면 고등학교 학급 수도 감축되어야 하는데 강진고등학교의 경우에는 거점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학급수가 늘어나 오히려 입학 커트라인은 더 낮아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이야기는 다시 10여년 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상위권 학생들에게 관내 고등학교가 매력 있는 학교가 될 수 있을까? 학교 선호도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당연히 대학진학 실적이다. 대학입시 성적이 좋아야 학교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고 지원하게 된다. 대학 진학 실적을 높이기 위한 첫 출발은 학교장 리더십과 교사간 팀워크에서 찾아야 한다. 요즘 대입에서는 정시보다는 수시비중이 늘고 있다. 농어촌 고등학교 학생들 대부분이 응시하는 수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학교생활기록부이며,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중이 늘어갈수록 교사들의 역할은 커져간다. 이러한 입시 환경에서 요구되는 것이 교직원들의 협력과 헌신이다. 일반고 선생님들의 경우 각자가 2~3개씩 동아리를 맡아 지도하면서 프로젝트 수업과 각종 교내대회를 기획하고 운영하면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계신다. 교사들이 충분한 교육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학교장의 출중한 리더십이 필요하며, 지역사회에서는 학교장이 리더십을 발휘해서 학교를 잘 경영해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강진고등학교의 경우 거점고로 지정되면서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있으며 내년 2학기부터는 새 건물로 옮겨서 생활하게 된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에서 최선을 다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2017학년도를 맞아 힘차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학교와 지역사회가 더 힘을 내야 한다. 지역고등학교가 살아야 지역이 산다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로 회귀하는 학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어느 때보다 다양한 논의와 대책이 시급하다. 강진고등학교가 갖는 위상은 일개 고등학교가 정도가 아니라 강진 인재육성의 산실이고, 지역 발전의 핵심 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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