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가는 작은 영화관이 주는 의미

야외무대 앞에 모인 관객들은 칠팔십 대의 풍동리 거주 주민들로 일찌감치 하루 일을 마치고 모인 분들이다. 동네에 젊은이가 없다보니 60대는 막내 측에도 못 끼는 현실에 약간은 서운함이 스며든다. 그렇지만 영화를 보면서 슬픈 장면에서는 모두들 진지하고 웃기는 장면이 나오면 함께 웃는다.
강진에도 1960~70년대 극장이 있어 영화를 봤던 기억이 난다. 모든 농어촌의 현실이 비슷하지만 인구의 감소, 광주·목포 등지에 대형극장이 생겨나면서 강진극장도 추억을 뒤로한 채 자취를 감췄다. 2011년 강진아트홀 개관 이후 가끔 영화를 상영 하지만 교통수단이 없는 오지마을 주민들에게는 한번 나들이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최근 강진군이 민간단체인 대한노인회 강진군지회와 한국효도회 강진지역회의 도움을 받아 찾아가는 작은 영화관을 개관했다. 이제 첫 걸음을 뗐지만 관객들의 반응이 좋다.
‘이런 저런 영화를 봤으면 좋겠다’ ‘노인들은 젊은이에 비해 집중력이 떨어지니 긴 영화보다는 짧은 영화가 좋겠다’ ‘우리 마을은 언제 영화를 상영하나’ ‘명색이 영화관이라면서 왜 팝콘은 없느냐’ 등등... 관객들의 주문도 다양하다.
찾아가는 작은 영화관은 주민들의 쉼터인 마을 경로당과 복지회관 등 공공장소에서 평소 영화를 접하기 어려운 분들이 주 고객이 된다.
여러가지 제약상 개봉한 지 6개월이 지난 영화를 상영하고 비예산이다 보니 장비도 열악하지만 어르신들에게 청춘과 추억을 되살려주고 무료하기 쉬운 삶에 활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영화 상영에 앞서 군정 홍보영상물도 상영하여 군민들에게 군정을 제대로 알리고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도 조성한다. 특히 민간 사회봉사단체가 함께 참여하여 군민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민·관협력사업의 성공 롤모델이 되리라 확신한다.
이제 우리는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의학의 발달, 식생활개선 등이 평균수명을 계속 늘려가고 있고 기대 수명도 머지않아 90세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보통 이삼십 대에 경제활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은퇴하면 대부분은 더 긴 기간을 노후생활로 보내야 한다.
노후문제가 금전 즉 경제적인 것도 중요하지만 하루하루 무료하게 시간을 허비하는 군민들에게 많은 여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민선6기 들어 야심차게 추진했던 강진군의 문화정책이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평가에서 전국 군단위에서 최고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찾아가는 작은 영화관’은 표현 그대로 작지만 군민들의 문화지수를 조금이나마 업그레이드 시키고 문화욕구를 충족하는데 보탬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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