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106
상태바
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106
  • 장강뉴스
  • 승인 2025.06.24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작시 - 우기(雨期), 여름 강진만 갈대밭에서

묵은 갈대들이  
눕고 싶어도 눕지 않은 이유가 
어린 갈대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거라고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이제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묵은 갈대들이 
우기에도 눕지 않고 버티고 있는 건  
어린 갈대들에게 
비바람에 대처하는 법을 
전수해 주기 위해서다

꼿꼿하게 버티었다간 부러지기 십상이니 
바람에 몸을 맡겨 
누웠다 일어섰다를 반복하여 살아남는 법을 
묵은 갈대들이 
어린 갈대들에게 가르치는데 
한 번 실습하는 게 
백 번 말로 들려주는 것보다 낫다는 걸
입증하고 있다 

바람에 몸을 맡겨 
누웠다 일어섰다를 반복하여 살아남는 게    
지혜로운 거지 
비굴한 게 아니라는 걸 
묵은 갈대들이 
어린 갈대들의 머리에 심어주고 있다 

어린 갈대들의 머릿속에 쏙쏙 들어가게 
묵은 갈대들이 어린 갈대들과 함께 
누웠다 일어섰다를 되풀이하는데
일사분란, 일사분란을 가까이하는
갈대밭이  
대장관이다 

묵은 갈대들이  
눕고 싶어도 눕지 않은 이유가 
어린 갈대들에게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거라고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는데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이제

김재석 시인
김재석 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