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시 - 새다
유월 뙤약볕 속에서
묵은 갈대들과 새 갈대들이 인수인계하는 걸
지켜보는 중에
비비새 울음소리를 뉘나게 들은 내가
추억의 앨범인
고성골방죽을 펼쳐 보려
서둘러 고성골방죽을 찾았다
고성골방죽을 찾은 내가
추억의 앨범인
고성골방죽을 한 쪽도 펼쳐 보지 않고
수국꽃들의 사열을 받는 재미에 빠져
고성사 보은산방을 뵙기로 마음을 바꿨다
고성사 보은산방 뵈러 가는 중에
세 차례나 뒤를 돌아본 내가
고성사 보은산방을 뵙는 걸 포기할까 하다가
가까스로
고성사 보은산방 가는 길과
돌샘 가는 길이 나눠진 곳에 이르러
고성사 보은산방 가는 길에 등을 돌리고
산돌과 돌샘의 안부를 핑계 삼아
돌샘 방향으로 샜다
예나 다름없이
건재한 산돌을 뒤로 발길을 재촉하는데
우두봉의 대변인인,
뜬금없는 하모니카 소리와 의기투합한
돌샘이 나를 맞이한다
무척이나
돌샘이 말수가 적어진 것은
하모니카 소리에 짓눌려서인지도 모른다
나를 안중에 두는지
나를 안중에 두지 않는지
알 수 없는
돌샘과 하모니카
돌샘을 찾은
하모니카를 비롯한 다양한 강진들은
나처럼
고성사 보은산방을 뵈러 가다가
산돌과 돌샘의 안부를 핑계 삼아
돌샘 방향으로 새지는 않았을 것이다
못 말리는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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