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주길성(강진교육발전협의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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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주길성(강진교육발전협의회장)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6.06.26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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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우도에서 강진관광의 미래를 본다

▲ 주길성
지난 토요일 오전 가우도를 다녀왔다. 주말이어서 바람을 쐬고 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가장 적당한 곳이 가우도였다.
우리 지역에 있기에 가기에도 편리하고 바다와 숲이 빚어내는 풍광을 보면서 걷기에는 제격인 곳이다.
지난해 43만명, 금년 4월까지 20만명이 넘게 찾았다는 가우도에는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왔다.
대부분 가족 단위였고 중년 부부들도 많았다. 해안길을 따라 다정하게 걷는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가우도 입구에 ‘향기 나는 섬’이라는 안내 간판이 있는데 꽃과 바람, 자연의 향기뿐만 아니라 사람의 향기도 물씬 나는 매력 덩어리 섬이라는 생각을 했다.
연인들이 다정하게 사진을 찍고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우며 걷는 그 길이 정다웠다.
한 시간 가량 가우도를 걸으면서 든 생각은 참 편안한 섬이라는 것이었다. 그렇게 화려한 건물도 없고 출렁다리 외에는 눈에 띄는 구조물도 없다.
지천으로 피어있는 산수국과 소나무 숲, 맑은 바다와 시원한 바람이 전부였다. 그렇게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인간의 손길을 최소화했기에 주는 자연의 선물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방문객들의 편의를 위해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도 있었다. 마을 식당 옆에 있는 공중 화장실의 경우 출입문이 철제문이었다.
여름이어서 환기도 필요할텐데 밀폐된 철문이어서 환기도 잘 안되고 미관상 보기에도 좋지 않았다. 가우도에서만 판매한다는 황가오리빵은 지역적 상징성은 잘 나타내고 있지만 가격에 비해 작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강진산 쌀과 단호박, 팥앙금으로 만들기에 재료비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었다. 지난 봄 담양에 있는 메타플로방스에 갔을 때 찹쌀도너츠를 사먹은 적이 있다.
맛도 있고 가격이 저렴해서 제법 긴 줄을 서서 기다린 후에야 살 수 있었던 기억이 났다. 관광지에서 파는 먹거리는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도 가격에 대한 부담이 없어야 하는데 황가오리빵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가우도가 주는 천혜의 풍광이 아름답기는 했지만 마을 곳곳에 주민들의 손길이 더 많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램도 들었다. 화단조성이라든지, 꽃길 가꾸기 사업 등을 통해서 작은 섬을 아름답게 가꾸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더해졌을 때 방문객들은 큰 감동을 받게 된다.
가고 싶은 섬을 만들기 위한 행정적인 지원과 함께 마을 단위의 세밀한 자치활동이 필요할 듯싶었다.
동쪽 해안에 설치한 영랑나루 쉼터가 관광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것처럼 다산초당이 보이는 서쪽 해안가에는 다산 선생과 관련된 구조물을 설치하고 포토존으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떠올랐다.
친근한 캐릭터로 동상을 만들고 다산 어록도 소개한다면 가우도를 한 바퀴 돌면서 다산과 영랑을 두루 만날 수 있기에 관광객들의 감성을 더욱 풍성하게 일깨울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한적한 산모퉁이에 청자기와를 올린 정자라도 지은다면 운치를 더해줄 수 있을 것 같고, 다산과 영랑, 고려청자가 어우러지면서 강진의 문화적 자긍심을 드러낼 수 있는 명품 섬이 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보았다.
강진만의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행복한 마음으로 가우도를 걷고 나오는데 관광버스 한 대가 들어왔다. 입구에 여러 해산물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관광객들이 관심을 가져볼만한데 모두 지나가면서 출렁다리를 건너기에 바쁘다.
오전 시간이어서 그런지 가우도에서 나오는 관광객들도 주변 상점과 해산물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우리 지역이 관광산업 육성에 집중하는 이유는 농수축특산물 판매 확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다.
가우도 방문으로 상징되는 여러 관광객들이 강진을 찾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그들이 강진을 방문해서 먹고 자고 체험하며, 지역에서 생산되는 여러 생산물들을 구입해 갈 때 강진 관광은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이다.
필자가 지난해 가을 고려청자박물관을 방문했을 때 보았던 충격적인 장면은 지금도 생생하다. 10대가 넘는 관광버스에서 내린 손님들이 청자축제 공연장에 테이블을 펴고 자신들이 준비해온 도시락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있었다.
그들은 강진을 서둘러 둘러보고 인근 지역으로 가서 숙박할 예정이라고 했다. 말 그대로 강진 관광은 거쳐가는 경유지에 그치고 만 것이다.
강진이 널리 홍보되면서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한다는 것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것이 반드시 비례하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진군에서는 2017년을 강진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치단체장부터 실과 직원에 이르기까지 열정적으로 공세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관광객들은 많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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