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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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 시인과 떠나는 감성여행101
  • 장강뉴스
  • 승인 2025.05.1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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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시 - 강진만이 묵은 갈대들에게 예를 다하고 있다

박문약례博文約禮를 
가슴에 새겼을 리 없는  
백조의 호수 
강진만이 묵은 갈대들에게 예를 다하고 있다 

하루에 두 차례 오르락내리락하는 바다가
강진만을 다시 찾은  
백조를 비롯한 철새들이
묵은 갈대들의 애를 먹인 적이 없다 

나이 들어서도 흐트러짐이 없는 
일사분란한 묵은 갈대들에게 
백조를 비롯한 철새들이 내색을 하지 않아서 그러지 
배운 게 많을 것이다 

강진만에서 
누구에게 가장 배울 바가 있냐고
백조를 비롯한 철새들에게 물으면 
다들 부리를 모아 
일사분란한 묵은 갈대들이라고 할 것이다    

나이 들면 
푸대접 받기 쉬운데 
묵은 갈대들은   
강진만 누구에게도 
푸대접을 받은 적이 없다

박문약례博文約禮가 
뭔 말인지 알 리 없는  
백조의 호수 
강진만이 묵은 갈대들에게 예를 다하고 있다  

* 박문약례(博文約禮): 유교 경전인 『논어(論語)』에 나오는 구절로 공자의 가르침 중 하나이다.
博文約禮, 亦可以弗畔矣夫박문약례 역가이불반의부
널리 배우되, 예로써 그것을 절제하고 조율하면 도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있다.

김재석 시인
김재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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