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근로자의 날 ‘요양보호사의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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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근로자의 날 ‘요양보호사의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 장강뉴스
  • 승인 2025.05.0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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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미
서상미
서상미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우리나라에 노인성 질환(치매) 어르신들이 곧 100만 명 시대가 다가왔지만, 첫째도 둘째도 인간 평등과 존엄성의 중요성을 마음 깊이 새겨봅니다.

제가 근무하고 있는 ‘실버스토리 요양원’은 나주시 남평읍 드들강 옆에 위치한 곳, 어르신들이 입소하실 때 가지고 오신 소지품 속에 희로애락이 묻어나는 추억까지도 한 토막의 동화로 엮어 풀어드리는 만능 우리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은 소중한 어르신들의 삶이 담겨있는 생생한 지혜가 살아있는 “역사박물관” 현장 그 자체랍니다.

요양원에 입소하시는 어르신들은 삶의 모든 것들이 깃든 자신의 집을 뒤로한 채 형제와 자식들 품을 떠나 동병상련 같은 처지에 있는 벗들과 도란도란 놀다가도 뉘엄뉘엄 해가 저물면 귀소 본능에 따라 안절부절 불안해하시며 ‘잠은 집에 가서 자야 한다’, ‘오늘 밤 집에 제사가 있다’, ‘집에 불났다’, ‘집 문을 안 잠그고 왔으니 언능 집에 가야 한다’는 등 황소고집을 부리시다가도 이내 진정되시면 각자의 방에서 주무실 때 잠꼬대와 코골이를 거칠게 내쉬는 숨소리가 금방이라도 멎어질 것 같기에 우리 요양보호사들은 항상 긴장된 돌봄을 하고 있죠.

다음 날 아침이면 어르신들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식사 시간이면 자리를 차지하고자 다투기도 하지만 용감하게 식사를 하신 후 복용하는 약을 보약처럼 꼬박꼬박 챙겨 드시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이 세상에서 저 세상으로 옮겨 가는 길이 싫은 듯 아주 건강을 챙기신답니다.

요양원에 입소하신 어르신들은 희로애락을 겪으며 인생을 살아오시다가 마지막 정거장이자 간이역인 이곳에서 잠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삼시세끼 식사와 맛난 간식을 드시고 시간에 따라 프로그램 진행도 중 사소한 일로 삐지기도 하지만 그래도 국가 심청이 요양보호사님들은 1인 다역을 하면서 어르신들에게 ‘엄니! 아버지! 어르신!’ 하시면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 가는 감독 및 출연자의 역할을 잘하고 있죠!

우연히 어느 어르신의 노트에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있어 옮겨봅니다.

“인생 선후배 그리고 친구들아 그래도 살아 있기에 남의 손으로 끼니이어야 하고 똥오줌 남의 손에 맡겨야 하니 그 시절 당당하던 그 모습 그 기세가 허무하고 허망하기만 하더라!. 내 형제 내 식구 마다하는 일,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복지의 꽃 요양사님들이 눈 뜨고 코 막지 않고도 따뜻한 마음으로 미소 지으며 입으로 죄짓지 않고 잘도 하더이다. 그 열 배를 준다 해도 하지 못하는 일 천직으로 알고 묵묵히 함께해 주더라. 병들어 자리에 누우니 내 몸도 내 것이 아니온 데...”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자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요양보호사의 이름표를 가슴에 달고 장기요양 현장에서 이 세상 그 누군가의 소중한 부모님들을 살갑게 일상생활 돌봄을 하고 있는 전국 요양보호사님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건강하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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