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누구나 처음은 낯설다, 그래서 강진에서 먼저 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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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누구나 처음은 낯설다, 그래서 강진에서 먼저 살아봅니다
  • 장강뉴스
  • 승인 2025.04.29 10: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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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회정 강진군농업기술센터 귀농지원팀장
김회정 팀장
김회정 팀장

 

“귀농이요? 진심이지만, 아직은 두려워요.”

체류형귀농사관학교 첫 오리엔테이션 날, 참가자 한 분이 꺼낸 말입니다. 사실 이 말은 우리가 매년,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낯설고 어렵습니다. 낯선 동네, 낯선 사람들, 낯선 일상. ‘귀농’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 뒤엔 늘 현실적인 걱정이 따라붙지요.

그래서 강진군은 단순한 교육보다 ‘함께 살아보는 경험’을 먼저 제안합니다.

그 시작이 바로 ‘강진군 체류형귀농사관학교’입니다.

칠량면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이 학교는 예전 송로분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었습니다. 낡은 교정에 새 숨결이 불어넣어졌고, 도시에서 온 이들이 머무는 12개의 숙소와 공동조리실, 실습장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9개월 동안 이곳에서 함께 먹고, 자고, 배우며 사람들은 조금씩 ‘농촌의 삶’에 익숙해져 갑니다​.

교육은 단순히 ‘농사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닙니다.

딸기, 포도, 블루베리처럼 실제 강진에서 잘 되는 작목들을 중심으로, 어떻게 시작하고, 어떻게 실패하지 않을지를 함께 고민합니다. 선배 귀농인의 실습농장에서 배우는 멘토-멘티 교육은 이곳의 백미입니다. 성공보다 ‘정직한 현실’을 먼저 보여주는 이 수업 덕분에, 많은 분들이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과정 뒤에는, ‘귀농인 한 사람을 강진의 이웃으로 받아들이려는’ 우리의 마음이 있습니다.

수료 후에도 농지 구입부터 창업 컨설팅, 빈집 리모델링, 일자리 연계까지, 교육생들의 새로운 시작이 결코 혼자 되지 않도록 촘촘히 연결하고 있습니다.

귀농이 단지 이사 한 번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정착의 길을 함께 걷는 행정이 되려 노력합니다​.

실제로 이곳에서 시작해 강진에 정착한 많은 분들이 있습니다.

도시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청년은 이제 딸기 하우스를 관리하는 청년농부가 되었고, 가족과 함께 전입한 부부는 포도를 수확하며 제2의 인생을 일구고 있습니다.

그들이 공통으로 말하는 건 하나입니다.

“강진에서 살아봤기에, 결심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지금, 사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언젠가 귀농을 고민하며 검색창을 수십 번 들여다봤던 당신, 마음은 굴뚝같은데 한 발 내딛기 어려웠던 당신께 말하고 싶습니다.

처음은 당연히 낯설고, 걱정되지만, 그 시작을 ‘강진에서 먼저 살아보는 것’으로 해보세요. 우리는 여기서, 당신의 용기 있는 첫걸음을 함께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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