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전반기 의장직을 마무리 하며 느끼는 소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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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전반기 의장직을 마무리 하며 느끼는 소회
  • 장강뉴스
  • 승인 2024.04.2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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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미(강진군의장)

- 전국 최연소 기초의회 의장의 명암(明暗) -

김보미 강진군의장
김보미 강진군의장

 

2022년 7월, 출범한 제9대 강진군의회가 두 돌을 맞아 가고 있고, 전반기 의장직 임기도 어느덧 두 달 남짓만을 남겨두고 있다.

의도치 않게 따라온 ‘강진군의회 최초 여성 의장’과 ‘전국 최연소 기초의회 의장’이라는 타이틀은 개인적으로 큰 명예이자 영광이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목이 집중되고, 여성과 청년을 대표하는 것만 같은 생각에,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임기 동안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해, 후배 청년세대와 여성분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정치 참여를 제고하는 밑거름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특히나, 제9대 의회는, 32년 만에 전부 개정된 지방자치법의 시행과 맞물려, 새로운 지방자치 시대로 나아가는 매우 중요한 길목이자 전환점이라 생각했고, 지방자치 2.0시대에 발맞춰, 변화와 혁신의 의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책임감과 사명감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쉼 없이 바쁘게 달려온 시간이었다.

만리장성을 하루아침에 쌓을 수는 없지만, 모든 일이 시작이 가장 중요하듯, 첫 단추를 잘 끼워, 성숙한 지방자치로 나아가기 위한 시스템과 기틀을 마련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내실 있고 효율적인 의회를 위한, 운영 시스템적인 측면을 개선하고자 노력했다.

군민과의 공감대 형성 및 알 권리 실현을 위해 SNS(유튜브, 페이스북 등) 홍보시스템을 구축하였고, 홍보 전담인력, 정책지원관 등 전문인력도 충원했다.

이와 함께, 본회의나 상임위 유튜브 생중계, 하반기에 집중되었던 의사일정 분산배치, 일문일답 군정질문 방식 채택 등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 후반기에는 그동안 다져온 시스템을 추진 동력으로, 의회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충실하며, 더욱 의미 있고 가시적인 성과들을 만들어 낼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2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기억에 남고 보람됐던 일을 하나 꼽으라면, 양육비 부담을 줄이고 출산을 장려하고자, 노두섭의원 대표발의로, ‘강진군 육아양육수당 지원 조례’를 제정해, 전남 최초이자, 전국 최대규모의 강진형 육아 양육 수당의 지원 근거를 마련했던 일이다.

이 조례에 근거하여, 강진군은, 소득 수준이나 자녀 수에 상관없이 자녀 1명당,

만 7세까지 월 60만 원의 육아수당을 지급하고 있는데, 시행 이후, 같은 기간 동안 전남과 전국의 출생등록자 수는 감소했지만, 강진의 경우 오히려 증가했고, 전입 역시 늘어나는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전액 지역 화폐로 제공되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언제나 명암이 존재하는 것처럼, 순탄한 일들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지역행사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는 허위제보로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고, 간이 비자 발급까지 거부되어, 큰 범죄자 마냥 몇 달간에 걸쳐 지역신문 지면을 통한 가짜뉴스로 몸살을 앓기도 했으며, 동료의원들로부터, 의장 불신임 결의안이 발의되어,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해임될 뻔한 초유의 사건도 있었다. 또, 갑작스럽게 의장 관용차량을 영장도 없이 불법 수색을 당하는 고초도 당했다.

경찰 조사는 최종 혐의없음 종결처리 되었고, 비자 사건은 미국 대사관 인터뷰를 통해 정식 비자를 발급받음으로써 모든 오명을 씻을 수 있게 됐다. 또, 관용차 불법 수색 사건으로,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불굴의 정치인’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또한, 의장 불신임 결의안이 발의되자 지역의 어르신들과 청년들이 나서 청년정치탄압을 규탄하고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고, 하루 만에 천여 명이 넘는 당원들이 서명운동에 참여하여 의미를 더했다. 그 결과, 명분 없는 의장불심결의안은 본회의 의결 전 철회되었다.

개인적으로 마음고생도 많았고, 참 힘든 시간이었지만, 본인 일처럼 발 벗고 도와준 많은 분들이 옆에서 힘이 되어준 덕분에 외롭지 않았고, 나를 더욱 단단하게 성장시켜 준 고마운 시간이었다. 오직 주민의 편에서 함께한다면, 결국은 이겨낼 수 있다는 교훈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언젠가 관외 출장을 갔다가 ktx 열차 안에 구비된 잡지에서 글을 하나 읽었다.

‘작가가 산행을 하다 넘어졌는데, 옆에 있던 사람에게 “잘 넘어지셨네요. 안 넘어지려다가 더 크게 다치거든요”라는 칭찬을 들었고, 잘 넘어졌다는 의미를 곱씹으며, 어쩌다 다시 넘어지는 순간이 오면 스스로를 다독이며, 잘했다고 말해 줄 생각이다.’라는 글이었다.

하지만, 잘 넘어졌다고 다독이기 위해서는 먼저 일어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넘어진 상태에서 일어나지도 않고서, 잘 넘어졌다고 다독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웅덩이에 빠졌던 날도 있었고, 돌부리도 걸려 넘어질 때도 있었지만, 헤프닝 처럼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지금의 나에게 ‘잘 넘어졌다’가 아니라 ‘잘 일어났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2년 동안 일어난 그 모든 일들에 감사하며, 진흙탕처럼 흐린 상황 속에서도 진실을 보고 믿고 격려해 준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현재 인고의 시간을 겪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제가 몸소 겪으며 체감한 ‘정의는 반드시 승리하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진다.’라는 진부하지만 시대를 관통하는 ’사필귀정‘의 메시지를 전하며, 부디 다시 잘 일어나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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