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자존심과 자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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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자존심과 자존감
  • 장강뉴스
  • 승인 2023.07.03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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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현(진설초해 대표)
정다현 대표
정다현 대표

자존심과 자존감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자존심은‘나는 잘났다’ 면서 자신을 지키는 마음이고 자존감은 ‘나는 소중하다’ 면서 자신을 존중하는 마음이다.

오래전에 일본 최고의 명문공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천재 학생이 공부를 더 하라는 교수와 선배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회사에 취업하기 위하여 마쓰시다 전기회사에 입사 지원서를 접수 시켰다. 그는 지금까지 수석을 놓친 적이 없었다.

항상 남보다 우수한 성적으로 주위 사람들한테서 부러움의 대상인 천재 학생이었기에 공부를 포기하고 취업을 하겠다고 했을 때 사람들은 남들이 이해 못 하는 숨은 뜻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런데 합격자를 발표하는 날 뜻밖에도 합격자 명단에 천재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1등을 놓친 적이 없었던 천재는 분명히 수석으로 합격 될 것으로 자신했는데 수석은커녕 합격자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던 것이다.

당당한 모습으로 발표를 기대했던 그는 풀이 죽은 채 환호하는 합격자와 합격자 가족을 뒤로하고 핏기가 없는 얼굴로 힘없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집에 돌아온 그는 그날 저녁 평생 처음 맛본 불합격에 따른 좌절감과 자존심이 상한 것을 이기지 못하고 다량의 수면제를 복용하고 영원한 잠에 빠지고 말았다.

다음날 가족들은 이미 숨을 거둔 그를 발견하고 큰 슬픔에 빠져 오열하고 있을 때 긴급전보로 합격자 통지서가 도착하였다.

사실은 그가 예상했던 것이고 수석으로 합격하였던 것이고 수석으로 합격하였기 때문에 일반합격자 명단에 넣지 않고 별도로 적혀 있었던 그의 이름을 실무자의 실수로 합격자 명단에서 빠뜨렸던 것이다.

당시에 이 사건은 일본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었으며 회사의 실수로 천재를 죽였다고 비난하는 보도가 연일 쏟아졌다.

그 천재 청년은 자존심 때문에 자존감을 포기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세월이 흘러 사건이 잠잠할 무렵 한 기자가 그 회사의 마쓰시다 노고스케 회장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면서 그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회장은 당시 회사의 실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깊이 사과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장래가 촉망되는 청년의 죽음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렇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뜻밖의 이러한 회장의 말에 기자가 그 이유를 묻자 총수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단 한 번의 실패를 이겨내지 못할 정도로 심약한 사람이라면 훗날 그가 중역이 되었을 때 만약 회사가 위기에 봉착한다면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할 가능성이 높은데 회사를 엄청난 위기에 빠뜨리고 전 사원의 삶이 걸려 있는 회사를 비극으로 끝을 맺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 참으로 일리가 있는 말이다.

자존감은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남도 나를 사랑할 수 있다.

내가 나를 존중해야 남도 나를 존중해 줄 수 있다. 탓하거나 남을 원망하지 않고 결코 남을 무시하지 않는다.

자존감이 있는 사람은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포옹하고 양보하며 용서하면서 누구에게나 겸손한 삶을 살아가야 한다.

자존심은 제 몸을 굽히지 않고 스스로 높이는 마음 프라이드이다. 자존감은 어떤 것에 대하여 스스로 만족스럽게 여기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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