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즐거움과 기쁨(喜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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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즐거움과 기쁨(喜樂)
  • 장강뉴스
  • 승인 2023.03.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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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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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단어 중에 우리가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수줍음 부끄러움 창피함 등은 비슷하지만 쓰일 때는 차이가 있다. 감정이 잘 분화되지 못한 사람일수록 기분이 나쁘다, 좋다, 두 가지 정도로 표현하게 된다.

흔히 인간의 감정을 희노애락으로 표현하는데 희(喜) 낙(樂)은 어떻게 다를까. 몇 십년 만에 만난 가족이 서로 부등켜 안고 우는 모습, 월드컵 경기에서 승리한 선수들이 끌어안고 흘리는 눈물, 죽을 힘을 다해 출산한 아기 안고 흘리는 엄마의 눈물, 이 눈물을 우리는 기쁨의 눈물이라고 말하지 즐거움의 눈물이라고 하지 않는다.

즐거움, 즉 낙(樂)은 감각적 쾌감이다. 맛있는 것을 먹고 재미있는 영화를 볼 때 마음에 드는 물건을 샀을 때 감각적 쾌감을 느낀다.

그에 비해 기쁨 즉 희(喜)는 고통과 불편이 동반된 쾌감으로 정신적인 것이다. 추운 바람을 뚫고 에베레스트산의 정상에 올라섰거나 군대 갔던 아들이 무사히 제대하고 재회했을 때 밤잠을 줄여가며 공부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을 때 기쁨을 느낀다.

즐거움은 쉽게 느낄 수 있지만, 그로 말미암은 쾌감은 짧다. 반면 고생을 해야 얻을 수 있는 기쁨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 쾌감은 오래 지속 한다.

단지 쓰고 매운 맛을 잘 견뎌 낸다는 차원을 넘어 단맛과 신맛을 섞어 내어 더욱 풍년하고 깊은 맛을 만들어 내고 즐기는 사람을 감정을 잘 조절한다고 말한다.

쾌와 불쾌의 상반된 두 세계를 섞어 내 더 깊은 쾌감을 만드는 존재가 인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행복하다는 한자 (幸)을 보면 매울 신(辛)과 한일(一)자로 되어 있다.

삶의 고통 속에 어떤 희망이나 기쁨 하나를 얹으면 곧 행복이, 주어진다는 의미다. 언 땅을 헤집고 나온 보리 새싹의 고통 어린 몸부림 매서운 추위를 이겨낸 생명의 아우성 같은 것이다.

우리에게는 적당한 즐거움과 기쁨이 모두 필요하여 그것을 누리고 살 수 있도록 창조되어 있다. 1999년 프랑스 사이클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랜드 암스트롱이라고 하는 청년이 있었다.

경기에는 언제나 그 누군가가 금메달을 얻겠지만 그는 3기 암 환자로서 많은 고생을 하면서 이 엄청난 일을 이루게 되었다. 25세에 고환암이라고 하는 사형선고를 받아 생존 가능성까지도 희박했다.

폐와 뇌에까지 전이 되어서 너무나 쑤시고 아파서 식사도, 못하고 책을 볼 수 없을 만큼 머리가 터지게 아프고 괴로웠다. 그런 그가 사이클 경기에 나갔다. 물론 실패했다.

실패한 그에게 어머니가 말했다. “내 아들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어머니의 권면을 들은 암스트롱은 열심히 사이클 훈련을 했다. 그리고 1993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있었던 세계선수권 대해에서 우승했다.

그리고 노르웨이 왕을 알현하는 기쁨과 영광도 누렸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서 선수 생활을 접었다. 어느 날 저녁 산책을 하는데 환한 빛이 나타나면서 길에 글이 쓰여졌다.

그 글 역시 어머니가 하시던 말씀이었다. “내 아들아,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장애를 기회로 바꾸는 사람이 돼라”였다. 그 글을 보고 그는 다시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자전거를 열심히 탓고 1999년 프랑스에서 금메달을 얻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그를 환영했고 가이드 포스트지에 대대적으로 이 사실이 발표되었고 세계사람들 모두가 축하했다. 그러나 본인은 1등이냐, 금메달이냐에는 관심이 없었다. 오직 하나 암 투병에서 승리했다는 것, 자기와의 싸움에서 이겼다고 하는 것, 불행과 싸움에서 이겼다는 사실에 기뻐했다.

남이야 뭐라고 하던 자기만이 가지는 기쁨을 만끽하고 있었다. 흔히들 기쁨을 소유에서 찾으려고 한다. 많이 가졌고 많이 알고 그런데 소유가 나를 정말 기쁘게 할까? 그건 근심만 더할 따름이다. 또한, 정신적이건 육체적이건 욕구를 충족하며 기쁨을 얻으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도 허무한 것이다. 기쁨을 놓치는 것은 모든 것을 놓치는 것이다. 기쁨을 타인과 나누면 두 배가 되고 고뇌를 타인과 나누면 절반이 된다. 기쁨을 주는 사람이 더 많은 기쁨을 즐길 수 있다. 우리 몸의 약은 마음의 기쁨에서 만들어진다.

인생은 기쁨도 슬픔도 아니며 그 두 가지를 종합해 지향하고 나가는 과정이다. 오스트리아의 심리학자 알프레드 애들러 박사는 그에게 찾아온 우울증 환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두 주간만 나의 처방을 따른다면 당신은 건강하게 될 수 있다.

그 처방이란 당신은 매일 매일 어떻게 하면 남을 기쁘게 해 줄 수 있을까를 궁리해서 그걸 실천하면 된다.” 값비싼 약이나 까다로운 처방을 내릴 걸 기대하고 찾아온 많은 환자들 대부분이 싱거운 처방에 실망하고 돌아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처방을 따른 사람에게는 놀랍게도 특효가 나타났다. 그들은 남을 돕고 어려운 이웃에게 사랑을 전했더니 우울증이 없어졌다고 한결같이 기쁨을 고백했다.

여러분도 지금 세상을 향해 사랑의 부메랑을 날려보라. 상상할 수 없는 즐거움과 기쁨이 당신의 마음으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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