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정종순(현, 장흥중고총동문회장. 전, 농협NH개발 전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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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 정종순(현, 장흥중고총동문회장. 전, 농협NH개발 전무이사)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6.02.29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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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경영이라고 전해라

▲ 정종순
태평양에 있는 섬나라 뉴질랜드에 가면 키위 새를 볼 수 있다. 국가가 특별히 보호하는 새다. 키위는 몸 길이가 70cm 정도 되고 갈색이며 날개와 꼬리가 없는데 부리는 가늘고 길다. 과일인 참다래(키위)와 모양이 같다고 해서 키위라고 한다. 또 이 새의 울음소리가 키위키위 한다고 해서 키위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6.25 전쟁 때 UN군으로 참전한 뉴질랜드 군을 키위부대라고 한 것처럼 뉴질랜드 국민에게 키위는 매우 친근한 보호 조류다.
뉴질랜드 땅은 수억 년 전 대륙에 붙어있었으나 지각변동으로 떨어지면서 고립된 섬이 되었다. 그 후 남태평양의 여러 섬에 살던 마오리족이 이 섬으로 이주해 오기 전까지 키위에게 뉴질랜드는 지상낙원이었다. 포유동물 같은 천적이 없고 먹이는 풍부했다. 맹수를 피해 도망다닐 필요도 없고 먹이를 구하기 위해 날아다닐 필요도 없었다. 키위는 익숙해졌고 사용할 필요가 없어진 날개는 퇴화하고 말았다.
하늘을 날지 않고도 평화롭게 살 수 있었던 키위에게 마오리족이 이주해 오면서 큰 시련이 닥쳤다. 마오리족과 함께 이주해온 개, 고양이, 멧돼지들의 끊임없는 공격을 받았다. 너무 뚱뚱하고 동작이 둔해 날지 못하는 키위는 개, 고양이의 먹잇감이 되었고 자생력을 잃어버리고 멸종위기를 맞았다. 키위 새는 지금 국가의 보호를 받아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다.
키위의 이러한 운명은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 주고 있는가? 첫째는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다. 변화에 대응 못하고 없어진 국가나 조직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역사에서 고구려 발해 등 융성했던 나라들, 세계를 주름잡던 코닥이나 쏘니 같은 회사들이 이름만 남아 있고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가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고대 국가나 회사도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닌가.
우리의 농업 농촌 장흥지방행정으로 눈을 돌려 생각해 보면 어떨까?
인구는 줄고 농가소득은 감소하고 있다. 쌀 농업중심의 소품목대량생산 시대에서 다품목소량생산 시대로 변하고 있다. 그래서 최근 들어 농업의 6차산업화를 국가 농정의 핵심 축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제 농업인의 소득과 복지를 해결하는 것이 장흥군을 발전시키는 핵심과제다. 그렇다면 장흥군 행정의 많은 부분이 농업행정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어떻게 변할 것인가? 농민이 먼저인가 행정 등 공직자가 먼저인가? 유감스럽지만 필자는 공직자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직자가 먼저 변하고 지역의 주민을 리드해 나가야 농업행정이 합리적으로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장흥은 복 받은 지역이다. 국내 최고품질의 표고와 한우, 해산물이 많다. 역사 문화 유적도 많다. 이를 활용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6차산업의 메카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복 받은 지역이다. 이를 활용해 주민소득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자.
먼저 장흥을 사랑하고 농업을 이해하는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일본의 6차산업 성공지역도 공직자가 지도하고 리드해서 이루어 낸 결과다. 보조금이나 지원금만 주면 농민이 알아서 하라는 지금의 6차산업화 방향은 설득력이 없다. 또 하나의 농정 실패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로 농업인과 지역 주민의 자립심이 있어야한다. 중병 환자도 삶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으면 산다. 자립심이 없는 곳에 자금만 지원한다면 중병환자에게 영양제 주사 주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 농업인도 공부하고 자립의지로 무장해야한다는 것이다.
뉴질랜드의 키위는 종족을 보존하고는 있지만, 그것은 결코 능동적인 생존이 아니다. 우리 농업과 장흥군도 더 이상 하늘을 날지 못해 자연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사람의 보호 속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키위와 같은 신세가 되지 않으려면 지방행정과 농협의 공직자, 주민, 농업인 등 모두가 지혜를 모으고 적극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이제는 지방행정도 혁신경영이라고 전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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