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고유 설 명절(固有名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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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고유 설 명절(固有名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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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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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최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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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계묘(癸卯) 1월 경진삭(庚辰朔) 1일 경진일(庚辰日) 용(辰) 날로 시작하여 15일 갑오일(甲午日) 말(午) 날까지 정월 대보름까지이다.

설은 한 해의 시작인 음력 1월 1일을 일컫는 말로 설날이라는 말과 같은 우리나라의 명절이다. 원일, 원단, 정조 등 여러 명칭이 있다.

설은 시간적으로는 한해가 시작되는 해가 새달의 첫날인데 한해의 최초 명절이라는 의미도 있고 대보름까지 이어지는 민족 최대의 명절이었다.

삼국시대 문헌에서부터 설 명절에 대한 기록이 보이며 의례 민간신앙 복식과 음식 놀이 등 섦 명절 관련 세시풍속 또한 풍성했다. 신성한 날이라는 신앙적 의미가 컸지만, 오늘날은 조상에 차례를 지내는 것만 남았고 세시풍속 또한 사라져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설날은 원일(元日), 원단(元旦), 원정(元正), 원신(元新), 원조(元朝), 정조(正朝), 세수(歲首), 세초(歲初), 연두(年頭), 연수(年首), 연시(年始)라고도 하는데 이는 한 해의 첫날임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신일(愼日), 달도(怛忉)라고도 하는데 이 말은 근신하고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이다. 이 밖에 설을 양력 1월 1일 신정(新正)의 상대적 개념으로 구정(舊正)이라고도 하는데 이 말에는 설을 폄하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한편 설이란 용어를 나이를 헤아리는 말로 해석하기도 한다. 해가 바뀌어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는 첫날인 설을 쇨때마다 한 살씩 더 먹는다.

설을 한번 쇠면 1년이며, 두 번 쇠면 2년이 되는 이치를 따라 사람의 나이도 한 살씩 더 늘어난다. 결국, 설이 사람의 나이를 헤아리는 단위로 정착하여 오늘날 살로 바뀌게 된 것이라 한다.

이밖에도 설이 새해 첫 달의 첫날, 그래서 아직 낯설기때문에 설다, 낯설다 등에서 유래했다는 말도 있다. 설을 설 명절이라고도 하거니와 설 명절을 하루에 그치지 않는다. 설이란 용어 자체는 정월 초하룻날 하루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실제 명절은 대보름까지 이어진다. 그래서 설을 설 명절이라고 했다고 볼 수 있다.

우리에게는 거의 다달이 명절이 있었다. 그중에서 설날과 보름명절을 크게 여겼다. 설날은 한해가 시작하는 첫 달의 첫날로서 중요하며 보름명절은 농경성을 그대로 반영하여 중요하다. 곧 농경국가에서 보름달 곧 만월은 풍요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한 해의 시작인 정월 초하루는 천지가 개별 될 때의 그 순간에 비유되어 최대의 날이 된다. 보름명절 가운데에서도 정월 보름과 8월 보름 추석은 또한 각별하다.

정월 보름은 첫 보름이라는 점에서 보다 중시되어 대보름 명절이라고 한다. 8월 보름명절은 우리나라와 같은 농경국가에서 여름 내 지은 농사의 결실을 보는 시기로 수확을 앞둔 명절이어서 큰 의미를 부여한다.

설날을 비롯하여 각 세시 명절에 행해지는 세시풍속은 대체로 소망을 기원하는 의례적인 성격을 지닌다. 기원의 대상은 신(神)과 같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무언가 추월적인 힘이 되기도 한다.

세시풍속은 농사를 중심축에 놓고 행해지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농경의례라고도 한다. 대부분의 세시풍속은 풍농의 기원과 예측 풍흉을 점치는 점세, 농공과 풍농을 감사하는 내용이다.

설날 아침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의례는 종손이 중심이 되어 지내는데 4대조까지 모시고 5대조 이상은 시제 때 산소에서 모신다.

차례를 마치고 가까운 집안끼리 모여 성묘를 하는데 근래에는 설을 전후하여 성묘를 한다. 정초에 집안의 평안을 위해 안택을 한다. 안택은 무당과 같은 전문적인 사제를 불러 평소 집에서 하는 고사보다는 규모가 큰 굿을 하는 것인데 정초에 행하는 신년제를 대표하는 것이 기도한다.

설날에 입는 옷을 설빔이라 한다. 경도잡지에는 남녀가 모두 새 옷을 입는 것을 세장(歲粧), 열양세시기에는 남녀노소가 모두 새 옷을 입는 것을 세비움이라 기록되어 있다.

설의 놀이는 이미 설날 그음 무렵부터 즐기기 시작하여 대보름 무렵까지 즐긴다. 근대국가에 들어 우리나라에는 음력설(구정)과 양력설(신정)으로 두 개의 설이 있었다.

이른바 이중과세라는 것이다. 설과 추석 무렵이면 민족 대이동이 화두가 되고 있다. 명절 연휴에 고향을 찾는 인파가 물결을 이루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어른들이 자녀를 찾는 역류현상도 형성되고 있지만 아직은 고향을 찾는 인구가 많다. 그래서 오늘날 설은 전통문화를 보존한다는 측면과, 만남을 갖는 절대적인 시간이 된다는 측면에서 소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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