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기고 - 경찰의 날에 즈음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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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 경찰의 날에 즈음하여...
  • 장강뉴스
  • 승인 2022.10.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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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현(장흥경찰서 대덕파출소 경위)
이창현
이창현

바야흐로 천고마비의 계절이다.

농민의 땀과 노력으로 논과 밭에서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그 결실을 맺고 있다.

천관산에 만발한 새하얀 억새와 견주어도 어디 하나 손색없는 노오란 물결의 황금들녘

그 즈음에 경찰의 날이 있다.

경찰의 날은 1945년 10월 21일, 미 군정하에 경무국이 창설되었고, 1948년 처음으로 기념행사를 가진 이후 1957년 11월, 내무부 훈령에 따라 이날을 ‘경찰의 날’로 지정하였으며 올해로 77주년을 맞았다.

내게는 경찰관으로 근무하면서 32번째 맞는 경찰의 날이다.

도시 경찰을 하다가 시골 경찰로 옮겨 오면서 상당 기간 적응하지 못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은 시골 경찰에 완벽하게 적응 한 듯하다.

경찰의 날, 경찰 탄생의 축하보다 특별히 오늘은 우리들 곁에 소외되고 고통받고 있는 범죄 피해자분들을 생각하고 그분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다.

도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만큼 젊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젊은 사람 위주의 사건사고들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러나 시골은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많고 사건사고 또한 도시와는 확연히 다른 형태다. 치매 등 고령으로 인한 사건 사고와 농기계나 전동차 관련 사고가 빈번하게 일어난다.

시골이기 때문에 대체적으로 살인, 강도 등 강력사건은 많지 않지만 가정폭력이나 성범죄, 절도, 사기 등 소소한 사건들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또한 알고도 당한다는 노인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 범죄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데, 이런 악랄한 범죄꾼들은 노인들이 피와 땀으로 일군 1년 농사의 결실을 하루아침에 몽땅 빼앗아 가기도 한다. 이로 인해 힘들어하시는 어르신들을 뵐 때면 경찰관으로서 너무나 안타깝다.

이렇듯 크고 작은 범죄 피해를 당하고 끝도 없는 고통 속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많지만 사람들은 발생한 사건에 대해서만 관심을 가질 뿐 정작 죽을 만큼 힘든 삶을 살고 있는 범죄 피해자에게는 관심조차 없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하지 않았던가, 밤이 어두울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이고, 역경은 희망에 의해 극복된다고 했다. 범죄를 다루는 경찰관으로서, 아니 이웃의 한 사람으로서 피해자분들이 하루빨리 고통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을 찾았으면 좋겠다.

성공학의 대가 나폴레옹 휠은 인간은 고난을 겪으면서 더 강해지도록 설계되었다고 했다.

나는 실제 경험을 통해 이 주장을 200프로 믿는다.

어린 시절 가정 형편 때문에 신문배달부터 막노동까지 배를 곯아가며 온갖 허드렛일로 말 못 할 고통과 고난 속에서 고학으로 야간 고등학교를 겨우 다닐 수 있었고, 왜 나에게만 이런 고난이 닥치는가 싶은 생각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었지만 끝까지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경찰관이 되고 대학과 대학원까지 입문할 수 있었던 것은 어린 시절 겪은 시련이 나를 더 강하게 담금질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간혹 터널 같은 깊고 어두운 날들을 지나야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끝날 것 같지 않던 어둡고 덜컹거리던 긴 터널도 곧 지나고 나면 환한 세상이 열린다. 하나님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만큼의 고통만 준다고 한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좋은 일만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기쁘고 즐겁고 행복한 일도, 때로는 슬프고 힘들고 어렵고 눈물겨운 일도 겪게 되는 게 인생인 것 같다.

마음에 심은 모든 생각의 씨앗들은 언젠가 그 열매를 맺게 된다. 좋은 생각은 좋은 열매를 맺고, 나쁜 생각은 나쁜 열매를 맺는 건 당연한 이치다. 고통스럽고 힘겨운 싸움에서 이겨내려면 좋은 생각, 긍정적인 생각들로 채워가야 한다.

우리 경찰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강력사건을 비롯해 가정폭력과 스토킹 범죄, 학교폭력, 교통사고 등 사건사고 예방을 위해 다양한 분야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일 외에도 주민들 일상 어디에나 존재하며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드리겠습니다.

범죄 피해를 당했을 때뿐만 아니라 힘들고 어려울 때도 언제든 경찰관을 찾아주시면 경청하고 도와드리고 작으나마 위로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장흥경찰은 주민 곁에서 항상 주민과 함께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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