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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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부모은중경(父母恩重經)
  • 장강뉴스
  • 승인 2022.06.13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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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중 논설위원

당신 뱃속에 열 달 동안 세 들어 살고도 한 달 치 방세도 못 내었어요. 몇 년이나 받아먹은 생명의 따뜻한 젖값 한 푼도 못 갚았어요.

최일중
최일중

이승에서 갚아야 할 은혜 저승까지 지고 가는 뻔뻔한 자식이요. 홀쭉해진 허리춤은 우리 엄니 걸어온 길이러니 행여 돌아보니 울 엄니, 보이지 않고 빨간꽃 보이지 않고 빨간 꽃 한 송이 내 가슴에 피었더이다.

아기를 배어서 수호해 주신 은혜 감사드린다오. 여러 겁을 내려오며 인연이 중하여서 어머니의 태를 빌어 금생에 태어날 때 날아가고 달이 져서 오장이 생겨나고 일곱 달에 접어드니 육정이 열렸어라.

한 몸이 무겁기는 산악과 한가지요. 가나오나 서고 앉고 풍채가 겁이 나며 아름다운 비단옷도 도무지 뜻 없으니 단장하던 경대에는 먼지만 쌓였더라.

해산에 임하여 고통을 받으신 은혜에 감사드린다오. 아기를 몸에 품고 열 달이 다 차서 해산달이 하루하루 다가오니 하루하루 오는 아침 중병들은 몸과 같고 하루하루 깊어가니 정신조차 아득해라.

두렵고 떨리는 맘 무엇으로 형용할까. 근심은 눈물 되어 가슴속에 가득하니 슬픈 생각, 가히 없어 친족들을 만날 때면 이러다가 죽지 않나 이것만은 걱정하네.

자식을 낳고서 근심을 잊으신 은혜 감사드린다. 자비하신 어머니가 그대를 낳으신 날 오장육부 그 모두를 쪼개고 해치는 듯 몸이나 마음이나 모두가 끊어졌네.

짐승 잡은 자리, 같이 피는 흘러넘쳤어도 낳은 아기 씩씩하고 충실하다, 말 들으면 기쁘고 기쁜 마음 무엇으로 비유할까.

기쁜 마음 정해지자 슬픈 마음 또 닥치니 괴롭고 아픈 것이 온몸에 사무친다. 입에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이면 뱉어서 먹이시던 은혜니라. 감사할 따름이다.

중하고도 깊고 깊은 부모님의 큰 은혜요 사랑하고 못 살피심 어느 땐들 끊을손가. 단것이란 다 뱉으니 잡수실 게 무엇이며 쓴 것만을 삼키어도 밝은 얼굴 잃지 않네. 사랑하심 중하시사 깊은 정이 끝이 없어 은혜는 더욱 깊고 슬픔 또한 더하셔라. 어느 때나 어린이가 잘 먹일 것 생각하니 자비하신 어머님은 굶주림도 사양찮네.

마른자리는 아기에게 돌리시고 스스로는 젖은 자리로 나아가신 은혜 감사드린다. 어머니 당신 몸은 젖은 자리 누우시고 아기는 받들어서 마른자리 눕히시네. 양쪽의 젖으로는 기갈을 채워주고 고운 옷 소매로는 찬바람 가려주네.

은혜로운 그 마음에 어느 땐들 잠드실까. 아기의 재롱으로 기쁨을 다하시네. 오로지 어린 아기 편할 것만 생각하고 자비하신 어머니는 편안할 것 안 구하네.

젖을 먹여 기르시는 은혜에 감사드린다. 어머님의 중한 은덕 땅에다 비유할까. 어머님의 높은 은덕 하늘에 견줘볼까. 하늘 은혜, 땅의 은혜, 이 은혜를 크다 하랴.

아버지와 어머니의 크신 은덕 그를 넘네. 아기 비록 눈 없어도 미워할 줄 모르시고 손과 발이 불구라도 싫어하지 않으시네. 배 가르고 피를 나눠 친히 낳은 자식이라 종일토록 아끼시고 사랑하심, 한이 없네.

부정한 것을 깨끗이 씻어주신 은혜에 감사드린다. 생각하니 그 옛날의 아름답던 그 얼굴과 아리따운 푸른 비들 가르듯 하였었고 두 뺨의 붉은 빛은 연꽃보다 더했어라.

은혜가 깊을수록 옥의 모습 스러졌고 부정한 것 씻느라고 맑은 얼굴 상했어라. 오로지 아들딸만 사랑하고 거두시다 자비하신 어머니는 얼굴 모양 바뀌셨네.

자식이 먼 길 떠나면 염려하고 생각하신 은혜에 감사드린다. 죽어서 헤어짐도 참아가기 어렵지만 살아서 헤어짐은 아프고 서러워라.

자식이 집을 나가 먼 길을 떠나가니 어머니의 모든 마음 타향 밖에 나가 있네. 밤낮으로 그 마음은 아들 일을 따라가고 흐르는 눈물 줄기 천 줄긴가 만 줄긴가.

원숭이 달을 보고 새끼 생각 울부짖듯 염려하는 생각으로 간장이 다 끊기네. 자식을 위해 나쁜 일을 감히 하시는 은혜니라. 은혜에 감사드린다.

부모님은 은혜가 강산같이 중하거니 깊고 깊은 그 은덕은 실로 갚기 어려워라. 자식의 괴로움은 대신 받기 원하시고 자식이 머나먼 길 떠난다, 들을지면 잘 있는가 춥잖은가, 밤낮으로 걱정이고 자식들이 잠시 동안 괴로움 일 당할 때면 어머님의 그 마음은 오래 두고 아프셔라.

끝없이 자식을 사랑하는 은혜에 감사드린다. 부모님의 크신 은덕 깊고도 중하여라. 크신 사랑 잠시라도 끊일 사이 없으시니 앉으나 일어서나 그 마음이 따라가고 멀든지 가깝든지 크신 뜻은 함께 있네.

어머니 나이 높아 일백 살이 되었어도 팔십 살 된 그 아들을 어느 때나 걱정하네. 이와 같은 크신 사랑 어느 때에 끊이실까. 수명이나 다하시면 그때에나 쉬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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