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칼럼 - 최일중 성균관 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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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강칼럼 - 최일중 성균관 전의
  • 장강뉴스 기자
  • 승인 2015.09.0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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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祖上)을 알면 나(我)를 안다

제사는 조상을 추모하고 그 은혜에 보답하며 자신의 뿌리를 돌아보고 생명의 근본과 맥락을 확인하는 의식이다.
그 의식을 통하여 조상의 축복을 가구하여 자손의 번성과 번영을 염원하고 가문의 전통과 정신을 배우는 것이다.
뿌리 없는 나무 없고 조상 없는 자손은 없다. 현재의 나는 과거의 조상으로부터 이어져서 태어났고 미래의 우리 자손들로 계승될 것이다.
나를 존재하게 해주신 조상에 대하여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예(禮)를 갖춰 모시는 것은 후손으로서 당연한 도리이며 부모가 살아 있을 때 다하지 못한 효도를 사후에 공경하는 것은 인도의 상정(常情)이다.
생측양, 살아 계실 때 봉양하고 몰측장, 돌아가시면 장사지내고 삼년상기가 지나면 제사를 올리는 것이다.
내 몸이 오늘날 있는 것은 오직 부모와 조상의 은덕이므로 항상 근본을 생각하고 온갖 지성과 공경으로 은혜에 보답하여야 한다.
제사는 우리 조상이 오랫동안 지켜 오며 발전시킨 전통이며 조상전래의 소중한 우리의 문화이다. 수천 년 동안 지속해 왔던 이 예속문화가 길이 계승되고 발전되기 위하여 우리는 공자님이 말씀하신 애례존양의 정신을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자공이 조상에게 제사 지낼 때 양을 죽여서 제사상에 올리는 것이 낭비라 생각하고 그런 제도를 폐지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공자에게 물었다. 그러자 공자는 대답하기를 “자네는 양을 죽이는 것을 안타까워 하지만 나는 예가 죽어 가는 것을 안타까워” 한다.
예의 형식만이라도 남겨 놓는다면 언젠가는 또다시 제사에 담긴 정신이 되살아날지도 모른다. 그런 가능성을 위해서 양을 제상에 올리는 제도는 남겨두는 게 좋다는 말이었다.
제사는 만물의 영장인 사람만이 지내는 것으로 인류문화의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제사는 동서고금의 어느 사회에서나 행해져 왔고 원시적인 미개사회에서나 현대의 문명사회에서나 형태만 다를 뿐 지속적으로 행해지고 있다.
문명사회에서는 신앙의 형대로 미개사회에서는 주술의 형태로 저마다 정성을 다하고 행해지고 있다.
제사는 인류의 정신작용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람을 다른 동물과 구별하게 하는 중요한 하나의 잣대가 되고 있다.
제사는 거룩한 의식이다. 그것은 신을 불러 제향 하는 의전인 동시에 축복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정성이 지극하면 제사를 행하는 도중에 조상의 강림을 몸으로 느끼기도 하고 음성을 듣기도 한다.
우리의 조상신은 비록 전지전능한 위력을 갖고 있지는 못하지만 우리를 창조해주신 신이며 우리 가문의 수호신이다. 그러므로 제사는 공경과 정성으로 경건하게 봉행하여야 한다.
복잡한 의식으로 인하여 형식주의와 허례허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제사지내는 격식을 제사가 성행했던 예부터 유학자와 예문을 숭상하는 사람들 사이에 논쟁이 많았고 다양한 학설이 있었으며 공통된 규칙이 없어서 실제로 지방마다 가문마다 지내는 절차가 달라서 가가례라 일컬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예법과 습속의 차이가 다른 제사 절차의 다양한 형식에도 제사의 근본정신은 공경을 실천하는 방법의 차이일 뿐이다. 또한 제사는 신을 향사하고 신으로부터 복을 받는 축제이다.
선조의 제사봉행을 위하여 흩어져 살던 뿌리의 친족들이 집합이 되고 향사 후에도 친족 간에 음복을 통하여 동족의식을 고취 함양함으로써 혈족간의 화합과 유대를 돈독히 하고 삶의 의미를 자녀들이 터득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인하여 산업화와 핵가족화가 이루어져 도덕과 윤리가 상실되고 퇴폐와 향락풍조로 정신적 문화적 또한 건전한 사회 가풍까지 피폐해 지고 있다.
그러나 제의를 통해서 지성으로 숭조 봉사하는 가문의 자손은 부조에 대한 효성과 혈족에 대한 화애의 습속에서 조상의 행적을 알고 선한 가르침을 배우며 이를 후세에 가르치는 전통 속에 생활하고 있으며 항상 예를 숭상하고 선조에 대한 누를 끼치지 않기 위하여 품격 있는 몸가짐으로 건실하게 생활함으로 후손에서 훌륭한 인재가 나오게 마련이다.
이제 우리는 선대조상의 위훈의덕을 봉승하여 숭모현양하며 이를 받들어 행동으로 실천하는 길만이 가문의 후예 됨에 부끄러움이 없을 것이며, 인륜의 가치관을 되살려 만세에 홍복을 기대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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