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⑧김대일(장흥헛개영농조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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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⑧김대일(장흥헛개영농조합 대표)
  • 김채종 기자
  • 승인 2017.08.2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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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남도에서 전남농업을 빛낸 70명을 선정했다. 이중 강진 5명, 장흥 3명이 선정돼는 영광을 안았다. 강진은 김용복 영동농장 명예회장, 명동주 아트팜영농조합법인 이사, 김견식 병영주조 대표, 백정자 강진전통된장영농조합법인 대표, 김기운 백제약품주식회사 회장 등 5명이며, 장흥은 김재원 귀족호도박물관장, 한용희 전 장흥군환경산림과장, 김대일 장흥헛개영농조합 대표 등 3명이 선정됐다.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은 광복 이후 어려운 여건에서도 창의적인 사고와 불굴의 의지로 전남농업 발전에 기여한 농업인이다. 이에 본지는 진정한 농업인 8명을 연재하고자 한다. / 편집자 주

생소하던 헛개나무 ‘실속나무’ 되다

시니어 대부분인 농업인들 중 ‘젊은 피’로 사랑 독차지

▲ 김대일 대표
장흥헛개영농조합 김대일 대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소한 이름이던 헛개(나무)를 실속 있는 작물로 변모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인물이다.
헛개로 실속을 세운 것이다. 공업고등학교에서 기계를 공부하고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오래지 않아 ‘농촌에 해답이 있다’는 생각으로 귀향해 부모님과 힘을 합쳤다. 노년의 농업인이 상당부분인 우리 농촌에서 1979년생인 김 대표는 보기 드문 젊은 인재다.
그는 상복도 많다. 2016년 ‘올해의 新한국인 경영인 대상’을 수상했다. 그보다 앞서 2011년에는 한국 신지식인으로 선정됐고, 2012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받았다.
도시에서의 삶을 경험한 그는 이제까지 아버지 세대들이 해오던 ‘보통농사’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대규모의 수요 또는 필요(니즈 needs)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새 농사를 개척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래 궁리하다 ‘간 해독에 효과가 좋다’는 헛개나무에 관심을 가졌다.
‘돈이 될 것 같았다’는 판단이었다. 심고 나서 족히 10년은 기다려야 좋은 열매를 수확할 수 있는 헛개나무를 선택한 것은 그의 직관 또는 신념 때문이었다.
직장인들의 음주형태를 목격한 결과다. 소득과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수명이 늘고 이에 따라 ‘건강’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되어가는 세상의 변화에 대한 통찰력이었던 셈이다. 부모님과 형제들의 무한 신뢰와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공고에서 기계 배우고 도시서 살다가 귀농

▲ 헛개농장
물론 그 전 시기에 한약재로 좋을 것이라 하여 많은 투자가 몰렸다가 사업성이 떨어져 헛발질을 해야 했던 주위 선배들의 우려도 컸다. 마찬가지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될 것이라는 걱정이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열의에 힘을 얻은 주위의 젊은 귀농인들이 합세하고 그 가능성을 주목한 장흥군이 신활력사업의 하나로 이를 선택했다.
전통의학을 바탕으로 하는 대안의학을 새로운 깃발로 세운 군 당국의 사려 깊은 포석 등이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겠다. 헛개의 간 기능 회복 효과는 古의학서에도 또렷하지만 현대의 연구에서도 밝혀지고 있는 것이어서 그 수요는 계속될 전망이다.
 

가공공장 유치하니 고용까지 늘었다

▲ 헛개제품
임야 50ha에 30만 주의 헛개나무를 심었다. 그의 선전(善戰)에 힘을 얻은 이웃들의 활약으로 장흥군에만 250ha 정도로 식재면적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중국의 값싼 헛개와 경쟁하면서 안정적인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최소한의 면적인 300ha에 금방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대표와 뜻을 함께하는 주위의 헛개 농업인들은 ‘순결한 유기농 헛개’를 무기로 든다.
수확이 줄고 농사에 일품은 더 들지만 좋은 농사를 위한 농심을 발휘하기로 한 것이다. 좋은 재료가 안정적으로 공급되는 이 지역에 좋은 가공공장이 유치됐다. 인근 GMP시설 가공업체 ㈜피엔케이(새롬)는 헛개나무 가지와 열매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헛개차, 헛개진액, 헛개환, 기능성 건강음료 등을 만드는데 일본에도 상당량을 수출한다. 서울 수도권 제약회사에도 끊임없이 재료를 공급한다.
일자리 창출 효과도 거두고 있다. 헛개농업의 이런 진전은 장흥을 헛개산업지구로 만들고 있다. 장흥의 헛개산업은 농림축산식품부의 향토산업 평가에서 2010~2011년 연속 전국 최우수사업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헛개와 헛개나무밭의 벌꿀을 이용한 화장품과 특화식품의 출현으로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장흥군은 천연자원연구원과 한방산업진흥원을 설립해 헛개나무를 연구·개발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동시에 지역의 또 다른 명물인 편백숲과 연계한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전라남도도 미래 3대 소득 수종으로 헛개나무 호두나무 황칠나무를 선정해 이런 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런 성취를 선배 농업인들과 전라남도와 장흥군 농정당국의 지도 덕분이라고 겸손을 보인다. 이제 제대로 된 일을 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고 했다.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 김대일 대표
약력
1979년 장흥 출생
2005년~현재 장흥 헛개영농조합 대표
2006년~현재 저농약 친환경 유기농 인증
2011년 한국 신지식인 선정
2012년 농림수산식품부장관상 수상
2015년 전라남도지사 인증 선도농업인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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