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⑥김기운 회장(초당약품주식회사)
상태바
기획연재 -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⑥김기운 회장(초당약품주식회사)
  • 김채종 기자
  • 승인 2017.07.10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좌절 딛고 나무 심으니 숲 되지 않더냐!

전국에서 제일 넓고 정교한 인공 숲 ‘강진 초당림’ 조성

 
사람 키우듯 나무 키우고, 나무 키우듯 사람 키운다. 초당 김기운 선생은 직심 있게 사람과 나무를 키워왔다. 초당에게 있어서 사람과 나무는 하나였다. 인목불이(人木不二)란 말로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겠다.
사람 키워나가며 학교를 지어 인재를 양성하는 일을 벌였고 함께 큰 숲을 지었다. 그의 얼굴 들여다보니 나무(木)가 있고, 숲(林)이 있다. 그의 생애는 더 큰 숲(森)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제일 크고, 조림 디자인이 뛰어난 것으로 이름난 인공림인 초당리(草堂林)이 초당의 작품이다. 무안의 초당대와 백제고교 등이 인재를 키우기 위한 큰 디자인이었음을 함께 생각하게 한다.
 
초당의 본래 사업은 사람 살리는 약업(藥業)이다. 목포 광주 서울 등지의 백제약품과 초당약품이 건실한 인재와 수풀을 키운 근본인 셈이다. 1920년생 김기운 선생은 명예회장으로 회사의 일도 챙기며, 여태도 초당림을 아름답고 튼실하게 하는데 메일 정정한 힘을 보탠다. 마치 큰 나무 같다. 초당림을 아름답고 튼실하게 하는데 메일 정정한 힘을 보탠다. 마치 큰 나무 같다.
초당림의 인상과 구석구석을 살피면 당초 이를 세웠던 이의 꿈과 통을 짐작할 수 있다. ‘아낌없이 주는’ 존재인 나무들의 세상, 이 숲은 미래 세대에게 자연의 큰 호흡과 생각을 아낌없이 주고자 배려와 사랑을 쏟아 부은 감동의 현장이다. 내게 돌아올 잇속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50년이 훨씬 넘는 세월을 심어 나무의 세상을 지었다. 이윽고 저 큰 숲은 착한 사람들의 심성(心性)과 합쳐져 ‘더 나은 세상’ 만들어 가리라. 초당의 ‘큰 숲’지은 그 뜻 헤아려본다.

 

 

후세 위한 통 큰 투자의 기쁨

 
경관의 뛰어남과 숲의 다면적인 가치도 훌륭하지만, 얼마 전부터는 물 푸짐하게 흐르는 계곡이 개구쟁이들의 놀이터로 활용되면서 초당림은 이제 어린이 등 여러 세대를 설레게 하는 기쁨 장소중의 하나가 됐다.
깊고 단정한 수풀속의 새 물놀이장, 강진군과 함께 벌인 이 사업은 남도에 명소 하나를 보탠 셈이다.
초당림엔 편백 132만 여 그루, 테다소나무(미국 삼엽송) 105만 여 그루, 백합 나무 30만 여 그루, 삼나무 18만 여 그루 등 경제 수림 17종 440만 그루의 나무가 심어져 있다. 경기도 포천의 국립수목원 다음으로 크다. 물론 인공조림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숲길만 50km가 넘는다. 원래 이 지역의 일반적인 수종이 아니었다. 백합나무를 잘 키워, 이제는 경제성으로 주목받는 나무로 바꿔놓았다. 정부도 이 나무를 주목하고 널리 권장한다. 그의 작은 보람의 하나다.
초당은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나무 심은 심경을 털어놓았다. 역경에 굴복하지 말라고 청춘들에게 보내는 ‘마침내 숲이 되 않더냐?’는 큰 함성과도 같다. “뿌리가 자생력을 갖도록 자갈밭에 구덩이를 파고 흙을 넣었다. 그리고 매년 나무를 심고 돌보았다. 자갈밭이라는 악조건, 가뭄, 한파 때문에 심은 나무의 절반이 죽는 등 시행착오를 겪었다. 여러 번의 대형 산불로 까맣게 탄 숲을 보며 ‘미친 짓’이라고 후회도 해봤다. 그러나 나는 ‘다시 한 번 해보자’며 다시 일어섰다. 이것이 초당림의 시작이었다.”

‘돈 되는 숲’ 만들지 못하면 크게 후회할 것

 
초당은 우리 산림 면적의 20% 정도만 ‘겨우 돈이 되는 나무’인 점을 늘 염려했다. 경제수림을 집중적으로 만들지 않으면 목재를 거의 수입해 쓰는 우리는 얼마 가지 않아 금값을 주고서야 근근이 나무를 사오게 될 것이라는 걱정이다.
전남도가 숲 가꾸기 사업에 큰 노력을 벌이는 것은 만시지탄(晩時之歎)의 느낌이 없지 않지만 향후라도 잠시도 게을리 말아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산업의 국제적인 통찰과 장기적인 예지를 발휘해 경제성 높은 숲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전남 무안 출생으로 16세에 약업계에 들었다. 백제약품(1946)과 초당약품(1982)을 세웠다. 1968년 강진의 야산과 자갈밭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1980년 백제고교, 1994년 초당대를 개교하였으며, 2005년 재단법인 양은숙복지재단을 설립했다. 동탑산업훈장(1987), 국민훈장 동백장(2003), 대산창업대상(2007), 대한민국녹색대상(2007), 국민훈장 모란장(2010) 등을 받았다.

김기운 회장 약력

▲ 김기운 회장
1920년 무안출생.
1946년~현재 백제약품주식회사 회장, 명예회장.
1969년 초당산업(초당림)주식회사 설립.
1971년~현재 초당약품주식회사 대표이사, 회장.
1975년 전남대학교 경영대학원 수료.
1993년 초당학원 초당대학교 설립.
2007년 초당육림 40년사 발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