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장흥 지적장애인 집단 성폭행 사건 방영…지역사회 큰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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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장흥 지적장애인 집단 성폭행 사건 방영…지역사회 큰 충격
  • 임순종 기자
  • 승인 2023.04.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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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측 “13명 남자들 2014년부터 7년간 지적장애인 상대로 온갖 성범죄 저질러” 주장
1명 기소, 11명 ‘공소권 없음’ ‘증거불충분’ 결론…A씨 측 ‘경찰 수사 결과 이의 제기’
가해자들 ‘아픈 사람 도와주지 못할망정, 범죄 혐의 전면 부인, 합의된 성관계라 주장’
지난 15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사진
지난 15일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 캡쳐사진

장흥 한 시골 마을에서 남자 13명이 지적장애인 여성 1명을 번갈아 가면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방송에 나와 장흥지역이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15일 밤 11시 10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1348회에서 '열세 명의 공모자들 - 추악한 소문과 거짓말' 편이 방송됐다.

장흥의 한 마을에서 남성 13명이 50대 지적장애 여성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해 피해자 측이 경찰 수사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다.

A씨 측은 고소장을 통해 이들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뇌경색 후유증으로 지적장애가 있는 A씨에게 온갖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실제 A씨의 지능 지수는 58에 불과, 8세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후천성 지적장애 특성상, 사용하는 어휘와 문장 표현 능력은 상당 수준이어서 경찰 조사 과정에서 의사소통에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3명 중 1명만이 장애인 준강간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고, 신고 전후 사망한 2명을 제외한 10명은 증거불충분으로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장애인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40대 남성 B씨(등유 배달부)에 대해서는 통장 거래내역과 CCTV 영상 등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해 검찰로 넘겼다. B씨 역시 경찰에 범행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지난해 2월 A씨의 자택 보일러 기름을 넣어주려다 신체 일부를 만지고 성폭행을 하려 한 혐의(장애인강간미수)를 받는다.

고소장에 적시된 피의자 12명에 대해 진술 조사를 했다. 대부분은 경찰에 ‘상호 합의가 있었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 생각했다’, ‘만난 사실 자체가 없다’ 등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A씨 가족·법률 대리인은 수사 결과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이의 신청을 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렸더라도, 사건 관계인의 이의 신청이 있으면 곧바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남경찰은 이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한다. 검찰은 기소 또는 불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하다면 90일 이내에 경찰에 보완 수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이같은 내용을 지난 15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방영됐다.

지적장애 여성의 진술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황에서 성폭행 사실을 검증하기 위해 국내 최고의 진술분석 전문가들을 찾아 진술의 신빙성을 상세히 따져보는 한편, 가해자로 지목된 13명의 남성을 직접 만나 충격적인 사건의 전모를 파악하고, 시골마을을 뒤덮은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 근원의 실체를 추적하는 내용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된 내용을 간략하게 알아봤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열세 명의 공모자들-추악한 소문과 거짓말」

바닷가에 인접한 장흥의 한적하고 아름다운 한 시골 마을. 평화롭던 이곳에 1년 전부터 이상한 소문이 떠돌기 시작했다.

지적장애를 가진 한 여성이 이웃들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신고해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것이다.

성폭력 피해를 주장한 사람은 50대 여성 박순영(A씨․가명)씨였다.

농번기 때 부족한 일손을 서로 도우며 끈끈했던 마을 분위기는 이내 흉흉해졌고, 소문의 근원에 대한 의심이 피어올랐다. 작은 마을에서 일어난 일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위험한 소문이 동네 사람 모두를 뒤흔든 것이다. 마을을 쑥대밭으로 만든 게 박순영 씨의 딸 민지(가명)씨 라는 것이다.

그녀가 어머니와 성관계한 남성들의 목록을 만들었으며, 심지어 그 남성들을 협박해 합의금을 2천만 원씩 받아냈다고 했다.

그 과정에서 모녀로부터 모함받고 성범죄자로 몰리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주민까지 있다고 했다.

그런데 소문의 진위가 밝혀지기 전 피해자 모녀는 갑자기 자취를 감췄다.

박순영 씨의 딸 민지(가명)씨는 엄마를 데리고 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 말해준다. 그것은 마을 사람들의 주장과 전혀 다른 이야기였다. 충격적인 소문이 사실이라는 것이었다.

민지 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엄바 순영 씨가 갑자기 ‘집에 가기가 무섭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민지 씨는 처음에 아버지와의 사별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닌가 싶었지만 이후 어머니와의 대화를 통해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마을 사람들의 주장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그녀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아버지의 장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엄마 순영 씨가 갑자기 “집에 가기가 무섭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처음엔 이른 사별의 아픔 정도로 생각했던 민지 씨는 대화를 하던 중 엄마가 마을 이웃들로부터 수년간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믿기지 않는 이야기를 들었다.

놀랍게도 어머니가 지목한 가해자는 무려 13명에 이르렀는데, 대개 농사일로 알고 지냈던 이웃집 남성들이었다.

​열아홉 살 때 결혼해 4남매를 키우며 이곳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순영 씨. 멀쩡했던 그녀는,

10년 전 서서히 뇌혈관이 좁아지는 희귀 난치성 질환인 '모야모야병'이 발병해 뇌경색으로 쓰러졌다고 한다. 이후 말과 행동이 어눌해졌고, 결국 지적장애 판정을 받았다.

그런 엄마가 이웃으로 알고 지냈던 마을 사람들로부터 지난 7년간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왔다는 얘기를 듣고, 민지 씨는 자신이 당한 것처럼 온몸이 고통스러웠다고 말한다.

민지 씨는 작년 3월 이웃 주민 13명을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전부 고소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순영 씨는 두 달간 총 7차례에 걸쳐 13시간 10분 동안 자신의 피해 사실에 대해 진술했다.

그러나 피의자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거나, 서로 합의한 성관계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13명 중 1명만이 장애인 준강간 혐의로 기소돼 재판받고 있고, 신고 전후 사망한 2명을 제외한 10명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검찰의 지휘로 경찰은 작년 11월 재수사를 시작했지만, 취재 결과 또다시 ‘혐의 없음’으로 사건은 종결됐다고 한다.

모녀의 주장은 합의금을 노린 모함인 걸까, 아니면 의뭉스러운 이웃들이 벌인 인면수심의 범죄인 걸까?

이미선 동양대 경찰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폭행‧협박이 없었고, 저항하지 않았기에 합의된 관계라는 게 주요 불송치 이유”라며 “지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 교수는 “지적장애인 같은 경우는 저항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없다”며 “피고인들은 ‘딸기 우유 사 와서 한 번 하자’ 등 피해자가 지적장애가 없다면 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접근했다. 피해자가 저항하기 어렵다는 걸 알고 성적으로 착취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흥 한 주민은 “뭐가 진실인지 알 것 같다. 남편 없고 지적장애인 여자 단체로 건드렸다가 다 들통나게 생기니 쉬쉬하고 화내고 자살하고 에고 누구는 자랑스러운 아빠, 남편, 아들, 친구였을 건데 죄에 대해서 반성하고 벌 받으시길 바란다” 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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