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 강진 무위사 ‘수륙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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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강진 무위사 ‘수륙대재’
  • 김채종 기자
  • 승인 2021.09.06 14: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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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난극복을 위한 강진 무위사 수륙대재 오는 25일 설행(設行)

수륙대재 ‘모든 생명의 일체 고혼을 천혼하는 공양의례

강진 월출산 무위사 '수륙대재'
강진 월출산 무위사 '수륙대재'

 

월출산 무위사 수륙대재가 오는 25일 코로나 19의 종식과 국난극복 염원을 담아 설행될 예정이다.

월출산 무위사 수륙재는 조선초기부터 국행수륙재로서 대규모로 설행(設行)되어 왔던 사실이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한 문헌에 나타나고, 수륙재의 의식절차를 요약한 의례서인 수륙무차평등재의촬요(서울시 유형문화재 제323호)는 1571년 3월에 전남 강진 월출산 무위사(無爲寺)에서 개판 된 것으로 확인되어 강진 무위사의 수륙재가 역사적 문화적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강진 월출산 무위사 수륙재의 역사성은 유형의 문화재와 무형의 기록으로 나타난다. 무위사 극락보전(국보 제13호)은 세종대왕의 명으로 태조 이성계, 태종 이방원의 업적을 기리고 건국에 희생된 고려왕실과 충신들의 넋을 위로하며, 불보살님의 원력으로 국태민안을 기원하기 위한 수륙재를 설행을 목적으로 건립되었다.

극락보전
극락보전

 

극락보전에 모셔진 국보 제313호 아미타여래삼존벽화, 보물 제1312호 아미타여래삼존좌상에 나타나는 독특한 불.보살님의 배치와 의미는 수륙재의 명맥을 분명히 드러낼 수 있다.

또한, 극락보존 앞마당에 현존하는 배례석(拜禮石)과 괘불석주(掛佛石柱)로 추정해 볼 때 상당히 큰 괘불을 걸었을 것으로 보아 수륙제를 지낼 때 수많은 사부대중이 함께 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조선이 건국되면서 강력한 억불정책을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왕실이 직접 그 시주가 되어 때때로 수륙재를 열 개 되었고 양반,평민 등 계급 구분없이 수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였다고 기록에 남아 있다.

금년에 4회째 개최하고 있는 ‘강진 월출산 무위사 수륙대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최소 관객으로 진행되며, 실시간 유튜브 온라인 영상으로도 동참할 수 있다. 부대 행사로는 사찰음식을 만들고 시식할 수 있는 ‘사찰음식체험’이 함께 진행된다.

국보 제313호 아미타여래삼존벽화
국보 제313호 아미타여래삼존벽화

 

수륙대재 진행은 오전 9시, 무위사의 대종(大鐘)을 치는 타종(打鐘)을 시작으로 신중님과 임금님이 타신 가마를 도량으로 모시는 시련(侍輦), 천도재의 주인공인 여러 영가(靈駕)들을 법회 도량으로 맞이하는 대령(對靈), 다겁생래(多怯生來)로 쌓아온 영가의 번뇌를 청정케 해주는 관욕(灌浴), 명부세계에 헌납할 금전, 은전, 수생경, 금강경 등을 점안하여 완전한 금은전으로 만들어 고사전에 이운하는 조전점안이운(造錢點眼移運), 수륙대재를 설행하게 된 연유와 도량의 팔방을 정화하고 향을 올려 시방의 여러 성인께 두루 미치고 혹은 청하지 못하여 건지지 못하는 중생이 없기를 바라는 운수상단(雲水上壇)등이 있다.

또한, 모든 불.보살님과 성문 연각을 소청하여 상단에 모시고 공양을 올리는 상단 소청상위(召請上位), 천신• 천룡 등 천계중(天界重)과 땅, 허공에 있는 지계중(地界重), 그리고 염마계(閻魔界) 명군(冥君) 등을 청하여 공양을 올리는 의식 중단 소청상위, 수륙대재에서 ‘陸’으로 상징되는 모든 아귀와 지옥중생, 유주무주 고혼 등 육도윤회 중생인 육범(六凡)을 소청하여 음식으로 공양을 베풀고 법식으로 삼귀의 오계와 수행육도를 설해주는 의식 하단 소청하위(召請下位)를 마친 후 수륙대재 참석자 모두가 함께하는 금강경독송(金剛經讀訟), 수륙대재의 공덕을 모두 영가의 몫으로 회향하고 동시에 영가를 극락 세계로 전송하며 무위사 수륙대재가 원만하게 회향 되었음을 아뢰는 봉송(奉送), 회향(廻向) 순서로 의식을 마치게 된다.

무위사 법오 주지스님
무위사 법오 주지스님

무위사 법오 주지스님은 “무위사 수륙대재는 지역 사회에서 불교 의례를 통하여 공동체를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주민과 불자들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에는 일상에서는 볼 수 없는 위의구와 장엄구, 불교 회화가 사용되고, 춤과 음악이 어우러져 하나의 종합 예술로서의 공연이 펼쳐져, 함께하는 이들의 마음과 정신을 위로해 줄 것이다.

힘들고 어려운 재난의 시기임에도 관계기관과 지역주민, 그리고 불자님들의 많은 관심과 노력을 통해 실증적 역사유물이 살아있는 무위사가 수륙대재의 복원에 더욱 노력한다면 역사성을 지니는 국가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조선초기 국가 경비로 수륙재를 지낸 대표적인 사찰이 무위사 수륙재, 삼화사 수륙재, 진관사 수륙재이다.

삼화사 수륙재(三和寺 水陸齋-국가민속문화재 제125호)와 진관사 수륙재(津寬寺 水陸齋-국가민속문화재 제126)는 이미 2013년도에 국가중요무형문화제로 지정되었다.

수륙재(水陸齋)의 본래 명칭은 ‘천지명양수륙무차평등대재(天地冥陽水陸無遮平等大齋)’이다. 줄여서 수륙회(水陸會), 무차대회(無遮大會)라고도 한다.

수륙재란 사전적 의미로는 불교에서 물과 육지를 헤매는 영혼과 아귀(餓鬼)를 달래고 위로하기 위해 불법을 강설하고 음식을 베푸는 종교의례이다.

수륙제는 최초 중국 양나라의 무제(武帝)에 의해 시작되었다.

무제는 떠도는 외로운 영혼들을 널리 구제하는 것이 불교의 제일가는 공덕이라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친히 의식문(儀式文)을 만들고 505년에 최초의 수륙재를 베풀었다.

 

우리나라는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절에서 거행하였다. 고려초기인 968년(고려 광종 19)에 귀법사(歸法寺)에서 무차수륙재(無遮水陸齋)라는 이름으로 처음 시작되어, 고려시대 전 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시행되었다.

조선은 건국 초기부터 중기까지 국행수륙재(國行水陸齋)를 올렸다.

국행수륙재 설행은 좁은 의미에서 보면 고려 왕족의 참수에 대한 조선왕실의 업장 소멸이라는 작은 차원이었다.

그러나 내면에는 국가적, 사회적 배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조선이라는 신왕조 건국 직후 국가의 안정을 위해 민심을 결집할 수 있는 방안을 수륙재에서 찾았다.

 

수륙재는 불교의 영혼천도의식 중에서 가장 효율적이었고, 대규모의 의식을 통해 많은 사람이 참여함으로써 공동체의 일체감을 불러일으키는데 더할 나위 없는 효과를 가져 왔다.

국왕이 수륙재에 참여하여 고려 왕족을 비롯한 신왕조의 개창과정에서 억울하게 죽은 이들의 영혼을 천도함으로써 신왕조의 포용성과 관용을 보여주었다.

즉 수륙재를 통해 과거를 참회하는 동시에 사회적 공감과 결집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이다.

숭유억불 시대에도 왕실은 물론 서민들까지도 수륙재를 올렸으며 국가에서는 변란이나 정치적 사건으로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경우나 질병이 만연하여 사상자가 많이 발생한 경우 수륙재를 올려 영혼을 천도하고 사회적 민심을 달래곤 하였다.

이렇듯 나라와 사회적으로 어려운 시기에 민심을 수습하고 안정을 시키는 수륙재가 수륙사인 무위사에서 조선말까지 실행되어왔다.

 

국보사찰 무위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2교구 본사인 대흥사(大興寺)의 말사로 강진군 성전면 무위사로 308번지 월출산 배경으로 위치하고 있다.

신라 때 원효(元曉)가 창건하여 관음사(觀音寺)라 하였고, 875년(헌강왕 1) 도선(道詵)이 중건하여 갈옥사(葛屋寺)라고 개칭한 뒤, 많은 승려들이 주석하였다. 905년(효공왕 9) 선각(禪覺)이 3창하였다.

1407년(태종 7)무위사가 천태종(天台宗) 17자복사(資福寺) 중의 하나가 되었다.

1430년 세종 12년에 극락전을 지었는데, 이 건물은 현재도 남아 있다. 1555년(명종 10) 태감(太甘)이 4창하면서 무위사라 하였다.

이때 본절이 23동, 암자가 35개로 모두 58동에 이르는 대사찰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무위사에는 극락보전(국보 제13호)과 함께 내부에 모셔진 목조아미타삼존불상(보물 제1312호)과 아미타여래삼존벽화(국보 제313호)가 있다.

또한 경내에는 무위사 삼층석탑(전라남도 문화재자료 제76호)을 비롯해 무위사 선각대사탑비(보물 제507호) 등의 문화재가 있다.

국보 제13호 극락보전은 2008년 국보 제1호 남대문(숭례문)이 소실된 이후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조선시대 목조 건축물로 보존의 가치가 크게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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